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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156):이양숙] '자개장'이양숙)거제장목면출신/거제대학수필창작반수료/눌산문예창작교실수강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156)

     '자 개 장'

  





 



   이   양   숙  

환한 달빛에
스미는 두 마리 학
대숲 사이 한가로운 사슴
유유자적 연못가 오리들
오색찬연 우주가 멈춰 버린

오랜 세월 손때 묻은
엄마의 빛바랜 풍요를
업어 왔다

거꾸로 맞춰놓은 시간 속

복사꽃 살구꽃
달디단 엄마가 웃고 있다
대청마루 너머 번쩍 번쩍이는
그녀의 생
수줍은 열다섯 나의 꽃날들

멀리서 가까이서 긴 한숨 지새우며
지금은 시리도록 가난해진 우리 엄마
오늘은 내 옆에서 조용히
울고 있다.

감상) 

눌산 윤일광 시인

1연에서는, 학과 사슴과 오리들이 평화로운 노닐고 있고 때마침 하늘에는 달빛이 환하다. 그러나 이네들은 멈춰버린 우주, 자개장의 화려한 배경일 뿐이다. 2연과 3연은 이제는 골동품이 되어버린 자개장이지만 한때는 풍요했음을 암시해 준다. 4연은 대청마루 번쩍이는 자개장에서 웃고 있는 엄마를 발견한다. 자개장은 엄마가 아끼던 물건이었기 때문이리라.
마지막 연에 이르러 현실을 직시한다. 한때는 풍요했던 엄마의 모습에서 시리도록 가난해진 엄마를 대비시킨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자개장은 그대로지만 변한 건 엄마다. 지금 시인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엄마가 애지중지하던 자개장에서 엄마를 발견하는 것은 소재일 뿐이고, ‘수줍은 열다섯 나의 꽃날들’의 꿈과 희망이 이제는 자개장의 그림처럼 멈춰섬에 대하여, 내 꿈의 우주가 멈춰섬에 대하여, 거꾸로 맞추어 놓은 시간에 대한 회한이 ‘내 옆에서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리라.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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