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빅3 ‘수주 경쟁’ 치열-삼성重, 현대重 제치고 ‘2위’
- 현대重-대우조선 통합 영향 받나-"원가 절감, 잘하는 것에 집중"
 

외형 확대 대신 내실을 택한 삼성중공업이 선전 중이다.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잇단 수주에 힘입어 경쟁사들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단일 조선소 수주잔량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을 따돌리고 2위 자리를 꿰찼다고 30일 이데일리가 이를 보도했다.

. 업계에선 LNG운반선 발주 증가와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이 맞물린 결과물이란 해석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잘하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하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를 고사한 바 있다.

◇삼성重, 올들어 가장 많은 7척 수주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대형 조선 3사 중에 가장 많은 LNG 운반선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총 7척의 LNG운반선을 따내 13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올해 수주목표 78억달러의 17%를 달성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글로벌 업황 회복 바람을 타고 연이어 LNG선 수주에 성공하며, 올해 누적 수주액 11억달러를 돌파했다. 초대형원유운반선 6척, LNG선 3척 등 총 9척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83.7억달러)의 약 13%를 달성했다.

상대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초기 수주는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 2월 누계 기준 연간 달성률은 3.3%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LNG선 등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통해 수주의 양과 질을 모두 높였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단일 조선소 수주잔량 기준으로 조선 빅3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수주잔량은 490만3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451만5000CGT)를 따돌렸다. 1위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584만6000CGT)다. 올해 들어 LNG 운반선 수주가 잇따르며 2~3위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삼성중공업, 반사이익 기대감…왜?

일각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순위 변동에 지난 1월말 발표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 추진 이슈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합병 진행 과정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전보다 적극적인 영업이 어려운 데다, 선주들도 경영권 향배가 불안정한 조선소에 일감을 주기 꺼린다는 해석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향후 선가인상 등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전망한다. NH투자증권은 “한국 조선업계의 2사 체제 전환에 따른 공급과잉(출혈경쟁)이 일시적으로 해소되는 만큼 선가 인상과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신규 해양플랜트 제작의 본격화와 기존 해양플랜트 공정 촉진에 따른 매출 성장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양플랜트 경험이 풍부한 삼성중공업은 올 상반기 인도 릴라이언스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입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호주 바로사 FPSO 수주가 점쳐진다. 바로사 FPSO의 경우 지난해 기본설계 업체로 선정돼 본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LNG 선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도 긍정적 신호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선 가격은 올 들어 두 달 연속 100만달러씩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LNG선은 1억8500만달러로 지속 상승 중이다.

◇부활의 원년…원가경쟁력 확보 총력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단기 재무 부담을 덜어낸 삼성중공업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 생존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를 중공업 부활의 원년으로 삼고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발주량이 아직 전성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원가(고정비) 절감에 박차를 가해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어느 누구와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원가경쟁력 확보와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의 매출액은 5조2651억원, 영업이익은 409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7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선박 시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올해도 빅3의 수주 싸움은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선가 오름세는 LNG선의 수요 증가에 따른 발주 급증 때문이지 조선 빅딜의 영향으로 보기엔 이르다”며 “더 시간을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른 중장기 사업전략도 아직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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