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101)

       옛 이야기

竹亭 민병재

햅쌀 멥쌀 쌀뒤주 속
티끌만 일고
청보리밭 바람 물결
어지러운데

몽실몽실 저 이팝들
먹어나 보세
눈으로나 먹을 것들
배불러 보세

한평생 배고팠던
불쌍한 할매
무덤가에 흐드러진
하얀 이팝들

원 없이 한도 없이
먹고 가라고
한 일생 할매 소원
풀고 가라고

감상)

눌산 윤일광 교수

죽정 민병재 시인의 옛 이야기의 주 소재는 우리 민족의 배고픔의 상징인 이팝나무다. 그 이팝나무에서 가난했던 보릿고개를 이야기하고, 그 보릿고개에서 불쌍한 할매로 연결시킨다. 시를 언어의 구조물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떤 중심되는 소재가 있고, 그 소재를 중심으로 의미망을 구축해 나가는 틀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이 시의 특징은 소월이 매우 즐겨 사용했던 7·5조의 음율에 있다. 이런 음율을 타고 있기 때문에 읽으면 맛깔스럽게 느껴진다. 더구나 기-승-전-결의 짜임은 시인의 시적 능력이 매우 수준 높음을 보여주고 있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