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시민들에게 시적 영감 전달하고파 돌 등에 詩새겨 
조선소 판넬공장에서 자동 취부.용접장비는 티바를 철판에 마킹된 선에 맞추고 가용접으로 고정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그 장비가 멈추게되면 뒤이은 수많은 공정이 지연된다. 특히 장비가 하는 일을 인력으로 대체하려면 많은 인원이 필요해 장비고장은 신속한 수리가 요구된다. 언제나 현장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하던 박기감. 이제는 퇴직을 했지만 직장동료들이 기억하는 박명근씨의 모습은 아직도 용접봉과 씨름하던 늠름함이 생생하다

 장비의 고압파이프 라인에 균열이 생겨 높은 유압이 형성돼 있는 경우 파이프라인 용접은 오랜 경험과 실력이 있어야 가능하기에 박명근(전 대우조선해양근무) 기감은 싫은 내색 않고 점심시간까지 할애하며 수리해 무사히 장비 가동이 가능하게 해 주었다.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도 수년간 한결같은 서비스 정신으로 흔쾌히 고쳐주기도 했던 친절한 용접 전문가였다. 동료들은 박기감이 있어 판넬공장이 무사히 돌아간다고 칭찬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었다.

시가 있는 산책로 '가실바꾸미'
박명근 기감이 30여년동안 더 나은 기술,더 어려운 영역에 도전하여 취득한 용접자격증은 70여개.  어떤 두께, 크기, 재질의 배관이라도 용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웬만한 6G용접은 다 해 냈다. 두려움 없는 그의 도전정신은 기술 노하우 축적으로 이어져  배관 엘보 부위를 서서 한번에 용접하는 모습이나 작업 후 버리는 용접봉 길이가 2cm 미만이었다는 것은 그의 뛰어난 기술을 증명했다.

동료나 후배에게 아낌없이 조언을 건네기로 유명했던 박기감. 그는 자신의 행동이 기술을 전수하고 배우는 문화로 이어지길 희망했었다. 그런 그에게 요즈음 용접기술과 동떨어진 또다른 면모가 있어 주위시림들을 놀라게 한다. 바로 그의 시(詩) 사랑이다. 손놀림보다는 깊은 사고와 습작,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영감이 필요한 시적 영역이 그를 새로 태어나게 했기 때문이다.

용접전문가에서 시상에 젖어드는 문학도로 
그는 지난 6월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된 '눌산 윤일광 시인의 문예창작반 교실'을 통해 늦깍이 문학도가 되었다. 그리고 언제나 산책길로 삼았던 거제대학 뒷쪽 가실바꾸미 산길. 그가 생각한 건 산행하는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시를 전해주고 싶었다. 바위돌과 정자 기둥 등에 유명 시인들의 시 15여 점을 새기거나 썼다. 월성원자력에서 근무하다가 1982년 5월부터 거제도로 이사와 대우조선에 2015년까지 근무하고 정년퇴직 했다. 그러다 보니 그도 이젠 60대 중반의 인생 2학기를 맞은 것이다. 생의 진수를 보다 깊이 느끼면서 시 사랑에 빠졌다. 사춘기 청소년처럼 곱디 고운 글자로 연서를 쓰듯이 바위에 새긴 그의 시사랑을 소개한다.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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