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송진포 러일전쟁 기념비
전략적인 요새항 송진포

 거제 북단에 위치한 송진포는 대봉산 자락이 남으로 감싸고 앉은 조용한 항구다. 항구를 벗어나면 이웃 부산, 마산, 진해만의 뱃길이다. 칠천도가 가로막고 있어서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새지다. 그런 이유로 임진란 때는 일본군이 송진포 뒷산과 앞산 그리고 군항개 뒷산에 성을 쌓았다. 정유재란 때는 앞 바다에서 격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장목항에 장목과 송진포의 두 개의 항구가 칠천도 섬이 막고 있어서 군사적으로 요새지다. 지형적으로 육지의 큰 도시와 연결이 용이하고, 서해와 동해 멀리 태평양까지 자유로이 다닐 수 있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일본은 이웃 진해를 두고 송진포를, 러일전쟁 때 해군 기지로 삼았던 곳이다.

 송진포는 농어업을 하는 한적한 갯마을이다. 마을은 아담한 산세에 둘러싸여 외부와 단절되고 장목 포구와 연결되는 바다 입구는 2백m정도의 좁은 수로 하나만 트여 있다. 임진란이 일어난 1592년 6월 왜장 협판안치(協坂安治)가 거느린 43척의 일본 함대가 부산을 떠나 거제 쪽으로 와서 옥포만에서 분탕질을 치고 있을 때 이순신 장군이 일본 함대를 격침시키고 왜적을 무찔러 옥포대첩(壬辰海戰勝捷)을 거뒀었던 옥포만과 정유재란 때 원균이 대패한 칠천량 해전등 유서 깊은 전쟁 유적지가 이웃에 있는 중요한 군사적인 항구다.

송진포에 일본 해군 기지
  일본은 러시아를 치기 위해  1903년 9월 30일자 군령해(軍令海) 제1호 “방비대 조례”를 정하여 1904년에 거제 장목 송진포 방비대를 설치하였다. 1904년 8월에는 진해만을 해군가근거지로 하기 위해서 제3임시 포대 축성단이 파견되었다. 마쓰이(松井庫之助)공병중좌 지휘 하에 축성단은 8월 중순 가덕도와 저도에 상륙, 1905년 1월까지 포대공사를 완료했다. 축성단은 거제 송진포와 진해만을 연결하는 해군가근거지를 설치하기 위한 부대였다.

  1904년 8월 11일, 송진리 430번지～553번지 일대(송진포 국민학교)는 일본해군용지로 편입되었고, 그 주변에 거주하던 주민들은 신촌, 궁농(森村) 마을로 이주하였다. 일본 해군비밀문서에는‘송진포 지역은 해군기지 설치를 할 때 대한제국의 외무대신 조병직이 허락을 해줬다. 정부에서 수락했기 때문에 송진포 지역의 주민들은 포대 설치를 할 때 이웃 마을로 이주를 했다. 보상도 한푼 받지 못했다.

  장목 송진포 해군기지 내에는 우편취급소, 해군용 통신소, 진해만방비대 사령부, 해군병사(海軍兵舍), 병원, 은야공장(銀冶工場), 화약고, 수답창고 등을 설치하였다. 또한 마산헌병대 송진포파견소, 마산주재영사관 순사 2명을 파견하기도 하였고, 일본인 수산 감독소, 송진소학교(일본인 학교) 등을 설치함으로써 일본인 이주어촌보다 거대한 군사기지로 바뀌었다.

도고의 전쟁기념공원화
  송진포 방비대는 1912년 진해만요항 사령부로 이전하고, 그 일대는 도고의 전쟁기념 공원으로 바뀌었다. 이곳은 헌병대 송진포 분견대와 일인 소학교를 남겨 두고 일본 신사터(구 송진포국민학교 뒷편)에 도고의 전쟁기념비와 공원을 조성하기 시작하였다. 1931년 5월초부터 부산죽본조(釜山竹本組) 공장에서 기념비를 제작하여 진해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죽본조에서는 석공 10명이 진해로 출장하여 진해산 석재로 기념비를 제작하고, 5월 23일 진해에서 출발하여 송진포로 선박을 이용하여 기념비를 운반하였다.

일본군 사령관 도고헤이아찌로 장군이 러일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탑을 거제시 사등면 취도에 설치했었다.

2005년 6월 당시 김한겸 거제시장이 취도의 러일전쟁 기념탑을 관광자원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시민단체 등이 일본 항거의 뜻으로 승전탑을 동을 쌓아 막고 평화의 탑으로 명명했다.

 이 기념비를 세우기 위해서 1931년 1월 22일 통영군청루상회의실(統營郡廳樓上會議室)에서 기념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일제는 “송진포 일본해전연합함대 근거지기념비건설회(松眞浦日本海戰聯合艦隊根據地記念碑建設會)”를 조직하고, 진해만 요항부 사령관, 통영군수, 거제경찰서장 야미시다(山下), 가네마루 도의원, 각급 학교장, 사등면장 조기륜(曺氣輪) 등이 참여하였다. 이날 기념비를 건립하기 위해 지역 내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조직체를 구성하기에 이른다.

  이날 준비 위원회는 회장 통영군수, 부회장 가네마루(일인, 도평회의원), 송병문(宋秉文, 경남도평회의원), 상임위원 김종원(金宗元), 김기정(金基正)외 4명의 일본인(이하 통영), 지익강 이운면장, 조기륜 사등면장 외 4명의 일본인(이하 거제) 등이 선임되었다.

  특히 지역 내 일본인과 조선인 유력자들이 성금을 내었는데, 성금 자는 진정률 150원, 서태문 2천원, 김영수 10원, 김혁구(金赫救) 10원, 정대고(鄭大高, 장목면) 30원, 김경(金敬) 50원, 유주실(兪周實) 20원 등이었다. 지역 유지들의 성금으로 조성한 기념공원은 1945년 8월 15일 해방될 때까지 해군 기념일 마다 성대하게 기념행사를 개최하였다. 러일전쟁 기념행사를 연례적으로 개최했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이 신문 기사를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다.

   1931년 5월 27일 기념비 제막식과 성대한 기념식을 거행하고 축하행사를 펄쳤다. 또한 1935년 5월 28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제30회 전승기념제를 성대하게 진행하였다. 진해에 소림(小林)요항사령관을 비롯하여 각 지역 헌병분대, 보통학교장, 소학교장, 소학교 생도, 지방유지 등 수 백 명이 참석하여 도고헤이하지로 원사의 제문낭독, 소림사령관의 인사말 등을 하였고, 제국해군 만세삼창을 부르고, 오후 2시쯤 마쳤다. (부산일보 1935. 6. 1)

무단점령자 만행
  거제군 장목면 송진포리 238(박학주97세)의 1971연대 증언이다.     실제 경험한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한다. 당시 일본 해군 함선 40여 척이 칠천도 해협과 송진포 입구에 정박하였다. 처음 보는 군함과 일본 군인들을 보고 모두 겁을 먹었다. 당시 이 마을은 밀양 박씨 30세대와 김씨 등 38호가 살고 있었다. 송진포에 상륙한 군인들은 주민들을 모두 쫓아냈다. 일부는 친척을 찾아갔고 대부분 고개 너머에 있는 궁농 안쪽으로 이주를 했다. 송진포에서 약 3k쯤 떨어진 곳이다. 신촌(新村)은 그 때 새마을이 생겼다고 신천이다. 쫒겨 난 사람들의 불평과 폭동을 막기 위해서 우리를 감시하는 부대가 신촌 마을에 생겼다.

 송진포국민학교 뒤편 언덕을 갈아 병영을 구축하고 포구에는 산더미 같은 석탄과 군량미를 쌓아 놓았다. 동향평팔랑(東響平八郞) 휘하 일본해군들은 송진포에서 8년 동안 불법 점령하고 있으면서 한국침략 전초기지를 구축하고, 1907년에 일본인 자제를 공부시키기 위해 송진포국민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우체국을 설치, 일본과 직통전화까지 할 수 있었다. 해저로 전화선이 깔려 있었는데 그곳이 궁농 자갈 밭 있는데서 시작 하여 대마도로 연결되었다. 지금도 그때 그 자리가 잘 남아 있다.
  마을을 떠나지 않는 가옥을 폭파하기도 했지만, 우리 관원은 얼씬도 못했다. 인근 저도 에서는 그 해 2월 일본 상선이 들어와 쉬었다 가겠다고 하고는 그 해 추석날 50가구 주민들을 총으로 위협 쫓아냈다. 주민들은 인근 구영 옥포 쪽으로 쫒겨 났다.  

러일전쟁 승전 기념탑
  도고해이하지로가 러시아 함대를 격파하기 위해 출동하면서 써 놓은 전문 행식의 글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1931년 5월 27일 기념비를 세웠다. 이 해전을 기념하기 위해 송진포에 거주하는 일인들에 의해 송진초등학교가 있던 뒷산 (송진포 山58-1)번지에 사방 8.5m, 높이 1.5m의 화강암 기단에 높이 10m의 콘크리트 탑신을 세우고 해전당시 사령관인 도고의 작전명령 제1호인 황국(皇國)의 흥망은 이 일전(一戰)에 있다. 장병들은 ‘일층분발’ 노력하라는 명령을 내린 전문을 돌에 음각 하여 기념비를 세웠다.
 전문 내용, 「敵艦隊見警報接聯合艦隊欲直出動擊滅本日天氣晴朗 東鄕平八郞書」 
 해석, 적 함대를 발견하였다는 긴급한 보고를 받고, 연합함대는 곧 출동하여 적을 격멸하라 그날의 날씨는 청명하였으나 파도는 높았다. 동향평팔랑이 글을 쓰다. 이 탑의 내용을 보면, 앞면 “皇國興敗在此一戰 各員一層奮發”  해석 ‘황국의 흥하고 패하는 것은 이번 전쟁에 있다. 각각 일층 분발 하라’ 측면에도 전문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 비석을 새우고 승전기념일인 5월27일을 일본해군의 날로 정하고 이날 제막식을 가진 것이다. 제막식에는 한국인 만 여명을 동원하여 참배케 했고, 매년 기념식을 가졌다. 그리고 학생과 주민을 동원하여 참배케 하였다. 송진포는 2차 대전에서 일본이 항복하기까지 일본인들의 성지로 일본해군정신의 요람으로 보존했다.

송진포 승전기념비 파괴
  1945년 8월 15일 해방 후, 1947년 이승만 대통령의 명에 의해 우리 해군과 대한청년단(서부청년단)이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했다. 파괴된 비석은 장목지서 돌다리로 사용하였고, 계단과 주위 시설물을 뜯어다가 담장과 전답의 축대로 사용하였다.

도고헤이아찌로 장군의 승전 기념비를 발견해 현재 거제시청 물품 착고에 보관 중이다.

일본 비석 발견 
1971년 초가을 문화유적지 조사차 장목에 갔다. 그때는 장목에 버스가 다니지 않았다. 주민들은 대부분 어선을 타고 다녔고. 가까운 곳은 고개를 넘어 걸어서 다녔다.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 구영성지와 율천성을 조사하고 오는 길에 장목 지서 앞에 있는 돌다리가 보통돌이 아닌 것 같아서 거울을 반사하여 들여다보니 돌다리 아래 글이 쓰여 져 있었다. 참으로 이상한 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실을 동아대학교 박물관장 김동호 문화재 위원에게 전화로 알렸더니, 김 교수가 다음날 장목으로 오겠다고 한다. 그날이 일요일이다. 그때는 부산에서 장목, 하청, 성포를 경유해서 통영, 여수로 다니는 배가 있었다.
 
  김 교수가 와서 장목지서 앞 돌다리를 살펴보더니 “이 돌다리는 일본 도고헤이하지로 비석인데, 이래서야 되나,” 하면서 안 좋은 표정을 한다. 장목 김종석 해동병원장을 만나. 이런 사실을 말하고, 점심을 먹고 그길로 오토바이를 타고 거제 경찰서로 갔다. 김천수(金千壽) 경찰서장을 만났다. “치욕적인 전쟁문화의 일본 비석이라 할지라도 역사성이 있는 것인데, 경찰관서의 돌다리로 사용해서야 되겠느냐, 일본 사람들이 알면 국제적인 망신이 된다. 경찰서로 옮겨 보관하는 것이 좋겠다.” 는 말을 하니까 서장이 그 말이 옳다고 하면서 그 자리서 장목 지서에 전화를 하여 돌다리로 사용하고 있는 비석을 당장 가져오라고 엄명을 한다. 경찰서장의 전화를 받고, 장목지서에서 이 돌다리를 옮기면서 침략자 일본의 비석을 왜 경찰서로 옮기려고 하느냐며, 곡갱이로 내려쳐서 두 동강이 났다.  거제경찰서에 보관 하고 있다가 1982  5월 14일 거제군으로 옮겨와서 현재까지 보관하고 있다.

항거하던 당시 시민단체들(하)과 도고 장군의 승전 비석(상)

 비석 복원 관광 자원화
동향평팔랑의 비석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일본에서는 그 비석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그 비석을 일본으로 돌려 줄 것을 여러 차래 요구해 왔다. 그럴 때마다 고려시대 일본으로 탈취해갔던 거제 하청 북사의 동종(銅鐘)과 교환을 요구하였으나, 동종은 일본 중요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어서 안 된다고 한다. 1980년 3월 21일 거제질청 국비 지원을 얻기 위해서 내가 문화재 관리국에 출장을 갔다. 문화재 관리국 이한홍 기획관을 만나서 그분의 소개로 한일문화교류협회 엄현섭(嚴賢燮) 회장을 만나, 한일 문화 교류 차원에서 러일전쟁 기념비 복원 논의가 있었다.

   1980년 8월 10일 엄현섭 회장과 일본인 이노우에스카사(井上司)와 협의하여 일본에서 복원비를 부담하기로 하고 송진포 비석 복원계획을 하게 되었다. 1981년 2월 17일 한일문화교류협회 엄현섭 회장으로부터 복원 청원서 접수가 접수되었다. 1981년 3월15일 엄현섭 외 일본인 이노우에스카사(井上司)와 5명이 거제군에 와서 이봉목 군수 와 상담하여 복원 합의를 했다. 1981년 1월 7일 엄현섭 외 일본인 2명이 또 거제군에 래방하여 이봉목 군수와 제차 논의를 했다. 1981년 1월 14일  한일문화교류협회로부터 복원 업무 추진 계획서가 접수되었다. 1981년 2월 17일 한일문화교류협회 엄현섭 회장과 일본인 일행이 거제군을 또 방문하여 비석 복원 논의가 최종 결정되었다. 1981년 3월에 최종호 경남 도지사가 현지답사를 2회 하였다. 1981년 4월 22일 소요예산 2억5천 만 엔을 일본에서 지원 하겠다는 통보가 왔다. 1981년 11월 10일 복원계획서 경남도에 보고

거제군과 한일문화교류협회와 복원 협약
  부지 3.000평, 기단 4단 화강석, 비신 고 160cm, 폭 60cm, 진입로 200m ,계단 70m, 선착장 신축, 조경 등의 사업이었다. 1981년 2월 5일 일본비석 복원을 위하여 한일문화교류협회에서 거제군 문화공보실에 비석복원 학정 통보가 왔다. 1982년 4월에 경상남도에서 복원 기본 방침 결정  1982년 전두환 대통령 연두 순시시에 복원에 대한 보고를 하여 대통령의 재가를 얻었다. 
  
복원 기사가 나오자, 3.1독립 기념회와 8.15광복회에서 매국노적인 행위라며 반발을 하여 무산되었다. 이로 인해 나는 친일파로 몰려 곤욕을 치렀다. 치욕적인 역사라 할지라도 후세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국가안보의식 고취와 관광 자원으로 삼고 또 대국민적인 견지에서는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더욱 발전하는 국제 사회의 초세(超勢)로 보아 선진 우호를 위하고, 우리 국민의 관용 심으로 자신감을 같고 국제우의 증진에 기여하도록 한다는 뜻이다. 치욕적인 역사도 역사다. 우리 국민들이 일본인들 보다 못한 것이 없는데, 왜 우리는 일본의 침략을 당하며 살았던가 하는 국민정신 계몽을 위한 교육장으로 활용하면서 국제 적인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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