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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대우조선해양 37살 사망에 '과로사 산재' 인정 판결2016년 사망 유족, 근로복지공단 상대 소송... 대법원 '원심 파기환송

대법원은 야간교대근무를 기본 근무시간보다 더 쳐주어야 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 저하로 질병이 악화되거나 회복되지 못한 경우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했다. '과로사 산재'를 인정하라는 판결이라고 이를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다.

대법원 제1부(재판장 박정화·이기택·김선수, 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하다 사망한 A모씨의 유가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냈던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는 것.

대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손을 들어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판결은 지난해 12월 24일 있었다고 한다.

A씨는 2009년 4월 입사해 조선소에서 용접 등 업무를 주·야간 교대 근무했고, 협력업체 직원으로 근무하다 경력직으로 채용돼 '취부작업'을 하다 나이 37살인 2016년에 '급성심근염'으로 사망했다.

A씨는 원칙적으로 주 평균 4일, 주간 8시간과 야간 7시간 근무였지만, 사망하기 전 12주간 근무내역을 보면 근무원칙은 잘 지켜지지 않았고 근무일정도 불규칙적이었고 한다.

A씨는 총 업무시간이 사망 전 1주간은 47시간(야간 30시간), 2주간은 47시간(야간 10시간), 3주간은 30시간(야간), 4주간은 46시간(야간 10시간), 5주간은 49시간(야간 40시간) 등이었다.

A씨는 2016년 10월 말부터 설사, 몸살, 미열 등이 동반된 상기도감염, 장염 등 증상이 있었고, 앞서 2013년경 '출혈이 있는 급성 위궤양'을 앓은 것 외에는 특별한 기초질환이 없었고 평소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으며, 체중과 혈압은 정상이고 흡연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동료는 법정에서 A씨에 대해 "경력직이라는 이유로 신입사원들에 비해 난이도가 높고 힘든 작업들을 많이 했고, 2016년 8월 이후에는 연차소진 강요와 연장근무 통제 강화로 인해 실제 작업자와 작업시간이 줄어든 상태에서 종전과 같은 작업량을 맞추어야 했기 때문에 단위시간당 업무강도가 높았다"고 증언했었다.
 

"근무자가 받는 피로와 스트레스 등 부정적 영향"

법정 증언과 대우조선해양의 사실조회 회신 등에 대해, 대법원은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 인과 관계를 인정할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상병 발병 당시 만 37세의 건강한 성인 남성으로 평소 특별한 기초질환이 없었고, 업무상 요인 외에는 초기 감염이 이 사건 상병으로 급격히 악화돼 사망에 이를 만한 요인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판례를 인용한 대법원은 "오랜 기간 불규칙적으로 계속되는 주야간 교대제 근무를 하면서 육체노동을 했으므로,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누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야간 교대 근무가 취침시간의 불규칙, 수면부족, 생활리듬과 생체리듬의 혼란으로 피로와 스트레스를 유발해, 그 자체로 질병을 촉발하거나 또는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가 신체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질병의 발생, 악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주야간 교대 근무의 일정과 주기가 불규칙적이라면, 근무자가 받는 피로와 스트레스 등 부정적 영향이 더욱 클 것이라는 점은 쉽게 추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A씨와 관련해, 대법원은 "동료 증언이나 망인의 진급시기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평소 평균적인 동료들보다 성실히 근무했고, 그 업무 강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또 작업장은 작업인력이 다소 부족한 상황이어서 사측이 정한 휴무 일정 외에는 개인적인 사유로 연가를 사용하여 휴무하기는 어려웠던 상황으로 보인다"고 봤다.

또 "망인의 업무는 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운 업무, 교대제 업무,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등과 같은 업무 부담 가중요인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업무에 해당하므로, 상병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52시간에 미달하더라도 업무와 질병 사이의 관련성이 증가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결국 망인은 평소 주야간 교대 근무 등으로 인하여 육체적, 정신적 과로가 누적돼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초기 감염이 발생했고, 그런데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야간근무를 계속하던 중 초기 감염이 급격히 악화돼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해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상병 발병 전 12주 동안 망인의 업무시간이 '개정 전 고시(노동부)'에서 정한 1주 평균 60시간 기준에 미달한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 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는 업무상 재해의 상당 인과 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유족을 대리했던 법무법인 '여는' 김두현·이환춘·권두섭 변호사는 "이 사건 상병은 '급성심근염'인데, '심근경색'과는 달리 감염성 질병이어서 의학적으로는 과로와 직접 관련이 없고, 그래서 근로복지공단 단계에서는 인정이 사실상 어렵고, 재판에서도 매우 어렵다"며 "대법원은 '주야간 교대근무는 생체리듬 혼란으로 면역력을 저하시켜 질병의 발병, 악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산재로 인정한 판결"이라고 했다.

김두현 변호사는 "과로성 질병·사망은 근로시간만으로 근로복지공단이 판단을 많이 하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반성적 고려로 만들어진 현행 노동부의 기준을 참작해서 판단할 수 있고, 야간교대근무는 근무시간보다 더 쳐줘야 하며,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 저하로 질병이 악화되거나 회복되지 못한 경우도 업무상질병으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한 부분이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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