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 신성구-'생활법률이야기⑩]'쌍무계약 불공정 법률행위로 무효경우 합의의 효력(무효)'

법무사 신성구-'생활법률이야기⑩]'쌍무계약 불공정 법률행위로 무효경우 합의의 효력(무효)'신성구: 법학박사/법무사신성구 사무소장

박춘광 기자
승인 2021.04.30 02:46

주제 10) 매매계약 등 쌍무계약이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인 경우 그 계약에 관한 부제소 합의의 효력(무효)
-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50308 판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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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의 요지

매매계약과 같은 쌍무계약이 급부와 반대급부와의 불균형으로 말미암아 민법 제104조에서 정하는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한다면, 그 계약으로 인하여 불이익을 입는 당사자로 하여금 위와 같은 불공정성을 소송 등 사법적 구제수단을 통하여 주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제소합의(不提訴合意) 역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다.

해설

  민사소송에서 변론은 원고가 낸 소장의 청구취지에 따라 특정한 내용의 판결을 구하는 진술을 함으로써 시작되며, 원고가 본안의 신청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출하는 소송자료를 공격방법(攻擊方法)이라 하고,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기 위해 제출하는 소송자료를 방어방법(防禦方法)이라 하는데, 이를 합하여 공격방어방법(攻擊防禦方法)이라고 한다.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방법에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부정하는 부인(否認)과 소(訴)의 각하나 원고청구기각을 위하여 여러 가지 필요한 사실상의 진술하는 항변(抗辯)이 있다.
소송상의 항변에는 소에 소송요건의 흠이 있어 소가 부적법하다는 본안 전 항변(本案前抗辯, 실체법상의 효과에 관계없는 항변)과 상대방의 증거신청에 대하여 그 부적법 또는 증거능력이나 증거가치의 흠결을 주장하여 그러한 증거방법의 채용을 채용하지 못하도록 요구하는 증거항변(證據抗辯)(예: 서증위조의 항변 등)이 있다.

  소송요건의 대부분은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에 속하는 것이므로 피고의 항변은 법원의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의미밖에 없다. 그러나 피고의 주장을 기다려 비로소 법원이 고려하여야 할 소송요건으로서, 임의관할 위반의 항변(민소법 30조), 소송비용 담보제공의 항변(민소법 117조, 119조), 중재합의 존재의 항변(중재법 9조). 부제소특약(不提訴特約)의 항변(抗辯) 등이 있다.

  본안의 항변(실체법상의 효과에 관계있는 항변)은 실체법상의 법률효과에 관한 항변, 즉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기 위하여 원고주장사실이 진실임을 전제로 하여 이와 양립 가능한 별개의 사항에 대해 피고가 하는 사실상의 주장을 말한다. 원고의 권리발생사실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그 권리발생장애사실(예: 통정허위표시 등 그 법률행위의 무효사유로 대응하는 경우 등), 소멸사실(원고주장의 채권에 대하여, 소멸시효완성의 주장 등) 혹은 행사저지사실(예: 유치권, 건물매수청구권, 보증인의 최고검색의 항변권 등)을 주장하는 것이 항변이 된다.

  어떠한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당사자 간에 원만한 타협을 본 끝에 장차 민ㆍ형사상의 일체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합의(합의각서)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부제소특약(不提訴特約)이다. 이 합의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사법상(私法上)의 부담(負擔)으로 유효하다는 것이 통설이다.

  판례는 일반 민사소송의 경우에 「특정한 권리나 법률관계에 관하여 분쟁이 있어도 제소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에 위배되어 제기된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라고 하였다(대법원 1993. 5. 14. 선고 92다21760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다8388 판결 등).
  한 쪽 당사자가 부제소특약에 위반하여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다른 쪽 당사자에게 항변권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가 방소항변(妨訴抗辯)으로 부제소합의계약의 존재를 주장하게 되면 소의 이익은 흠결로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매도인 甲과 매수인 乙은 2005. 4. 22. 경상남도 거제시 00동 00 대200㎡를
6억 원에 매매하면서 “이후 가격의 높고 낮음에 관한 일체의 민ㆍ형사상의 문제나 민ㆍ형사상의 소송은 양측이 제기하지 못한다.”는 합의를 한 경우 등이다.부제소 특약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① 특약 자체가 불공정한 방법(민법 제104조)으로 이루어져서는 아니 되며(약관규제에 관한 법률 제14조 참조), 또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하고, ② 당사자가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는 권리관계, 즉 처분권주의에 의하는 경우이어야 하며, ③ 특정한 권리관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위 매매계약이 급부와 반대급부와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민법 제104조에서 정하는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한다면, 그 계약으로 인하여 불이익을 입는 당사자로 하여금 위와 같은 불공정성을 소송 등 사법적 구제수단을 통하여 주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제소합의 역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