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만 올 목표 90%달성 

국내 조선업계가 연말 수주전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올해 목표 달성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국내 조선 '빅3' 중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로 발주량이 감소한 여파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내년으로 향해있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을 중심으로 100여 척에 달하는 LNG(액화천연가스)선 발주가 예고되면서다. 세계 LNG선 수주를 우리나라가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는 만큼 '잭폿'을 터트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연말까지 수주 달성 '총력전
 17일 대우조선해양은 버뮤다 소재 아반스가스로부터 9만1000㎥급 초대형LPG(액화석유가스)운반선(VLGC) 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들 선박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2년 1분기까지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수주를 포함, LNG운반선 10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 초대형컨테이너선 5척, 잠수함 5척(창정비 1척 포함), 해양플랜트 1기 등 약 61억1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이는 올해 목표(83억7000만 달러)의 73%에 해당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수주로 LNG운반선뿐만 LPG운반선 분야에서도 선주에게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옵션 계약이 포함돼 있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목표로 했던 196억 달러 가운데 절반가량의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경쟁이 심화한 가운데 적극적으로 가격 경쟁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전반적으로 세계 발주량이 감소한 가운데 가격을 인하해 경쟁에 뛰어들 경우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초 기준 올해 수주 목표(78억 달러) 가운데 90%선을 넘어서며 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켠 상태다. 이미 작년 실적(63억 달러)은 넘어섰으며, 연간 기준 최근 5년간 가장 큰 금액이다. 지난 4월 1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해양프로젝트를 '빅3' 중 유일하게 따낸 영향이 컸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 발주 '뚝'
 국내 조선업계 수주 실적이 대체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세계 선박 발주량이 전년보다 37% 감소한 여파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06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작년(3172만CGT)은 물론 2017년(2519만CGT)보다도 적었다. 11월 한 달만 보면 1년 전보다 76% 급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로 물동량 감소를 우려한 선주들이 발주를 미룬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IMO(국제해사기구) 2020' 환경규제에 대한 관망세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해 수주 급감은 '숨 고르기' 차원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당장 내년 초 세계 최대 LNG생산국인 카타르를 비롯해 최대 100척의 LNG선 발주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올해 누계 수주량 중 LNG운반선 비중은 38%에 이른다. 특히 올 들어 11월까지 LNG운반선 세계 누계 발주량은 총 43척이며 이 중 33척을 국내 조선소들이 차지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올해 수주 목표치에 근접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막바지까지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면서도 "내년 전망대로 LNG선 발주만 이뤄진다면 올해 부진까지 모두 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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