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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139):임홍기] '가을 속 옥포만'임홍기:금오공대/한국해양대해사법학부/한국해양대해사산업대학원/(주)세일전장대표/눌산문예창작교실수강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139)

   가을 속 옥포만

 

 

 


 


    임 홍 기

반짝반짝 유리알 깔아 놓은 듯
은빛 물결 옥포만
눈부신 가을의 빛이
내 눈을 멀게 한다
따가운 마지막 가을 햇볕에 타는 바다
짭짜름하게 입속 가득 가을냄새 진하다
가을이 가져다 준 풍요인데도
마음은 왜 자꾸 싱숭생숭해는가
헐벗은 풍요의 빈곤이 괴롭다
사색하기에 아프고 아프기에 펜을 든다

어디 마음만 아프랴
정신이 맑아짐에 의기도 아프고
멀어지는 정의가 더욱 가파르게 힘겹다
눌러쓴 안전모가
더욱 노랗게 보이는 것은
세상이 더욱 노랗게 변한 때문이니라
핏빛 그림자에 썩어가는 속내가
투박하게 문드러진다

감상) 

눌산 윤일광 교수

 시인은 현실에 눈 감는 자가 아니다. 밤에도 잠들이 않는 목어의 눈빛으로 슬픈 자에게 손을 내밀 줄 알고, 아픈 자를 위로할 줄 알고, 부조리한 세상을 비판하고 정의의 편에서 할 말을 하는 사람들이다. 지금 시적화자는 풍요의 가을을 맞이하고도 가을 같지 않는 가을을 느끼고 있다. 마치 중국 전한(前漢) 때 낙안(落雁) 왕소군(王昭君)의 시에 나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을 연상케 한다. 지금 시적화자는 마음이 들떠서 어수선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1연에서는 ‘가을이 가져다 준 풍요인데도 헐벗은 풍요의 빈곤’ 때문에 괴로워하고, 2연에서는 그 괴로움의 까닭으로 ‘세상이 노랗게 변했기 때문’이라 밝힌다. 세상이 노랗다는 상징은 무엇인가. 시에서 얼핏 말하지만 ‘멀어지는 정의’다. 그리고 제목이 말해주듯 풍요로워야할 가을에 빈곤을 느껴야 하는 옥포조선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시인은 썩어가는 속내로 펜을 든다. 그게 시인이다.(눌산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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