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96)

  벗꽃 지는 거리에서 

정 현 주

하얀 눈이 내리는 거리에 서면
쏟아지는 봄,봄,봄
아스팔트 위에도
보도 위에도
내 마음에도
하얗게 덮이는 눈
봄은 눈 속에서 온다
눈이 오는 거리에
봄이 한창이다

(감상)

눌산 윤일광 교수

 시의 묘사는 그대로 보는 방법, 빗대어 보는 방법, 상상하여 보는 방법이 있다.‘봄이 한창이다’는 그대로 보기라면, ‘하얀 눈이 내리는 거리’는 빗대어 본 것이요, ‘봄은 눈 속에서 온다’함은 상상하여 본 것이다. 시는 언제나 이 세 가지의 묘사법이 서로 조화와 융합을 이루면서 한 편의 시를 만들어 나간다.
거리에 벚꽃이 떨어지는 것을 눈에 비유하는 것은 많은 시인들이 이미 써먹은 비유들이다. 그러기 때문에 신선한 비유는 되지 못한다. 시는 ‘새로운 비유찾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낯선 비유를 찾아 헤매는 작업이다. 정현주 시인은 시공부에 입문한지가 아직 길지 않기 때문에 처음 써보는 시로서는 대단한 시적 감각을 가졌다고 느껴지기에 이를 칭찬하고 싶다. (눌산윤일광문예창작교실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