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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64) ] 민병재-'단풍도 언젠가는 진다'민병재) 2015년《월간 순수문학》 詩 등단·2018년《문장21》 수필 등단 / 한국문인협회·거제문인협회 회원 / 한올지기동인 / 눌산문예창작교실 수료 / 고현 대한항맥외과 원장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64)


              단풍도 언젠가는 진다

민병재

나는 불타오르는 단풍보다
노란 추락이 좋다
빨간 잎의 유혹이 넘치는 가을에
조용히 쌓이는 노란잎이 더 좋다

꽃양산 받쳐쓰고 배시시 웃던 
빨간 입술과 지분 냄새를 피해
우리 어린 손 꼭 잡고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던
엄마의 노란 얼굴에선
짚풀냄새가 났다

멀고 굽은 길 길목길목마다
 빨갛고 노란 잎은 
해마다 구비지고
비틀비틀 걸음은 
색바랬었다

노랗든 빨갛든
이제는 잎새 다 떨구고
하이얗게 침상에 앉아
아이스크림 빨던 엄마
문득 내게 묻는다
- 누구세요?

 

윤일광 교수

감상) 자연이나 인간의 삶은 똑 같다. 태어나 살다가 죽음에 이르는 길은 완급의 차이일 뿐 똑 같다. 시인은 ‘단풍’이라는 오브제를 시의 객관적 상관물로 삼았다. 이 시는 마치 저물어 가는 가을을 풍경을 인생에 비한 것 같지만 기실은 ‘침상에 앉자 / 아이스크림을 빨던 엄마’의 이야기다.
시인의 기억 속 엄마는 ‘꽃양산 받쳐쓰고 배시시 웃던 / 빨간 입술과 지분 냄새를 피해 / 우리 어린 손 꼭 잡고 /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던’모습이다. 그때 엄마의 노란 얼굴에서 ‘짚불냄새’를 느꼈다. 시인이 노란색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엄마가 이제는 ‘빨갛고 노란 잎은 / 해마다 구비져’ 아들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이 안타까운 상황을 독자는 함께 공감하고 있다. (눌산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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