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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순련교육칼럼⑤]'어디 내 놓아도 잘 살 수 있는 아이'원순련:거제대학교겸임교수(교육학박사)

교육칼럼 ⑤

                       어디 내 놓아도 잘 살 수 있는 아이

                                       거제대학교 겸임교수 원순련

부모가 생각하는 내 아이는 늘 문제가 없다. 집에서 함께 생활하다보면 이 정도는 제 연령에 일어날 만한 일이라고 내 아이가 하는 말과 행동은 별로 문제 삼지 않는다. 그렇게 부모들은 내 아이에 대해선 관대하다.

그런데 내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와 놀다 다른 친구에 의해 일어난 일은 절대 용서 할 수가 없다. 분명 그 정도의 일은 내 아이 연령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던 부모도 상대방의 아이가 한 행동이면 문제가 달라진다.

학교에서 학생끼리의 작은 다툼이나 강도가 있는 폭력은 그 학생의 기본 기질 보다 대인관계 능력의 부족에서 오는 것 같다. 대인관계 능력은 일상생활, 학교생활, 조직생활, 가정생활 등 관계 영역에서 구성원들과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으며 내부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아이들을 살펴보면 잘 다투는 아이가 있다. 그런데 잘 다투는 것만큼 서로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머리를 맞대고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분명 둘 사이에 분쟁의 이유가 있어 주먹을 휘두르며 다투었을 것이다. 그런데 저렇게 재미있게 노는 것은 두 아이가 어떻게 해결하였든지 그 문제를 해결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저 연령에 맞는 대인관계 능력이다. 모르긴 해도 저 다툼이 다시 머리를 맞대고 놀 수 있게 되기까지엔 언쟁이 여러 번 있었을 것이다. 주먹이 오고 가기도 하며, 한 발 물러서고, 다시 고성이 오가는 해결의 과정이 여러 번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하여 다시 저 놀이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은 두 아이 모두 대인관계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별일도 아닌데도 그 작은 일 하나가 불씨가 되어 학년이 올라가도 둘 사이가 원만하지 못한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의 일이 학부모까지 연결되어 새 학년이 되면 둘 사이를 같은 학급이 되지 않게 해 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곤 한다. 그러나 담임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아무 일도 아닌데 쉽게 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부모에게까지 연결된다는 것은 당사자 아이들의 대인관계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잘 이끌어가는 대인관계란 무엇일까?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는 다중이론에서 대인관계를 잘할 수 있는 지능을 대인지능으로 구분했다. 가드너가 주장하는 다중지능이론에서는 인간에게는 단일한 능력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능력이 인간의 지능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한다. 언어지능, 수리지능, 공간지능, 신체지능, 음악지능, 대인관계지능, 자기이해지능, 자연탐구지능 등 다양한 인간 지능 중 대인관계 지능의 중요성을 밝히고 있다. 대인관계 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피드백 주고받기, 타인의 감정에 대한 이해, 협력, 학습전략, 공감, 분업 등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타인의 감정에 대한 이해 부분이 바로 1:1 인간관계나, 조직관계나, 직장관계에서 대인관계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중요 능력이라고 생각된다. 전자에 소개한 치고받고 다투다 해결을 하고 다시 놀 수 있는 아이들은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을 우선시 했을 것이다. 그러나 뒤에 소개한 두 아이는 끝끝내 내 고집을 내려놓지 못하고 자신을 지키고 있는 아이일 것이다. 즉 자기관리 능력이 부족한 아이는 자신의 마음 상태를 다스리고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대인관계 지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서양의 교육학자들은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어떤 문제를 몇 년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몇 십 년을 추적 연구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배워야 할 학문영역이다.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에서는 대인관계가 인생의 성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조사를 했다. 조사결과 지적 능력이나 재능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은 15%에 불과하고, 85%가 대인관계 지능이었다고 한다. 또한 보스턴 대학의 헬즈만 교수도 7세 아동450명을 선정하고 40년 후 이들의 출세 및 성공 변수를 사회 경제적 지위를 기준으로 조사하였다. 40년 후 이들의 출세 및 성공을 가장 잘 설명해 준 변수는 지적 능력보다는 개인이 어떻게 좌절을 극복하는지, 감정 통제능력은 어떠한지, 타인과 잘 어울리는 능력 등으로 성공의 결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출세와 성공에 있어서 IQ가 아니라, EQ가 더 중요하고 대인관계 지능, 즉 대인관계 능력이 다른 어떤 변수보다도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나타내고 있다.

“저 놈은 어디 내 놓아도 살 놈이야.”
“저 아이는 돌밭에 내 놓아도 걱정 없어.”

어른들부터 많이 들어온 이야기다. 이 말이 바로 가드너의 다중이론 중 대인관계지능의 중요성에 대한 말이다.

자녀는 평생 부모가 데리고 살 존재가 아니다. 언젠가는 부모를 떠나 자신의 삶을 영위해 가야 할 존재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아이의 지적 발달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대인관계 능력이 발달할 수 있도록 키워야겠다.

많은 학생들과 많은 교사들을 보아왔다. 학교성적이 직장생활의 잣대가 아님을 눈으로 경험한 것이다. 특히 학교에서 본 제자들이 직장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대인관계 능력이 바로 인생길에 제일 큰 자산임을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내 아이 대인관계능력은 부모가 보여주며 길러주는 것이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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