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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에 관한 의견서 전문보기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에 관한  의  견  서

제출인

 1.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 중구 정동길 5 경향신문사 별관 6층
대표자 위원장 김호규

 2.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경남 거제시 거제대로 3370
대표자 지회장 신상기

공 정 거 래 위 원 회  귀 중

본 의견서 제출의 취지
한국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과 주식회사 현대중공업(이하 ‘현대중공업’)은 2019. 1. 30.경 산업은행이 소유한 대우조선 보통주 지분(56%)을 전량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지분매각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의 지분 100분의 20 이상을 소유할 것이 명백하므로, 위 지분매각은「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 규제하는 ‘기업결합’에 해당함이 분명한 상황입니다.[참고자료 1 :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관련 기타경영사항(자율공시)]

본 의견서를 제출하는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은 금속산업 등 제조업 종사 노동자를 조직대상으로 하는 산업별노동조합이고,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대우조선지회’)는 주식회사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이라고 합니다) 소속 노동자들이 가입한 금속노조 산하 기업지회입니다. 금속노조와 대우조선지회 소속 근로자들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하는 기업결합(이하 ‘이 사건 기업결합’)의 직접 당사자는 아니나, 위 회사에서 재직하고 있는 만큼 동 기업결합으로 인해 향후 고용관계 등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 사건 기업결합은 국내 조선업 생태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만큼, 조선업 종사자들로서는 본 기업결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심사 결과와 실제로 본 기업결합이 성사됐을 때 발생하는 효과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현재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 사건 기업결합의 필요성, 파급효과, 경제력 집중이나 독과점 측면에서 조선업계에 미칠 영향, 고용관계에 미칠 영향력 등에 대해서는 노동자를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이 아니라 민간 기관투자자라면, 위와 같은 내용을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설명할 의무가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국내 “산업의 개발·육성,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지역개발, 금융시장 안정 및 그 밖에 지속가능한 성장 촉진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관리하여 금융산업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법인입니다. 산업은행은 실제로 위와 같은 설립 취지에 따라, 금융지원 등을 이유로 조선업을 비롯한 국내 제조산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이 사건 기업결합을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추진하고 있는 것도 산업은행인 만큼, 산업은행에게는 이 사건 기업결합의 필요성, 파급효과, 경제적 타당성 등에 관해 충분한 설명을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이와 같은 내용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고, 이에 따라 산업은행의 판단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증과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정위에 의한 기업결합심사는 국내에서 이 사건 기업결합의 효과와 타당성을 검증하고 검토하는 사실상 유일한 절차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본 의견서 제출인들은 공정위가 심사하는 기업결합 요건 등에 관한 의견을 제출하오니, 심사과정에서 반드시 참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사건 기업결합(지분 거래)의 주요 내용
이 사건 기업결합은 주지하다시피, 기본적으로 산업은행이 소유한 대우조선 지분을 현대중공업에게 매각하는 것입니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이 2019. 3. 8. 체결한 대우조선 지분 매각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 및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통상의 매각과 달리,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을 매각하는 대가로 현금을 수령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회사분할을 통해 설립될 ‘한국조선해양(가칭)’의 전환상환우선주식(9,118,231주) 및 보통주식(6,099,570주)을 수령합니다. 즉, 산업은행은 이 사건 계약을 통해 현금이 아니라, 현대중공업그룹의 신설법인인 ‘한국조선해양(가칭)’의 주식을 매각대가로 받습니다.

여기서 한국조선해양(가칭)은 주식회사 현대중공업이 회사분할(물적분할)을 통해 설립할 예정인 일종의 ‘조선사 중간지주’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 내에 조선회사(현대중공업, 삽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및 대우조선)를 지배・관리하는 동시에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조선사 중간지주를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둘째, 산업은행은 매각대금으로 받는 전환상환우선주(9,118,231주)를 동 주식 발행일로부터 4년 6개월이 경과한 후부터 5년이 경과하기 전까지 현금으로 ‘상환’할 것을 한국조선해양에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현금 상환 규모는 약 1.25조 원입니다. 다만, 대우조선 또는 한국조선해양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는 경우 조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셋째, 산업은행은 현금 상환 대신에 주식 발행일로부터 12개월이 경과한 후부터 5년이 경과하기 전까지 보통주로의 ‘전환(전환비율 1:1, 전환상환우선주 1주를 보통주 1주로 전환)’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산업은행이 상환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동으로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한편,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 역시 전환상환우선주의 50%에 한하여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거래조건을 요약하자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을 매각하는 대가로 ①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조선사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가칭)의 보통주 6,099,570주 및 ② 추후 약 5년 뒤에 1.25조원의 현금(상환권 행사시) 또는 보통주 9,118,231주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산업은행은 이 사건 계약의 효력 발생 시점에는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아무런 매각대금(현금)을 수령하지 않습니다.

넷째, 산업은행에 대한 매각대가와는 별개로,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에게
1.5조 원의 유상증자(재3자배정)를 실시하기로 했고, 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설되는 한국조선해양은 1.25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공모)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참고자료 1 :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관련 기타경영사항(자율공시)]
[참고자료 2 :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관련 주요사항보고서]
[참고자료 3 : 대우조선 인수 관련 현대중공업 회사자료

이 사건 기업결합 효과에 관한 의견
가. 수평적 결합 효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세계 선박시장 점유율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형조선사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 기업결합은 완성 선박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 간의 수평적 결합에 해당함이 분명합니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미포조선)은 전 세계 선박시장에서 가장 많은 1,114.5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수주잔량(점유율 13.9%)을 보유했고, 2위인 대우조선해양은 584.4만CGT의 수주잔량(점유율 7.3%)을 보유했습니다.

수평적 결합의 경우, 공정위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의하여 심사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첫째, 기업결합 전후의 시장집중상황 등을 산정할 때,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3사(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미포조선)의 점유율을 모두 합하여 결합효과를 산정해야 합니다. 공정거래법이 완전히 자유로운 기업결합을 제한하는 이유는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실질적인 경쟁제한성이 발생함으로써 자유로운 경쟁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공정거래법의 취지를 감안할 때,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한 시장집중도, 단독효과, 협조효과, 구매력 증대에 따른 효과는 대우조선을 포함해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배하게 되는 조선4사를 모두 고려하여 산정해야 합니다.

위 [표2]는 현대중공업이 사업보고서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 국내 주선사들의 수주량 및 점유율 현황입니다. 위 표에서 보듯이, 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미포조선, 대우조선의 점유율을 모두 합하면, 국내 조선업체 수주량의 약 79.1%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경쟁제한성의 평가를 위해서는 먼저 관련 상품시장 획정이 선행되어야 하나, 위와 같은 점유율 현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기업결합은 공정거래법 제7조 제4항 제1호가 정하는 경쟁제한성 추정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입니다.

[참고자료 4 : 현대중공업 2018년 사업보고서 32면 발췌]

둘째, 경쟁제한성 등의 발생 여부를 측정하는 ‘일정한 거래분야’는 선박 종류 및 선박 규모별로 별도로 획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대법원은 “관련 상품시장은 일반적으로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상품들의 범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는 거래되는 상품의 가격이 상당 기간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인상될 경우 그 상품의 대표적 구매자가 이에 대응하여 구매를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의 집합을 의미하고, 그 시장의 범위는 거래에 관련된 상품의 가격, 기능 및 효용의 유사성, 구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구매행태는 물론, 판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경영의사의 결정행태, 사회적·경제적으로 인정되는 업종의 동질성 및 유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 이외에도 기술발전의 속도, 그 상품의 생산을 위하여 필요한 다른 상품 및 그 상품을 기초로 생산되는 다른 상품에 관한 시장의 상황, 시간적·경제적·법적 측면에서의 대체의 용이성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두6659 판결).”고 설시하고 있습니다.

조선업은 선종별, 나아가 동일한 선종이라고 하더라도 선박 규모별로 ‘상품의 기능 및 효용’이나 ‘가격’이 완전히 상이하고, ‘구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현저히 낮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출인들은 자료 확보의 제한 등으로 구체적인 관련시장 획정 결과를 제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공정위는 선박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선박 종류별, 규모별로 관련시장을 별도로 획정하여 경쟁제한성을 판단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한편, 상선의 경우에는 국내외 시장을 별도로 획정할 필요성은 낮을지도 모르나, 대한민국이 주요 소비자인 방위산업(전함 등)에서의 점유율은 국내시장을 별도로 평가할 필요성이 큽니다. 국내외 수주가격의 비교가능성이 있는 상선과 달리, 전함이나 잠수함의 경우에는 가격 비교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이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국내 함정분야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을 약 80%에 이르는 상황입니다.

셋째,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해 현대중공업그룹이 확보하게 될 기자재업체, 협력업체 등에 대한 “구매력 증대에 따른 효과”는 매우 중대하게 평가되어야 합니다. 대형 조선사들은 조선시장에서의 치열한 가격경쟁을 이유로, 기자재업체・협력업체를 상대로 거래상지위를 남용하여 온갖 불공정거래 행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공정위로부터 서면미교부, 부당특약 설정행위, 부당한 하도급대급 결정 행위 등에 관한 시정조치, 108억 원의 과징금, 공정위 조치사항 등에 관한 공표명령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소위 ‘하도급 갑질’은 비단 대우조선의 문제가 아니며, 현대중공업 역시 여전히 협력업체에 대한 각종 불공정거래 행위를 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 기업결합이 성사될 경우, 국내 조선 기자재업체, 협력업체는 사실상 현대중공업그룹에게 완전히 종속된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삼성중공업도 유의미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나, 중・장기적으로는 점차 현대중공업그룹의 점유율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대형조선사들이 막강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거래조건을 사실상 모두 결정하고 있는 지금의 하도급 거래실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 자명합니다.

국내 완성차 부품업체들은 현대・기아차의 기업결합 이후, 현대・기아차 그룹에 종속되는 현상이 더욱 강화된바 있습니다. 이번 기업결합심사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구매력 증대효과가 중대한 요소로 고려됨으로써, 완성차 시장과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나. 수직적 결합 효과

현재 이 사건 기업결합의 효과는 ‘수평적 결합’ 측면에서만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선박의 핵심부품 중인 하나인 ‘엔진’을 직접 생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엔진 사업부분 측면에서 본다면, 이 사건 기업결합은 “원재료 의존관계에 있는 회사” 간의 수직적 결합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현대중공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엔진부분에서의 매출이 2018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약 7.4%(약 1조 772억 원)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에서 35.6%(약 5,027억 원)이 내부거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각 사업본부를 별도의 경제적 실체로 간주하여 사내 매출인식 및 공통 판매비와 관리비를 배부한 후에 작성한 재무정보에 따르면, 엔진기계 부분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10%(1조 5,005억 원)를 차지하고 있고, 이중 50.5%(약 9,259억 원)가 내부거래로 확인됩니다.

 

따라서 공정위는 이 사건 기업결합심사시에 단순히 수평적 결합 측면에서 엔진부품 시장에서의 현대중공업그룹의 구매력 증대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수직적 결합 측면에서 시장 봉쇄효과, 협조효과 등의 발생 여부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저속엔진 시장에서 현대중공업과 경쟁하고 있는 주식회사 HSD엔진은 대우조선해양이 전체 물량의 약 23~24%에 달할 만큼, 주력 납품업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HSD엔진은 이 사건 기업결합 소식이 시장에 알려진 이후 주가가 급락(2019. 1. 31. 18.95%, 1,300원 하락 / 2019. 2. 1. 5.58%, 310원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다. 혼합형 기업결합 효과

결국, 이 사건 기업결합은 수평적, 수직적 결합 효과를 모두 발생시키는 만큼, 잠재적 경쟁 저해성, 경쟁사업자 배제 여부, 진입장벽 증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경쟁의 실질적 제한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본 의견서 제출인들은 가능하다면, 이에 대한 보다 상세한 의견을 추후에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4. 기업결합 규제 예외 요건 해당성

가. 관련 법령

공정거래법 제7조 제2항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한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정하는 기업결합에 대하여는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함으로써 기업결합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당해 기업결합외의 방법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효율성 증대효과가 경쟁제한으로 인한 폐해보다 큰 경우(제1호)”, “상당기간 대차대조표상의 자본총계가 납입자본금보다 작은 상태에 있는 등 회생이 불가한 회사와의 기업결합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제2호)”가 있습니다. 한편, 「기업결합 심사기준」은 ‘Ⅷ. 효율성 증대효과 및 회생이 불가한 회사의 판단기준’에서 보다 상세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본 의견서 제출인들은 관련시장 획정, 선박별 시장점유율 산정 등을 위한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조선시장에서 차지하는 지위를 감안할 때, 이 사건 기업결합이 성사된다면 특정 선박의 경우에는 공정거래법 제7조 제4항 제1호의 실질적인 경쟁 제한성 추정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입니다. 따라서 위 공정거래법 제7조 제2항이 정하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동 기업결합은 공정위 심사를 아무런 제한 없이 통과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나. 이 사건 기업결합의 경우

1) 공정거래법 제7조 제2항 제2호 해당성 : 해당할 여지 없음

예외 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상대적으로 분명해 보이는 공정거래법 제7조 제2항 제2호에 관한 의견을 먼저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모두 현재 대차대조표상의 자본총계가 납입자본금보다 작은 자본잠식 상태에 있지 않습니다. 대우조선은 2010년 내지 2014년경에 발생한 막대한 회계분식과 해양플랜트 사업의 실패, 조선업 불황 등으로 인해 2015, 2016년말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으나, 산업은행 주도로 무상감자, 주식병합, 출자전환 등이 이루어짐으로써 2017년부터는 자본잠식을 벗어났고, 수주 확대와 함께 흑자(순이익 발생)로 전환되었습니다.


현대중공업도 2012년경 소위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기도 했으나,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나아가 양 회사 모두 최근 조선업 경기의 회복과 함께 이익이 상당히 개선된 상태입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모두 최근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을 중심으로 수주가 확대되면서, 이익상황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기업결합이 공정거래법 제7조 제2항의 제2호에 해당할 여지는 없다고 판단됩니다.

[참고자료 7 : 파이낸셜뉴스 2019. 4. 28.자 기사]


표  최근 5년간 현대중공업 매출・영업비용・영업이익・당기순이익 (단위 : 억 원)


2) 효율성 증대효과가 경쟁제한으로 인한 폐해보다 큰 경우

공정거래법 제7조 제2항 제1호의 법문만으로는 “기업결합으로 인한 효율성 증대효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백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기업결합 심사기준」이 “효율성 증대효과” 판단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기는 하나, “생산판매연구개발 등에서의 효율성 증대효과”, “국민경제전체에서의 효율성 증대효과”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측정하거나 평가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민간기업 주인찾기’가 성사돼야 한다는 기조 하에, 효율성 증대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이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방식으로 기업결합심사가 추진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입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을 제한하는 방식의 기업간 결합을 규율함으로써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보호하는 기관이지, 정부가 추진 중인 산업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공정거래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공정위는 동 기관이 가진 전문성을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기업결합을 심사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한 생산, 판매, 연구개발 등에서의 효율성 증대효과나, 국민경제 전체에서의 효율성 증대효과는 경쟁제한 효과를 상쇄할 만큼 크다고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첫째, 현대중공업은 조선 사업장은 울산광역시에 위치해 있는 반면, 대우조선은 경상남도 거제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여건을 고려할 때,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이 생산 및 물류비용 등을 절감하거나, 규모의 경제를 누리기는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둘째, 본 의견서 제출인들 입장에서 볼 때, 이 사건 기업결합은 인적 구조조정이 보다 용이하게 진행될 수 있게 하는 기업결합이지, 결코 “고용의 증대에 현저히 기여”하는 기업결합이 아닙니다. 고용의 증대에 기여하는 기업결합이려면, 기업결합을 통해 생산설비가 증가하거나,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 사건 기업결합은 중복투자를 막고, 중장기적으로 국내 전체 조선업계의 건조 가능 물량을 감소시킴으로써 생산수율을 높이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 경우 이 사건 기업결합이 고용의 증대에 현저히 기여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셋째, 현대중공업그룹이 기자재업체 등에 대한 구매력이 증대되거나, 수직적 결합을 통해 엔진부품의 자체 조달 비중이 증가될 경우, 전방 연관산업은 오히려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나아가 이 경우 다수의 기자재업체, 협력업체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의 경제 역시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후방산업(선박 A/S 및 보증사업)을 주력으로 담당하는 주식회사 현대글로벌서비스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리시켜 신설했습니다. 앞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이 제작한 선박의 A/S 일감은 자연스럽게 현대글로벌서비스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산업 전체적으로 볼 때, 후방산업 역시 산업전반이 활성화된다기보다는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기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5. 결어

현대중공업그룹은 이 사건 기업결합이 성사될 경우, 초대형 조선사 2개(현대중공업, 대우조선)와 중형 조선사 2개(삼호중공업, 미포조선)를 소유함으로써, 명실상부 국내 최대 조선업 기업집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입니다. 국내 제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선업을 특정 재벌 대기업집단에게 집중시키는 것이 과연 ‘자유로운 경쟁’과 ‘창의적인 기업활동’에 부합하는지 의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기업결합은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안이 없다.’는 것이 경제력 집중까지 감수해야 할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공정거래법 제7조 제2항의 2문은 경쟁제한성 효과보다 큰 효율성 증대 효과는 기업결합을 추진하는 당해 사업자가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 나아가 산업은행은 공정거래법이 요구하는 효율성 증대 효과를 충분히,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산업은행은 동 은행이 앞으로도 계속 현대중공업에 대한 소유·지배권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인 찾기’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기업결합심사에서 다루어야 하는 핵심 쟁점은 “시장에서 소위 독과점이 발생하는지.”, “전후방제품이나 해당 제품 시장에서 실질적인 경쟁제한성을 일으키는지” 등에 관한 것이지, 정책금융기관이 직접 지분을 소유할 수 없는지는 기업결합심사에서 중요하게 검토되어야 하는 쟁점이 아닙니다.

이 사건 기업결합이 경쟁제한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진행된다면, 추후 국내 조선산업의 생태계는 경쟁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채, 사업성과는 특정 재벌대기업집단에게 집중되는 반면, 불황이 닥칠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중소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정위는 이러한 결과가 초래되지 않도록, 정부의 산업정책 기조에 구애됨이 없이 이 사건 기업결합의 여러 파급효과를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측정해야 할 것입니다.

 

 

 

참 고 자 료


1.
참고자료 1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관련 기타경영사항(자율공시)
1
참고자료 2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관련 주요사항보고서
1
참고자료 3
대우조선 인수 관련 현대중공업 회사자료
1
참고자료 4
현대중공업 2018년 사업보고서 32면 발췌
1.
참고자료 5
매일경제 2019. 1. 31.자 기사
1
참고자료 6
현대중공업 사업보고서(2018) 발췌
1
참고자료 7
파이낸셜뉴스 2019. 4. 28.자 기사

 


2019. 5. 14.

 


공 정 거 래 위 원 회   귀  중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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