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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212):한솜 윤석희] '겨울 풍경화'윤석희: 아호한솜/《수필과비평》隨筆,《문장21》詩등단/수필집《바람이어라》《찌륵소》펴냄/계룡수필문학회원/눌산문예창교실수료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212)
     겨울 풍경화

 

 

      

 


 

     한솜 윤석희

메밀묵 사려 찹살떡
메아리도 청량하게
아파트 창문을 두드렸어
신도 꿰지못하고 달려 나갔지
가슴 가득 차오르던 소리
아스라이 흩어져가며 적막만 깊어 갔어
불현듯 잊었던 별 하나
싸늘한 밤 하늘에 떠 올랐어

아버지 퇴근길에
가슴팍에 품고오던 따스한 국화 풀빵
손시린 바람도 볼을 대며 붉어졌지
드럼통에서 몸 뒤척이며
누런 속살 익혀 가는 군 고구마 구수한 향에
콜록거리는 거리도 불을 쬐며 훈훈했지

독아지 깊숙이 야들한 홍시
뜨끈뜨끈한 아랫목에 불러 들이면
합죽 할미 곰삭은 옛날 얘기 쭈욱 발을 뻗곤했어
함박눈 펑펑 맞으며
눈 사람 굴려가는 아이들 웃음소리에
푸근히 그려지는 겨울 풍경화여!

 

       윤일광 시인

감상)
디지털시대의 특징은 속도에 방점을 둔다. 속도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은 느림이나 기다림의 미학은 아날로그시대의 산물쯤으로 여긴다. 메일보다는 느리지만 소인 찍힌 편지가 훨씬 감동적이라는 것을 잊고 산지 오래 되었다. 밤이 깊어지면 골목에서 “메밀묵 사려, 찹~~살~~떠어억~~”하고 외치는 소리를 기억하고 있는가? 아버지께서 퇴근하면서 가슴팍에 품고오던 따스한 국화 풀빵, 그리고 군고구마의 따뜻하고 달콤한 추억을 기억하고 있는가? 독아지에 숨겨두었던 야들야들한 홍시 맛을 기억하고 있는가?
돌아보면 그때는 참으로 사람 사는 맛이 있었다. 현대가 허용한 타당한 이기주의는 이 모든 것을 다 가져가 버리고 말았다. 지금 시인이 하고 싶어 하는 말은 무엇인가? 겨울풍경화를 통해 사람 냄새나는 삶,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정, 조금은 느리다 할지라도 일상의 여유를 찾는 훈훈한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하고 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애틋한 그리움을 느끼게 한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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