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201)
'봄날에도 그리운 봄'

박  미  랑

당신이 사무치게 그리운 건
봄 탓만이 아닙니다
봄꽃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당신
봄이 오면 당신 그리움에
봄인데도
봄이 그립습니다

당신이 그리워 봄이 오는 건지
봄이 와서 당신이 그리운 건지
봄길 따라 왔다가
봄길 따라 떠나간 당신
봄길 따라 다시 오시려나
봄인데도
봄이 그립습니다

겨울이 왔다가고
여름이 왔다가도
나에겐 언제나 봄 입니다
봄은 그리움 입니다
당신은 따뜻한 나의 봄입니다.
봄인데도
봄이 그립습니다.

감상)

윤일광 시인

시 <봄날에도 그리운 봄>은 모두 20행의 시다. 이 20행의 시 중에 제목 포함 ‘봄’이란 시어가 무려 19회 나온다. ‘봄’은 계절적 현실의 봄이면서도 동시에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중의적 함축성을 내포하고 있다.
시의 3연 모두가 ‘봄인데도 /봄이 그립습니다’라는 반복된 운율을 선택함으로 그리움에 대한 절실하면서도 애틋한 감정을 독자에게 전달해 준다. 누구나 그리움의 대상이 다를 뿐 가슴 한 가운데에는 그리움의 감정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그리움은 삶의 에너지이며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하다.
특히 이 시는 1연과 2연에서 사용하던 ‘두운(頭韻)’의 기법을, 3연에 가서는 살짝 구조의 변화를 보임으로 박미랑 시인의 뛰어난 시적 구성능력을 엿볼 수 있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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