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은 총선일이다. 벚꽃 총선이 될 것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꽃잎이 휘날리기 시작했지만 선거열기는 뜨겁지 않다. 이번 총선의 초반 선거전은 코로나19 사태로 거리유세도, 로고송도 율동조의 퍼포먼스도 줄어 초유의 깜깜이 선거국면이다. 거리현수막과 포스터 보다 휴대전화가 더 당락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총선후보들은 유튜브 방송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홍보에 올인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선거 홍보가 중요해. 보도자료 경쟁을 통한 여론전은 기본, 자기색깔에 익숙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내세워 지지후보 편들기도 치열하다. SNS 상에서 상대후보를 비방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들이 속속 선관위 등에 신고되고 있다. 2일 불거진 관권선거 논란은 아직도 구태스러워서 언급조차 가소로운 지경이다. 우리의 민도를 비웃음 당하는 일이라 더 그렇다.

이번 선거에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인터넷 카페 활동도 후보비방이나 카더라와 같은 허위사실 유포와 같은 일은 선거법을 피하기 어렵다. 2일 본 선거가 시작되면서 상당수 인터넷카페들이 정치편향적 게시글을 차단하는 정도가 아니라 총선과 관련된 글의 게시를 중단하고 있다. 본사도 댓글기능을 중단시켰다

코로나19 총선 판 흔든다
4·15 총선의 최대 이슈는 역시 코로나19 사태다. 국가적 재앙을 넘어 세계적 재앙이 되어버린 코로나19 감염증은 초기대응에 실패한 나라들과 의료 후진국일수록 피해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뛰어난 의료수준과 국민들의 높은 보건의식에도 초기대응에 실패한 바람에 국가적 재난은 피하지 못했다. 여당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뛰어났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야당은 초기 중국인 입국을 차단하지 못한 것을 확산 원인으로 지목한다.

정부가 뛰어난 대응력을 보여서가 아니라 이웃들의 불편한 시선을 감수해가며 밤낮없이 환자들을 돌본 의사들과 간호사, 수많은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부족한 마스크 파동에도 불편을 참고 자가격리 기간을 지켜준 모든 국민들이야 말로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정부와 여당의 자화자찬은 목동이 동물농장에 이리때가 들어오는 것을 나몰라라 방치했다가 농장의 동물들이 협력해 이리를 쫓아내자 자신이 물리쳤다고 자랑하는 격이 되고 있다.

정부나 여당이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돈을 풀어 국민의 불만을 잠재울 궁리를 할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이 나라의 경제회복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을 어떻게 세우고 극복할 것인지 국민에게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수 백조의 빚더미 해결에 대한 재원조달이나 쪽지예산 같은 불요 불급한 예산조정을 설명한 내용은 별로 없다

신천지로 보는 정치인의 표심잡기 논란
코로나19로 사회적 공분을 산 종교단체도 있다. 이만희가 교주로 있는 신천지다. 신천지 집회 참석자들이 대거 코로나19에 감염돼 국내 확산의 온상으로 지목받았다. 신천지측은 자신들이 오히려 코로나19 피해자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단체를 은폐하는 그들의 독특한 포교방식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신천지 사태가 수면에 떠오르면서 여당 총선출마자들 행보도 도마에 올랐다.

표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신천지와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체 행사에 거제지역 민주당후보와 관계자들이 버젓이 참석한 사진이 예비후보 기간 SNS상에 전파돼 유권자들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했었다. 

N번방 사건으로 본 왜곡된 성의식 표면화
또 한가지 이슈는 단연 N번방 사건이다. 유료회원을 중심으로 아동 성착취 영상을 제작 유포 공유하는 일에 거제시청 8급 공무원이 연루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국민과 거제시민을 위해 공직자라는 무거운 책임에 자부심과 긍지로 살아가는 대다수 공무원들에게는 모욕과 허탈감을 안겼다.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생계형 범죄가 아닌 이 사건의 충격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아동 성착취는 성매매 등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중대 범죄다. 특히 공직 후보자들의 성범죄 연루는 삐뚫어진 성 의식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엄중히 다뤄야 한다. 시민단체나 여성단체들도 이를 방관할 문제가 아니다. 가정에서부터 정치인부터 건강한 성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민주화 세력을 진보 보수로 이분해선 안돼
이번 선거에서도 정치권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싸움인양 왜곡 국민들을 이간시키선 안된다. 정당정치의 토양에서 어쩔 수 없는 정치꾼들의 선택이라고 하지만 인물이나 정책중심의 선거를 정당정치로 토끼몰이하듯 하는 선거풍토는 사라져야 한다.

이번 선거는 정당의 표를 구 하는 선거가 아니라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후보 건강한 성 인식을 갖춘 후보가 누구인지 가려내는 또 다른 선거전이 되고 있다. 586세대를 두고 일부 정치권에서는 좌파와 우파, 진보 또는 보수를 가르는 잣대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는 큰 착각이다.586세대의 특징은 정치적 편향에 뿌리를 두지 않는다. 지금 말하는 진보와 보수는 정치적 편가르기에 의해 생겨난 아류에 가깝다면 586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세대를 이어온 민주화 세력의 정점이다. 당시 노동계도 진보와 보수가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생존권적 투쟁에 나선 민주화 세력의 완성에 참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는 이땅의 근간이 되어온 정직한 민주주의의 토양을 되찾고 법치를 존중하며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참 일꾼을 가리는 선거가 돼야한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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