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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62) ] 김지영-'가을'김지영) 회사원 / 눌산문예창작교실 수강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62)
가을
 

김   지   영 

가을걷이 농부의 발길을 재촉한다
그 바쁜 발 길 속
옆으로 옆으로 자꾸만 게걸음 걷는 걸음 하나

아들 못난 장손 며느리
꽃다운 나이 가슴앓이로 보내고
못난 딸자식 설음이을까
온전히 자기 살 내어주어 살아온 삶

타닥타닥 도리깨로 털어나가는 부지런한 손놀림
할매꽃 허리와 닿은 연골에 힘겨운 걸음에
힘이 들어있다

벼 익어 떠나가는 계절 앞

그저 그 모습 그대로 온전히 버터 주길를.

윤일광 교수

감상)
이 시의 화자는 한평생 농부로 살아오신 아버지다. 시인은 그 아버지의 삶을 관찰자적 입장에서 진술하고 있다.
시 속의 아버지는 시인의 아버지면서, ‘온전히 자기 살 내어주어 살아온’ 한 많은 이 땅의 모든 아버지일 수도 있다. 연골조차 닳아버려 걸음조차도 힘겨운 나이에도 일에 손을 놓지 못하는 것은 ‘아들 못난 장손 며느리 / 꽃다운 나이 가슴앓이로 보내고 / 못난 딸자식 설음이을까’하는 마음 졸임 때문이다. 그러나 가을이 되어 벼도 없는 빈 들녘처럼 모두가 그 모습 그대로 있어주지 못할 것 같은 내일이 걱정스럽다. 짧지만 시 속에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다 담고 있는 한편의 독백적 서사시이다.(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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