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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209):고동주] '뒤돌아보니'고동주) 둔덕출신, 눌산문예창작교실 수료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209)
      뒤돌아보니

 

 

 

 


      고동주

사진속의 나
탱자나무 하얀 꽃 보며
말갛게 웃고 있다

인화지는 바래지고
기억은 희미해져도
추억은 온전하게 남아
사는 일이 외롭지 않다

지난 삶도 한 번씩 끄집어내어
다시 보는 사진처럼
또 다시 살 수 있으면

아쉽고 안타까워
돌이키고 싶었던 순간들
하나, 둘 다시 꺼내보는
사진이면 좋겠다

            윤일광 시인

감상) 
시의 흐름은 ‘옛 사진 → 되돌아갈 수 없는 지난 날 → 그리울 때 꺼내보는 사진 →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연결고리로 이루어졌다. 시의 화자는 ‘탱자나무 하얀 꽃을 배경으로 웃고 있는 옛 사진’을 보며 회상에 젖는 것으로 시작한다. ‘인화지처럼 바래진 기억’일지라도 지나간 것은 아름답고 소중하다. 내가 살면서 외롭지 않는 것은 그런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시적화자는 사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보고 있다. ‘사진’이라 쓰고 ‘추억’으로 읽어야 하는 시다.

그러나 시적화자가 가슴 아파하는 것은 추억은 추억일 뿐 그때로 되돌릴 수 없다는 현실 때문이다. 사진을 꺼내보듯 삶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좋으련만 재생할 수 없는 안타까움 그게 바로 우리 인생이고 삶이다. 니체가 《즐거운 지식》에서 갈파한 <아모르 파티(Amor fati)>이다.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나 상황을 받아들인다는 <운명애(運命愛)>라는 사상이 이 시의 바탕에 깔려 있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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