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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54) ] 김미정-'칡, 덩굴로 살아가기'김미정:부산출생(1967년생)/풀무원거제지점 대표/눌산문예창작교실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54)
칡, 덩굴로 살아가기
 

  김미정

땅 밑으로 얽혀 대던 뿌리들이
위로 시작된 호기심에 동그란 이파리 하나, 두울
혼자 풍성할 줄 아는 칡 이파리가
드러누워 뻗대는 미운 일곱 살처럼 그칠 줄 모르고
온종일 빈 땅을 지배할 때
이미 권태로움은 하늘을 오르기로 작정한다
누군가 잡아 주는 손 없어도 성큼 한 자락
휘젓는 생명력이
팽창된 열정을 감춰내지 못한 수피의 거친 목마름을 들춰내고
갈래 갈래 찢겨진 상처를 감아 올리다
가슴에 닿았다
가지 사이로 엉성한 햇볕이 따뜻해 질 즈음이다

혼자 바람이 부는 날
키 큰 나무를 칭칭 부둥켜 안고 선 칡덩굴이
팔락 팔락 손짓을 한다

 

윤일광 교수

감상)
김미정 시인은 시공부를 한지가 오래 되었다. 2014년 한글날백일장에서 일반부 장원을 한 후 2016년 한해 문예교실에서 열심히 공부하다가 직장일로 잠시 떠나 있다가 다시 시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시의 수준은 이미 습작기를 벗어날 만큼 탄탄하게 다져있다. 칡의 행복은 키 큰 나무를 덩굴로 안고 있을 때다. 물론 키 큰 나무에게 호기심으로 다가갔든, 권태로움 때문에 올라갔든, 이제는 상처를 감아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시인은 칡이란 나무를 괴롭히는 생물적 존재가 아니라 상처를 감고, 상처를 안아줄 수 있는 존재로 바꾸어 놓았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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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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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옥경 2018-10-09 22:49:36

    상처를 감아 올라가는 따뜻한 시선이 조으네요 늘 아름다운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음 좋겠어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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