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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칼럼 한의학박사 염용하-'내 몸 살리는 생각수업'
[염용하한의학박사-'내 몸 살리는 생각 수업⑤']'생각의 깊이가 스스로의 품격을 더한다 '염용하:한의학박사/현 용하한의원대표원장/동국대 한방병리학.상한론 강의/혈액대청소/금궤요략석강/신방팔진의새로운 이해/한방임상복진학/복진과 처방의 실례 등 저술/21대총선출마

               ⑤생각의 깊이가 스스로의 품격을 더한다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중에는 상대의 속마음까지 헤아리며 세심히 배려하는 품위있는 인격을 갖춘 이가 있는가 하면, 생각이 얕아 도무지 함께하기 꺼려지는 이도 있다.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생각의 깊이다. 생각이 깊은 사람은 어떤 모임에서든 모든 참석자를 배려하고 살뜰히 챙기면서 끝맺음을 좋게 하도록 노력한다. 한 사람 한 사람 빼놓지 않고 둘러보면서 질문을 던져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도한다. 혹시라도 오해할 소지가 있는 이야기에는 이러저러한 좋은 뜻에서 한 말 같다는 부연설명까지 곁들인다. 속 깊은 사람의 배려 덕분에 모임에는 웃음과 공감의 분위기가 넘쳐흐른다.

이와 반대로 생각이 얕은 사람은 오직 자기 기분만 챙긴다. 대개 이런 사람과 가까이하면 그날 하루를 망치기 일쑤다. 때로 술만 먹으면 몇십 년 전의 해묵은 일을 꺼내 괴롭히
는 악취미가 있으면 정말 정 떨어진다. 그만하라고 말려봐야 서로 감정만 상하니 “예, 잘못했습니다. 이제부터 더 잘 지내봐요”라고 고개를 숙여보지만 자기 기분에 매몰되어 막무가내로 군다. 똑같은 말을 수십 번 반복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피곤함과 함께 인간에 대한 환멸이 밀려올 정도다.

 차곡차곡 쌓아놓은 감정의 찌꺼기가 제대로 발효도 되지 않은 채 한꺼번에 폭발하니 독하고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며 숨 막히게 한다. 생각이 얕은 사람은 세상만사를 자기 기준으로만 판단한다. 대개는 분한 마음을 억누르며 살아오느라 독기가 꽉 차 
있다. 눈은 이글거리고 얼굴은 뭔가 못마땅한 듯 불만에 가득차 있으며, 입은 냉소를 머금고 있다. 머릿속은 상대를 공격하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해서 어떤 계기라도 생기면 단번에 폭발하고 마는 핵폭탄이 아닐 수 없다. 

 나중을 고려하지 않는 얕은 생각은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본인에게도 큰 상처
를 남긴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기분 좋게 술을 마시다가도 사소한 문제로 시비가 붙어 인생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기도 하는 게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들뜬 기분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앞날을 망칠 수도 있다.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꺼내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널 수도 있다.

 지금 당장 기분 좋은 것만 생각하고 나중의 괴로움과 어려움을 예상하지 못한 채 함부로 행동하기도 한다. 대개 생각이 얕은 사람은 지금 현재의 모습이 계속될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산다. 잘나갈 때 흥청망청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고, 눈살 찌푸리게 행동하며 나중을 생각하지 않는다. 귀가 얇아서 누가 돈을 벌었다는 소문만 들으면 금세 따라하
려고 덤빈다.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은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체를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욕심만 앞선다. 그러다 사기를 당하면 ‘옛날에 내가 잘나갈 때 그렇게 잘해줬는데’라며 분한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러면 불면증, 뒷목 당김, 안구 충혈, 안면 홍조가 생기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배에 가스가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반대로 생각이 너무 깊어도 몸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쓸데없는 생각이 많은 사람은 걱정 안 해도 될 일을 걱정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서도 온갖 경우의 수를 다 생각하느라 긴장성 두통, 편두통, 뇌혈관 순환장애, 공황장애, 두려움, 불안, 노이로제, 대인기피증, 발표장애 등의 스트레스성 질병을 얻게 된다.

《맹자》 〈이루〉편에 “지혜로운 사람이 인기 없는 이유는 따지지도 않아야 할 일을 너무 따져 피곤하게 하며, 그냥 대충 넘어가도 될 일을 깊이 파고들어 묻고 또 물어서다”라고 했다.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선입견이 생길 정도로 따지면 자기도 모르게 기피 인물 리스트에 올라간다. 설령 자기 안에 
풍부한 식견과 통찰력, 경험이 있어도 귀 기울여 들어줄 사람이 없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느냐에 따라 한 번뿐인 우리의 인생을 사는 태도가 달라진다. 태도가 달라지면 주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수 있다. 즉 다양한 인간 군상에서 취할 점은 취하고 버릴 점은 버릴 줄 알게 된다는 뜻이다. 인생은 결코 일방통행이 아니다. 서로 간의 교감과 위로를 통해 교훈을 얻고 내가 기분 나쁘고 이해하기 힘들었던 일을 되새김질함으로써 뭔가를 배울 수 있다면 가장 좋다.

평소에 책을 읽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책은 트렌드와 본질을 통찰하는 힘을 길러준다. 이런 능력을 배양하면 자잘한 세상 풍파 정도는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 게다가 책을 읽으면 전혀 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앞날을 예측하는 안목까지 덤으로 기르게 된다. 생각의 깊이는 세상물정을 정확히 꿰뚫는 가늠쇠와도 같다. 균형 잡힌 시각과 다양한 해석 능력,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력, 변화의 방향성에 대한 예지력, 앎과 행동의 합일이 자연스레 뒤따른다. 여기에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많은 일이 환하게 다가오는 희열까지 더해진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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