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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순련교육칼럼⑪]행복하게 사는 법, '어디서부터 배워야 하나'미래융합평생교육연구소(교육학박사) 원순련

행복하게 사는 법, '어디서부터 배워야 하나'

마이크 비킹(Meik Wiking) 덴마크 행복연구소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한국의 행복연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한국은 행복 연구에 있어 매우 흥미로운 나라입니다. 단기간 내에 엄청난 속도로 경제적 성장을 이뤘지만 부의 축척이 삶의 질과 잘 연결 되지 않는 나라입니다. 삶의 질이 많이 좋아졌는데 삶의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점도 독특한 나라입니다.” 
  그리고 마이크 비킹(Meik Wiking)은 결국  한국 사람이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삶을 남과 비교함’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내가 만난 제자 중에서 지금도 좋은 사제지간으로 지내는 사장님 한 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금 그 제자의 나이가 쉰둘이니 그냥 제자라고 하기엔 그 제자의 시회적 위치가 있어그 제자를 만나면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꼭 그 회사 직함을 부르곤 한다.

  그 제자는 5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학생이다. 초등학교 5학년이면 다음 해에 졸업생이 될 고학년이다. 이젠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책임 질 수가 있어야 하고, 하는 일에 욕심을 부릴 줄도 알아야 하는 학년이다. 그런데 그 학생은 도대체 욕심이 없었다. 담임으로서 더 걱정이 되는 것은 수업도 그렇고, 맡은 일에도 언제나 느려 친구들과 함께 일을 시작하면 제 때에 일을 끝내지 못해 담임을 애태우게 하는 학생이었다. 그 당시엔 학생들이 번갈아 가며 학교의 청소를 맡았는데, 5학년이 되면 꼭 화장실 청소를 맡아야 했다.

  그 학생 팀이 화장실 청소를 맡게 되었다. 청소 시간이 너무 흘렀다 싶어 화장실로 가 보았다. 세상에 다른 친구들은 다 가버리고 그 학생 혼자서 변기의 오래 된 흔적을 닦고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과학실에서 사용하는 약숟가락을 가지고 와서 변기에 머리를 쳐 박고 열심히 그 흔적을 밀고 있었다. 나는 너무나 놀라고 미안하여 왜 혼자서 이렇게  청소를 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참 놀라웠다.

  청소를 할 때마다 오래 된 변기의 흔적을 지우자고 했더니 다른 친구들이 절대 찬성을 하지 않았단다. 그리고 다른 팀들도 모두 그대로 지나갔는데 왜 우리 팀이 그 일을 해야 하느냐고 반대를 했단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두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다른 친구들이 다 돌아간 후 혼자서 그 흔적을 지우고 있었단다. 나는 너무 답답하고 미안했다. 이 사실을 학부모가 알면 어떻게 할까 생각하니 너무 속상했다.

  6학년이 되어서도 나는 그 학생을 담임하게 되었다. 여전히 5학년 때와 같이 하는 일마다 느림보여서 친구들도 함께 팀이 되기를 꺼리게 되었다. 그런데 그 학생이 일을 하고 돌아서면 절대 두 손을 델 필요가 없을 만큼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여 절대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믿음이 가는 학생이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학생은 자기가 하는 일에 대단히 행복함을 느꼈다. 친구들이 어지러 놓은 것을 정리 하는 것도 즐거워했고, 자신의 손을 통하여 모든 일의 뒤처리가 깨끗해지는 것에 만족함을 느꼈다. 자신이 한 모든 일에 행복함을 느끼는 친구였다.

  그 제자를 만난 것은 그 제자의 나이가 마흔 둘이 되었을 때다. 나는 우리 집 화장실의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다. 어느 지인의 소개를 받아 일을 맡기기 위하여 업체의 담당자를 만났는데 세상에 그 학생이 아닌가?

  놀란 것은 내가 아니라 그 학생이었다. 우리는 둘 다 깜짝 놀랐다. 벌써 졸업을 하고 헤어진 것이 이십 오년이 지난 후였지만 아직도 그 얼굴에는 그 제자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연히 타일관련 일을 하다가 화장실을 만드는 사업체를 만들었다고 했다. 처음엔 실패도 많았지만 지금은 제법 인정받은 업체로 성장하고 있단다.

  서로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5학년 때 정말 열심히 청소를 하던 그 모습이 떠나지 않았다. 그 제자가 일을 다 마친 후 나에게 한 말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선생님, 이일이 저에게 가장 잘 맞는 일 인 것 같아요. 일을 다 마치고 돌아보면 내 손끝에서 이렇게 근사한 화장실이 탄생되었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껴요.”

  덴마크는 유엔이 발표한 세계행복지수 1위를 차지한 나라이다. 덴마크는 행복을 ‘휘게(hygge)에서 찾았다고 했다. 덴마크의  ‘휘게(hygge)’는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을 뜻한다고 하는데 덴마크 사람들은 가족들과 친구들과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생활, 일상적인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함에서 행복을 찾는다고 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행복을 찾고 있을까?
  우리는 지금까지 행복을 찾으러만 다녔지 행복을 느낄 줄 몰랐던 것은 아닐까? 이런 우리들의 모습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살아왔기에 덴마크의 행복지수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일을 마치고 얼굴 가득 행복함을 보내주던 그 제자의 모습이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다. 아마 그 제자의 부모님은 행복함을 찾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일찍 깨달은 분이셨던 것 같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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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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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혜량 2020-09-21 08:39:34

    네잎크로바의 행운만을 찾으려고 애를 쓰지 세잎크로바의 행복은 눈여겨 보지 않는 것과 같은것이 아닐까요.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글 잘 읽었습니다.삭제   삭제

    • Yoon 2020-09-17 10:12:17

      비교해서 행복지수가 낮아지는 것은 원인이 아닌 결과아닐까 합니다. 사회전반의 불안정성이 가져온 불안감이 인지 부조화의 위기를 느끼도록하고 그 결과로 비교하도록하죠. 따라서 비교하지마라는 이야기는 원인치료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행위 또는 결과물에 대한 치료에서는 도움이 되겠죠.
      즉 2020년 한국사회에서 비교는 유용한 생존전략이라는 사실은 인정해야할것입니다. 옛날 미국서부에서 총을 사용한것은 위험해서 사용한 것인데 총으로 더. ㅟ험해지죠.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같은문제이죠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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