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철쭉이 만개했다. 영실탐방로로 2시간 30분 등산을 하니 윗세오름 중간 전망대에 다다른다. 노란 조릿대 군락지를 배경으로 봉곳하게 솟은 한라산은 흡사 연분홍 색실로 수놓은새색씨 치마폭이다.

 지난해는 유난히도 적설량이 적은 탓에 한라산 북벽 쪽 아래 등산로를 따라 낮게 피던 철쭉들은 혹독한 추위에 고사목이 되었으니 군락지라는 옛 명성이 무색하다.

 그러나 윗세오름 주변의 철쭉군락은 화사하기 그지없다. 고산지대서만 자라는 누은향나무가 철쭉군락지 전체에 같이 군생하기에 바람막이와 보온의 역할을 해 주니 철쭉은 고사목 없이 올해도 최고의 색상으로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낸다.
 
 해발 1700미터의 윗세오름 부근 철쭉들은 거칠고 차가운 바람들이 자연전정(가위로 나무 자름)하여 땅에 붙은 듯 나즈막하게 원형을 이루며 생존하기에 전정사의 손질에 관리된 듯 하다. 

 4월초가 되면 피는 해발 500m 아래의 키가 큰 철쭉과는 다르게 키가 낮아 땅에 붙어서 납작한 형태를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 한라산 정상부근은 거센 바람과 악조건의 기후에서 적응해 온 모습을 볼 수가 있다.
 
 6월 초순이면 화사한 꽃으로 상춘 인파를 불러들이니 제주의 제 1경은 단연 철쭉으로 뒤덮인 한라산이다. 철쭉 개화 시기인 6월 첫 주말이면 제주의 산악연맹에서 한라산 등산대회를 주최하여 전국 등산인들과 상춘객들을 불러들이는 것도 한라산의 철쭉 장관이 기다려주기 때문이다.

거제타임라인  webmaster@gjtline.kr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