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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소리]'관권선거와 민주주의의 죽음'

 민주주의는 정치가나 정치학자,역사가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정치학자로 시드니대학 정치학 교수인 존킨(John Keane)은 그의 저서 '민주주의의 삶과 죽음'에서 견제받지 않는 권력과 그 권력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사람들을 민주주의가 이를 통제할 수 없는 경우, 결국 민주주의는‘순수’하거나 ‘진정한’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항상 움직인다. 민주주의는 완료된 동작이 아니고, 여러 행동이 모여서 하나의 세트를 이루면서 계속되는 것이라고 했다.

관권선거의 폐해로 인한 우리사회의 격랑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그 과정을 지나면서 지금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주 교묘한 수단과 방법으로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일들을 한다. 간접적 화두나 행동으로 특정 세력을 옹호하는 일들을 획책해 유권자들의 건전한 판단을 흐트린다.

4,15 거제시선거구 21대 총선을 앞두고 우리 거제시에서 전혀 상상하지도 않았던 구태의 모습들이 그대로 표출되는 사건들이 있었다. 그 단초는 거제시가 법상 금하고 있는 일을 시민의 냉철한 시선도 의식하지 아니한채 과거 속에 몰입해 행한 '이.통장 정당가입 여부 확인조사 파동' 이었다. 

 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왜 이통장들의 정당가입여부 파악이 필요했는지는 지금도 그 답이 묘연하다. 다만 공정성 객관성을 유지해 중립을 지켜야 할 이.통장들이 직접 선거운동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경계할 목적이었다면 금지수준의 지시공문이면 충분했었다. 어느 이.통장이 어느 당에 소속되어 있는지 그 이.통장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어떤 대우를 하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불필요한 의혹을 받기에 충분했다.


두번 째는 며칠전에 드러난 모 동장의 부적절한 발언이다. 대통령, 도지사, 시장이 같은 당이니 국회의원도 같은 당 사람이어야 힘이 실리고 그래야 거제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힘의 논리를 이야기 해서 이 말을 듣게된 통장들의 반발을 가져온 사건이다. 당사자는 한사코 그런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들은 사람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나 필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행정의 일선조직 중 시민들과 직접 대면하는 위치의 동장이 지역원로들이나 통장 등 주민들이 참석한 좌석에서 이런 부적절한 발언을 한다는 것은 명백히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사건으로 반드시 규명되어야 할 일이지만 조용하기만 하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진정 우리 사회가 민주적 근대사회로 발전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하는 회의론을 가지게 한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은 반드시 징계되고 응징되어야만 답습을 막는다. 이런 불합리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정치 성향에 편승해 무시해 간다면 우리 사회는 희망이 없다. 거의 절대적인 인사권을 행사하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어떤 명목의 충성을 다하기 위한 것인지 그 속내를 알 수는 없으나 부적절한 행위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한 일련의 행동들이 이번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누구에게 이해득실을 가져오는 지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시민을 대신해 공무를 집행하는 공직자로서의 자세는 아니라는 점이다. 혹자는 이러한 사람들을 가르켜 아첨꾼이니 민주주의 훼손자라고 혹평한다. 민주주의는 반드시 큰 이념이나 행동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의 작은 것들부터 공정하고 깨끗하고 정의로워야만 되는 것이다.

민주주의 체제는 스스로 자신의 불완전성을 깨달을 때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민주주의는 불완전성 위에서 번영한다. 민주주의의 이상과 어긋나는 현실 때문에 위선과 빈약한 성과를 가리고자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사람들은 사실 민주주의가 하나의 과정이라는 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항상 움직인다. 권력은 절대 무한할 수가 없다.

민주주의는 과연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이상인가? 탄생의 순간부터 민주주의는“겸손한 자들의, 겸손한 자들을 위한, 겸손한 자들에 의한 통치”라는 관점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돈 많거나 힘 있는 자들의 오만과 편견으로부터 약한 자들을 보호하고 정의를 확립하고자 하는 것, 그리하여 약한 자들도 다양한 삶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이다. 바로 그래야 민주주의는 보편적인 이상이 될 수 있다. 민주주의는 겸손 위에서 번영한다. 앞으로는 절대 거제시에서 '관권선거 운운'하는 말이 생기지 않기를 기대한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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