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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99)김종원]'진짜 은유시인'김종원)2006년《창조문학》등단/한국문협,경남문협,경남시협회원/시집《연》《지심도동백꽃》《개밥그릇》/눌산창작교실수료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99)

 진짜 은유시인 

        김 종 원

 












전답 없는 김녕김씨 종부 오산댁
캄캄한 문맹이라 타관에 있는
아들에게 전화거는 것도 남의 손
빌리는 울 어머니

그까짖 종부 무엇이길래 헛된 가시밭길
천형같은 업보 섬 하나 이고 사셨지요
무겁디 무거운 업보를 지탱한 무쇠관절
속에서 나오는 사리빛 말씀인가
언변만은 자란만 갱물(바닷물)에
소금을 친 듯 짜고 여포창날이었제

수태산 소나무 송진 같은 육두문자
소문난 동네 봉달이 아재도 울 엄마
앞에선 쥐약이었제

큰 아야
술이 호렝인기라
물 호렝이 한테 잡아믹히지 마래이

날개가 여물기 전에는 나는기 아인기라
세모시 질쌈(길쌈) 하듯이 살아야
되는기라
홍시묵다 이빠진다 안쿠더나

조개탕 앞에서는 조심해라이 데이는
수 가있다

택도아인 객기 성이나모 자란만와서
썰물에 실어 보냈비라

살아감시로 빵구난대 단디보고
잘 막아래이 헛탕에 인생써지 말고

자란만 갱물도 지름(기름)도 아닌
심지에 불도 안 붙는 어중잽이 너그
아부지 봤재 지집(여자)을 고생시키모
안 되는 기라

아범아
단디 야무기 살아라

감상)

눌산 윤일광 교수

이 땅의 어머니들은 비록 배운 바 없는 캄캄한 문맹이었지만 말씀 하나하나에는 진리가 깔려 있었고 삶의 통찰이 배어 있었다. 우리 옛말에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했는데 비록 공부는 하지 못했지만 말씀 하나하나가 바로 시였고, 철학이었고 지혜였다.
시인의 어머니도 그렇다. 이 시는 ‘큰 아야’ ‘아범아’하는 호격으로 보아 어머니가 큰 아들에게 일상의 용어로 살아가는 법을 말하고 있다.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 요즘은 이런 어른이 없다는 게 탈이다. 설령 있다하여도 ‘꼰대’라고 치부하며 들으려 하지 않으니 더 문제다. 어른을 우습게보거나, 스승을 업신여기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젊은 사람들에게서는 패기를, 나이 먹은 사람들한테서는 한비자에 나오는 ‘노마지지(老馬之智)’의 지혜를 배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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