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칼럼 [金曜巨濟時調選]
[금요거제시조選]⑨신종만-'장 날'▲신종만:둔덕출생(1963년)/통영상고졸/사회적기업(주)연연칠백리근무/고려사연구회원/사회적기업협의회사무국장/능곡시조교실수강

「금요거제시조選⑨」
장     날

 

신 종 만

  정겨운 가윗소리 재래시장 오일장날
마수한 박물장수 호객에 신명났던
     옛 시절 머문 그곳을 습관처럼 찾는다.

  예 제서 흥정소리 난전이 출렁이고
   푸성귀 몇 포기쯤 덤으로 주는 인정
      고달픈 하루벌이 삶 매일 장날 같아라.

 뻥튀기 터진 폭음 고막이 얼얼하다
      몸 불린 튀밥 꽃은 자루 가득 채웠는지
       걸쭉히 마신 막걸리 귀가 길을 재촉는다.

 

.▲신종만 상세프로필
     -거제시 둔덕출생(1963년)/통영상업고등학교졸업 /거제(인증)사회적기업-(주)연연칠백리근무/거제고려사연구회원/가덕도신공항추진위원/거제사회적기업협의회 사무국장/능곡시조교실 수강/거제시조문학회 회원 

 시조 짓기의 과정
소재의 제재화(題材化)
아무리 좋은 소재라 하더라도 ‘작품의 거리’에 불과한 소재만으로는 시조가 되지 못한다. 소재만으로는 혼자 서지 못하므로 부축하여 세워줄 보조 재료를 찾아 정돈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제재화 작업이고, 그리 된 것을 제재(題材)라 한다. 소재가 미숙한 재료, 즉 간접적 재료라 한다면 제재는 정돈된 재료, 즉 작품의 직접적 재료가 된다.
또한 ‘제재’는 여러 가지 많은 소재들 중에서 ‘제목이 될 만한 중심소재’이다. 제재는 제목과 연관성이 있으니 가급적 체험에서 우러나온 중심 생각이나 그것을 대변할 중심 소재를 선택하도록 한다.

        다스려도 다스려도
    
    못 여밀 가슴 속을

        알 알 익은 고독
        기어이 터지는 추청(秋晴)

        한 자락
        가던 구름도
        추녀 끝에 머문다.

         〈이영도 시조집 ‘석류(石榴)’중의 ‘석류’〉

 이 작품의 소재는 석류다. 거기에 가을하늘, 구름, 집의 추녀 등을 끌어다 지주로 세우는 제재화 작업을 해서 제재로 삼았다. 석류가 터질 것 같은 가슴 속을 아무리 여미려 해도 맑은 가을 하늘 밑에서 기어이 터지고 말았다. 이 경건한 자연의 섭리 앞에서 가던 구름도 멈추어 섰던 것이다. 이것은 작자 자신의 내적 성숙을 잘 여물어 스스로 벌어지는 석류로 상징한 단수 평시조, 순수 서정시조다. (이후 다음 주에 계속)

감상) 

능곡 이성보/현대시조 발행인

시조 작품 〈장날〉은 신종만 시인의 작품으로 3수 연작으로 장날의 풍경을 읊은 서정시조다.

 첫 수에선 시인은 오일 장날을 찾는 심사를 그렸다. 정겨운 가윗소리는 엿장수의 가윗소리 일테고, 박물장수의 신명난 호객소리랑 악동까지 북적이는 장마당이다. 그 곳엔 옛 시절이 머물고 있기에 /습관처럼 찾는다/고 한다.

둘째 수는 여기 저기서 들리는 왁자한 흥정소리에 /난전이 출렁이고/ 푸성귀 몇 포기쯤 덤으로 주는 인정/을 베푼다. 하루 벌어 하루 먹는 고달픈 삶을 사는 이들에겐 /매일 장날 같아라/라고 되뇌인다.

셋째 수에선 재래시장 통 한 켠에서 터진 뻥튀기 장수의 뻥튀기 폭음으로 고막이 얼얼하다. 몸 불린 튀밥 꽃은 자루가득 채웠는지 마냥 궁금하기만 하다. 파장 무렵인가 /걸쭉히 마신 막걸리 귀가 길을 재촉는다./

오일장이 서는 재래시장 한 켠에 우두커니 서 있는 시인을 본다. 문득 /떡 보다 사람 보고파 굳이 찾은 화천장/ 이라고 읊은 어느 시인의 시조 종장이 떠오른다. 역마살 끼인 사람처럼 오일장날을 찾는 시인, 옛날이 그리워서 일게다, 사람이 그리워서 일게다.

3수 연작의 이 시조 〈장날〉에서 ‘푸성귀 몇 포기쯤 덤으로 주는 인정’에다 방점을 찍어주고 싶다. 농사를 지어본 사람은 안다. 하나같이 손길이 안가는 작물이 없다는 것을. 그렇게 키운 푸성귀이련만 몇 포기 정도는 덤으로 주는 시골 인심을 잘도 표현하였다. 어쩌면 푸성귀를 난전에 내어 놓은 아낙네가 시인의 어머님 일수도 있다. 그래서 습관처럼 오일장을 찾는지도 모를 일이다.

파장 무렵, 막차 버스를 놓쳐서는 안 되기에 걸쭉히 막걸리 몇 잔을 연거푸 들이킨다. 그 막걸리 맛이라니. 시인은 독자들로 하여금 사람 냄새 진동하는 장날 정경을 흑백영화의 영사기를 돌리듯 보여 주고 있다. 고달픈 우리의 삶,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장날만 같아라’하는 막걸리 냄새 풍기는 시인의 목소리가 귓전에 머문다. 다음 거제장날이 기다려진다.<능곡시조교실 제공>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춘광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동백 2020-05-16 06:42:45

    소박한 삶이 장날만 같아라. 한가위만같아라 하는 마음같습니다. 한되박 쌀이 튀밥꽃이되어 자루 가득 메고 얼큰하게 취해 귀가하는 시인의 뒷모습을 보는듯 하여 친근합니다.   삭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