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칼럼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79) :박찬정]-'쑥버무리 찌는 법 '박찬정:2015년《계간수필》/2016년《수필과 비평》등단/계간수필천료작가모임인계수회원/계룡수필문학회동인/눌산윤일광문예교실수강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79)

                          '쑥버무리  찌는  법' 

                            박    찬     정

  해받이 좋은 우리 집 연못가
  낯 모르는 할머니 둘이 앉아
  쑥을 뜯는다
  쪼그리고 앉기에는 시원찮은 무릎
  비료부대 엉덩이에 깔고
  아예 두 다리 뻗었다

  담 치고 대문 닫아 걸지 않았어도
  엄연히 남의 집 울안인데
  무단히 들어와 앉아 뭔 일이람
  쥔 행세하려고 다가가
  말을 건다

  할머니 ! 아직 바람 찬데 쑥 뜯어 뭐하시려구요?
  연휴에 야아들이 올낀가 싶어 쑥버무리 쪄줄라꼬
  에린 쑥에 쌀가리허구 불린 깜장콩 넣고
  단것 좀 넣어 포실하게 찌면 맛나니라
  우리 아아들은
  어메가 쪄준 쑥버무리 묵어야
  봄이 왔다구 한다앙카나

  쥔 행세하려던 나는
  쑥버무리 찌는 법 배우고
  연못가 쑥밭 내줬다
  나도 한번 쪄봐야지
  그 봄 누구와  같이 먹지

감상)

윤일광 교수

지금 논틀밭틀에는 쑥이 지천이다. 극한적인 환경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자생하는 풀이다. 보리는 아직 익지 않았고 쌀독은 비어있던 가난했던 시절에는 구황식물이었고, 아플 때는 약초로도 쓰였다. 옛날에는 말린 쑥을 화롯불에 태워 여름철에 날아드는 여러 가지 벌레, 특히 모기를 쫓기도 했고, 집에 귀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단오에 말린 쑥을 집에 걸어두기도 했다. 쑥은 우리 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 풀이다.
쑥버무리는 쑥털털이로 통한다. 가난했을 때는 그렇게 먹기 싫었지만 지금은 추억의 음식이 되었다. 이 쑥버무리가 시의 소재로 쓰임은, 무엇이든 시의 소재로는 한계가 없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정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