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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재 대한항맥외과원장의 의학상식② '변비(便祕)'민병재:고현 대한항맥외과원장

                     ②변비(便祕) 
                             
민병재: 고현대한항맥외과원장 

 인생을 살아가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대부분 오감(五感)에 의해서 일어난다. 즉, 보

는 즐거움인 시각, 듣는 즐거움인 청각, 향기를 맡는 즐거움인 후각, 맛을 보는 즐거움인 미각 그리고 닿고 만지는 촉각의 즐거움이 있다. 그 중에 하나라도 잃는다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따를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가.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감을 제대로 갖추고 살고 있으면서도 그 고마움을 모르고 있다.

필자는 여기서 오감(五感)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그러나 매우 중요한 즐거움인 배출의 즐거움을 추가하고 싶다. 배변(排便)이다. 살아가면서 변을 못 보는 고통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만지는 오감은 모두 받아들이는 즐거움이지만 배변은 내놓는 즐거움이다. 속을 비우는 즐거움이다. 비우지 않고서야 어찌 받아들이는 즐거움이 있겠는가. 물이 가득 찬 항아리에는 물을 더 이상 채울 수 없지 않은가. 비우는 즐거움이야말로 다시 채울 즐거움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잠시 딱딱한 의학 서적을 펼쳐 변비에 대해 알아보고 넘어가자.
 
변비는 너무 단단하고 양이 적은 변 또는 드물게 배변하는 동안에 과도한 힘을 쓰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개 일반적인 사람의 정상 배변 횟수는 통상적으로 일주에 3~12번의 범위를 가진다. 그러나 1주에 2번 이하의 배변을 하거나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는 경우 및 배변이 어려운 경우를 변비라고 할 수 있다.

변비의 원인으로는 대장 종괴, 대장의 협착, 거대결장증, 항문질환 등의 구조적 이상이나 내분비적 이상, 대사장애, 신경학적 장애 등의 전신적 질환에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하며, 마약, 이뇨제, 제산제, 빈혈약 정신과적 약물 등의 약제에 의해 유발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변비 환자들이 구조적 장의 이상이나 운동성 질환 또는 전신적 질환에 의한 변비보다는 경도의 증상들을 가지고 불충분한 섬유질과 수분의 섭취나 나쁜 배변 습관들에 의해 변비의 고통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보존적 식이요법으로 개선될 수가 있는데,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불응성 변비가 문제가 된다.

불응성 변비의 대표적인 질환이 대장무력증인데, 대장이 무력해져서 대변의 통과시간이 지연되는 경우이다. 정상적인 대장통과시간은 약 24-35시간인데, 72시간 이상 지연되는 경우 대장무력증이라고 할 수 있다. 여자 환자, 정신사회적인 문제나 성적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변비의 표준 치료로서 가장 먼저 보편적으로 시행하게 되는 것이 식이요법인데 적절한 식이 섬유소나 수분의 섭취는 반드시 권장되어야 한다. 식이 섬유소는 일시적으로 복부 팽만감과 부글거림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변비 환자에게 일차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러나 대장의 무력증이나 구조적 장애로 인한 배출 장애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때는 삼투성 하제나 비흡수성 당류, 계면활성제와 같은 약제를 병용하기도 하고 이완요법이나 바이오피이드백(Biofeedback)과 같은 치료를 하기도 한다.관장(Enemas)은 간단하며 또한 대부분 즉각적으로 급성 변비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심한 변비 환자의 약물치료에 앞서 대장을 자극해서 편안한 배변을 유도하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쓰기도 한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좋지 않다.

구조적 이상이나 전신질환, 약제, 정신과적 질환에 의한 변비는 특별한 상황으로서, 보다 전문적인 의료기관으로 가서 수술이나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위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배변 장애는 식생활의 이상과 나쁜 배변 습관, 운동 부족, 정신적 문제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생활에서 하나씩 고쳐나가면 되는 것이다.
요즘 세상살이가 얼마나 정신없이 바쁘고 가파르고 각박하지 않은가. 이 세상 살아가는 중에 변비가 한 번이라도 오지 않으면 이상한 세상이 되었다.

몸은 마음을 따른다. 욕심을 버리고 조바심을 버리고 항상 편안한 마음을 가지면 우리의 몸도 편안하고 잘 버리게 된다. 똥이 예쁘게 나오고 수월하게 나오게 된다는 말이다. 버려서 비우고 나면 오감의 즐거움을 다시 채울 수 있지 않겠는가.

맑고 고요함[淸靜]은 덕(德)의 최고 경지이고, 부드럽고 약함[柔弱]은 도(道)의 핵심이며, 비움과 편안함[虛無恬愉]은 만물의 으뜸이다.”라는 옛말의 가르침에 따라 ‘잘 비우는 삶’을 위해 우리 함께 노력하자.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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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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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경 2021-01-19 23:24:26

    비워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진리를 한번 더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글이네요. 몸을 비우듯이 가끔씩 마음도 깨끗하게 비우는 연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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