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주인이 찾아가지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드릴십 2척을 원래 발주사에게 넘겨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형편이 나아진 발주사가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해 드릴십을 가져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이다.

4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드릴십 2기를 발주했던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낭골의 경영진이 지난 10월말 대우조선해양 거제도 본사를 방문했다.

소낭골은 2013년에 12억4000만달러에 드릴십 2척을 대우조선에 발주하고 2016년에 받아가기로 했으나, 그 뒤로 유가가 꾸준히 하락하자 이미 다 완성된 이후에도 인도를 미뤘다. 발주 당시 2억5000만 달러를 선수금으로 지급한 뒤, 잔금도 치르지 않았다.

지나달 앙골라에서는 38년간 집권하던 대통령이 물러나고, 새 정부가 들어섰다. 소낭골의 경영진도 모두 바뀌었다. 최근 다시 유가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소낭골측에서는 드릴십 인도 의사를 대우조선해양에 타진하기 시작했다.

발주 당시 드릴십은 한척당 6억달러 정도였지만 지금은 3억5000만달러 수준이다. 가격이 40% 이상 싸졌다. 소낭골이 원래 계약대로 잔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은 소낭골이 드릴십 인도를 거부하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하락한 만큼의 손실을 회계에 반영해 정리를 모두 끝마쳤으며 내년에는 다른 매수자를 찾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려는 참이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소낭골이 드릴십 인수에 부쩍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배를 인도해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맞다"며 "두척을 합쳐 1조원 가량의 자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유동성이 확대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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