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2019.3.8.16:43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고 세계 최고 조선사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바깥에선 이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날한시 같은 공간에 있던 KDB산업은행,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의 이견차는 평행선을 달렸다.

KDB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8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7층에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양측이 지난 1월 31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맺은 이후 약 1달 만에 민영화는 마침표를 찍었다.

KDB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이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7층에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이날 본계약에 반대해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연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을 막기 위해 방패를 들고 서 있는 경찰들의 모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본계약 체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계약은 원-윈(Win-Win)이 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지방자치단체 등 모두가 잘되기 위한 계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장을 훼손하는 등의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지주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을 명실공히 한 조선업체로 만들겠다고 약속한다"며 "세계 제일의 R&D(연구개발), 엔지니어링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 산업은행 내부와 달리, 바깥은 아예 딴판이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 조합원 약 500명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내부 진입을 시도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서 있는 경찰과 충돌이 불가피했다. 결국 경찰 쪽과 노조 측에서 모두 부상자가 발생했고, 여기저기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 여럿이 눈에 들어왔다. 경찰은 사실상 이번 행위를 '불법'으로 보고 일부 조합원을 연행하기도 했다.

노조 측도 경찰에 맞불을 놓았다. "내보낼 때까지 못 준다!". 작업복에 빨간 머리띠를 두른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조합원이 바닥에 있는 경찰 방패들을 발로 찼다. 방패를 되찾지 못한 앳돼 보이는 경찰은 한숨을 쉬며 발길을 돌렸다. 이내 다른 경찰이 다시 찾아왔지만 헛수고였다. 노조 관계자는 "집회 중 연행된 조합원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방패를 돌려줄 수 없다"고 했다.

KDB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이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7층에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이날 본계약에 반대해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연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을 막기 위해 방패를 들고 서 있는 경찰들의 모습.

 '조선 빅딜'로 불리는 이번 계약은 '속전속결'로 마무리됐지만, 당사자들 역시 '파열음'을 인지하고 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노조와 대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제안을 들고 오라고 했지만, 대화를 닫은 것은 그쪽(노조)"이라고 했다. 권오갑 부회장은 "얼마만큼 진실하게 직원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느냐에 따라 대화로 계속 풀어나가야 한다"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KDB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이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7층에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이날 본계약에 반대해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연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을 저지하다 부상을 입은 경찰들.

KDB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이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7층에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이날 본계약에 반대해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연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을 저지하다 부상을 입은 경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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