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51)

                              " 뻐꾸기창"
                            박    찬   정

다락방 남향으로 난
뻐꾸기창
두 뼘 될까 말까 작은 창으로
볕들고 바람 나르니
그만만 해도
제몫 다한 것인데

창 앞에 서서 둘러보면
앞마당 우체통이
개울건너 무논에 선 백로가
와현고개 내려오는 버스와
선창 보재기집이
사진틀에 끼워져 보인다

아무리 고개를 빼도
가까운 뒤란은 보이지 않는다
환갑 진갑 넘은 나이
뒤 돌아보지 말고
앞이나 잘보고 살라고
한 수 가르쳐 준다
남향으로 난 뻐꾸기 창이

눌산 윤일광 교수

(감상)
뻐꾸기창은 전통적인 우리 창호와는 관련이 없다. 정각이 되면 오두막 모양의 시계의 작은 창이 열리면서 뻐꾸기가 나와 시간만큼 울음소리를 내고나면 다시 쏙 들어가는 뻐꾸기시계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요즘은 옛날처럼 뻐꾸기시계를 보는 일도 쉽지 않다. 주로 전원주택의 지붕 다락방에 뻐꾸기집 같은 창을 만들어 놓은 것을 ‘뻐꾸기창’이라 한다.

시인은 지금 이 뻐꾸기창을 통해 바깥을 응시하고 있다. 창은 마치 액자틀처럼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 준다. 시는 매우 적절한 묘사와 뻐꾸기창을 통해 내다보이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잘 표현하고 있다. 뻐꾸기창은 앞만 볼 수 있지 뒤쪽은 볼 수 없는 구조다. 이를 시의 소재로 삼아 <환갑 진갑 넘은 나이/ 뒤 돌아보지 말고 / 앞이나 잘보고 살라고 / 한 수 가르쳐 준다>는 달관의 인생을 말해주고 있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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