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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72) ] 고혜량-'이 꽃이 지고나면'고혜량:창신대문예과졸/문학청춘隨筆등단/문장21詩신인상수상/한국문협회원/거제문협사무국장.이사/한올지기문학동인회부회장/고운최치원문학상수상/본사제정월요문학상수상�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72)

                         '이 꽃이 지고나면'

                                고 혜 량

   영광 불갑사 꽃무릇 보러 갔더니
   때 늦은 철이라 꽃은
   지고 있더라
   오만하게 외로 섰던 붉음도
   풀 먹인 명주실 같았던 대궁도
   지고 있더라
   상사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피를 토하고 죽어간
   행자의 혼이 울면서 피어난 꽃
   이제 심장에 촉수를 꽂아도 꿀 한 방울
   나올 리 없건만
   가을 자락을 끝내 놓지 못하고
   나비에게 절절했던 사랑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어쩌라고
   어찌하라고
   치열했던 사랑도 이제 저만치 멀어졌는데
   나비는 어찌하라고

   가을이 가고 있는데
   꽃무릇 지고 있는데
   꽃이 다 지고나면
   너는 어떻게 할래
   이 사랑 이야기를 다 어떻게 할래
   나비야!

감상)


윤일광 교수

옛날 금슬 좋은 부부에게 늦게 얻은 딸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극락왕생을 빌며 백일동안 탑돌이를 시작했다. 이 절에서 열심히 불도를 닦던 한 젊은 스님이 여인에게 깊은 연모의 정을 품었으나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 여인이 돌아가고 난 뒤 행자는 그리움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피를 토하고 죽고 말았는데 그 무덤가에 피어난 꽃이다. 꽃무릇에 대한 전설이 여럿 있으나 영광군 관광자료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고창 선운사, 함평 용천사, 영광 불갑사가 대표적인 꽃무릇 산지다.
시인은 때 늦은 철에 불갑사에 꽃무릇을 보려갔다가, 시든 꽃무릇에 앉아 있는 나비를 보고 쓴 詩다. 꽃무릇이 절절한 사랑이야기를 나비에게 들려주고 있다는 시인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詩다. 나비인들 어쩌랴.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제공
)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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