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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수필]②'거제벽파수도(碧波水道)'이승철/시인 수필가 향토사연구가

② 거 제  벽  파  수  도(碧波水道)

                            시인/수필가/향토사연구가  이 승 철

 바다에 길이 있다.

파하란 바다 넘실넘실 춤을 추는 파도 그 위로 달리는 배 들의 길이 있다. 광활한 바다라고 해서 아무 곳이나 다닐 수 없다. 바다는 물길이 있고 계절에 따라 바람이 일고 파도가 인다. 그리고 섬과 암초 때문에 아무 곳이나 마음대로 다닐 수가 없다.
 벽파수도란 글자 그대로 파하란 파도 사이로 나 있는 뱃길을 말 한다. 파하란 파도의 뱃길이라고 해서 모두가 벽파수도는 아니다. 벽파수도는 아름다운 뱃길을 말 한다. 먼 수평선이 있어야 하고 섬과 갈매기의 노래 소리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3000여개의 섬이 있지만 거제도 남단 해역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다. 여기를 이름 하여 벽파수도라 한다.
 거제도에는 72개의 섬이 있다 그중에서 10개의 섬에 사람이 산다. 무인도의 대부분이 벽파수도 안에 있다. 벽파수도에는 한산도 비진도 추봉도 죽도 범벅섬 대 매물도 소 매물도 뿔 섬 홍도 장사도 등이 통영군에 속해 있는 섬들이고 대병대도 소병대도를 비롯하여 가오도 어유도 등대섬 등이 거제도에 속해 있는 섬들이다.
  통영군에 속해 있는 섬이 조선조 말 까지는 거제도에 속해 있었는데 한일 합방 후 1914년 3월 28일 행정구역 개편으로 거제군이 통영군에 편입되어 그때부터 통영에 속해 있다가, 1953년 1월 1일부로 거제군이 복군 되었으나, 그 당시 거제도에 포로수용소가 있어서, 행정이 어려워 섬을 찾아오지 못했다.
  한산도는 유서 깊은 충무공의 전승지로 가까운 충무나 통영에 속해 있는 것이 바람직 하지만 장사도나 매물도 추봉도 홍도는 지역적인 거리로 보더라도 거제에 속해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두고 온 자식처럼 거제 사람들은 그 섬들을 볼 때 마다, 언제나 마음이 허전 하다.
  벽파수도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은 가라 산이나 노자 산 그리고 천장 산이다. 그러나 그곳보다 더 가까이에서 다도해의 벽파수도를 조망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는 곳이다.

 남부면 소재지에서 홍포로 가다가 대포에서 오른쪽 산허리를 돌아가는 비포장도로가 있다 승용차가 다니기에 불편한 이 도로는 군사용 작전도로다. 이 길을 따라 한참 가면 멀리 남해 삼천포 앞 바다를 비롯하여 통영 항이 눈앞에 보인다. 잔잔한 바다에 여러 가지 모양을 한 섬들이 있다. 석양에 조는 듣 한 섬 사이로 배들이 곡예를 하듯 빠져 다닌다. 부산에서 여수 충무로 다니는 뱃길과 충무에서 해금강으로 다니는 뱃길이다 여기가 다도해의 벽파수도다.
 마음이 울적 하거나 괴로울 땐 벽파수도를 바라보면서 마음을 달래곤 한다. 벽파수도의 해안 변 절경지만 봐도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 같은데, 대포뒷산 돌출부에서 내려다보는 벽파수도의 비경은 그야말로 천혜의 비경지다.
  벽파수도는 고요 속에 졸고 있는 섬들을 일깨우는 파도가 있고 한가로운 갈매기의 노래 소리가 있다. 그리고 바다를 불태우며 새벽을 열어주는 찬란한 일출과 황금빛으로 물들여 놓은 낙조가 있다. 불타는 덧 한 아침바다는 희망이 솟고 황혼이 물던 바다는 연인의 치마폭처럼 안온하고 정겹다.
 벽파수도의 길은 억겁의 세월 속에 많은 사연을 안고 있다. 통구미 배에서 부터 노 젖는 배 풍선을 단 장배 통통배 짐을 실은 화물선 크고 작은 어선들 최근에 와서는 해금강을 비롯하여 벽파수도가 해상관광 지로 부상 하면서 유람선의 전용 뱃길이 되기도 했다.
  섬과 섬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날렵한 유람선에서 흘러나오는 유행가 소리는 아름다운 추억을 물위에 되새겨 놓는다. 여기서 듣는 노래 소리는 벽파의 물결 따라 흘러. 흘러 옛날로 되돌아간다. 섬도 바다도 추억의 꿈결에 잠든 벽파수도는 달빛이 교교(皎皎)하다 달이 지고난 바다는 별빛이 청단에 수를 놓은 듯하다. 안개 낀 벽파수도는 뱃길을 감춰 놓는다. 안개는 좀처럼 뱃길을 열어 주려고 하지 않는다. 섬들은 숨바꼭질을 한다. 안개 낀 벽파수도는 구름위에 산들이 솟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럴 때는 하늘나라에 온 것 같다 구름을 타고 다니는 기분이다.
 벽파수도는 온유한 어머니 같이 조용 하다가 천지를 뒤엎어 버릴 듯이 기상이 장엄한 폭풍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이럴 때는 아름다운 벽파의 뱃길은 찾을 수 가 없다. 그러다가도 바람 한 자락이 일고 나면 성난 파도는 잠을 자고 솜사탕 같은 뭉게구름이 솟아오른다, 양털보다도 부드럽고, 고운 뭉게구름 사이로 무지개가 다리를 놓는다. 꽃구름을 타고 오던 선녀가  오색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서 벽파수도위에서 춤을 추는 듯하다. 그런 광경을 보면서 선경(仙境)속으로 달려가는 마음은 황홀하다.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달라지는 벽파의 비경은 각박한 세상을 풍요롭게 하고 찌들은 마음을 청아하게 하는 활력소가 된다.
 고적 할 때는 벽파수도를 찾아와서 마음을 달랜다. 벽파 수도와  같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면서 청아하게 살고 싶다. 그리고 어떤 고난이 와도 참고 견디는 인내를 배우고 싶어서다.
 광활한 뱃길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무아의경지로 빠져든다. 가슴에 멍울져 있는 한은 어느새 실타래 풀리듯 풀어진다. 벽파수도는 뱃길뿐 아니라 인간의 길도 있다. 그리고 마음의 길도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은하의 잔 파가 살랑 이는 벽파수도의 뱃길 위에 갈매기 한 쌍이 사랑의 연가를 부르며 평화롭게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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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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