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32) 가. 甲이 지능이 박약한 乙을 꾀어 돈을 빌려주어 유흥비로 쓰게 하고 실      제 준  돈의  두 배 가량을 채권최고액으로 하여 자기 처인 병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안에서,甲의 기망을 이유로 한 乙의 근저당권설정계약취소의 의사표시가 금전소비대차계약을 포함한 전체에 대한 취소의 효력이 있다고 한 사례  나.“가”항의 경우 취소의 결과 발생한 丙의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의무와 乙의 부당 이득반환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본 사례                               - 대법원 1994. 9. 9. 선고 93다31191 판결 -

 사실관계
 ① 원고는 60 내지 65 정도의 지능지수를 가진 자로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하나 기억력 및 집중력 등에 상당한 정도의 제한을 보여 자신의 집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을 기억하지 못하며, 한글 해독능력도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수준으로 자기 행위의 결과를 인식,판단하여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의사능력이 박약하여 통상인의 경우에 비하여 정신적 능력 또는 지능이 박약한 자이다.
 ② 소외 1은 원고와 같은 마을에 거주하고 있어 원고가 정신적 능력이 박약한 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 그러한 점을 이용하여 원고로 하여금 그 소유의 부동산을 타에 매도하거나 근저당권을 설정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금원을 마련하게 하여 위 금원을 편취하거나 원고와 함께 유흥비로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행정서사 사무실을 경영하고 있던 소외 2를 찾아가게 되었다.
 ③ 소외 2는 위 소외 1과 함께 자신을 찾아온 원고의 정신능력이 박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1989. 10. 19.부터 1990. 4. 30.까지 사이에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게 하고 소외 2 또는 그의 처인 피고를 대여자 명의로 하여 주로 피고의 자금으로 합계금 9,600,000원 가량을 대여하였다.
 ④ 소외 2는 1990. 3. 6. 그 동안 원고에게 대여하여 준 금원과 같은 날 대여하는 금원을 합하여 임의로 대여금액을 금 14,500,000원으로 정한 후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같은 달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경료되어 있던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고 원고와의 사이에 피고를 위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여 이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별지등기목록 제1, 2 기재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고,같은 해 4. 30. 같은 날 대여하는 금원을 임의로 금 4,000,000원으로 정한 후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같은 해 5. 1. 원고와의 사이에 피고를 위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여 이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위 목록 제3기재의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

  원고는 위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등기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는 소외 2가 원고에게 대여한 금액은 7회에 걸쳐 선이자, 등기설정비용, 소개료 등의 명목으로 공제한 금원을 합하여 합계 금 18,500,000원이라고 주장하였다.

판결요지
 가. 甲이 지능이 박약한 乙을 꾀어 돈을 빌려주어 유흥비로 쓰게 하고 실제 준 돈의 두 배 가량을 채권최고액으로 하여 자기 처인 丙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안에서,근저당권설정계약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금전소비대차계약과 결합하여 그 전체가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행하여진 것이고 더욱이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체결원인이 되었던 甲의 기망행위는 금전소비대차계약에도 미쳤으므로 甲의 기망을 이유로 한 乙의 근저당권설정계약취소의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일부무효이론과 궤를 같이 하는 법률행위의 일부취소의 법리에 따라 소비대차계약을 포함한 전체에 대하여 취소의 효력이 있다고 한 사례
 나. “가”항의 경우 취소의 결과 발생한 丙의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의무와 乙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있다고 본 사례

해설
가. 행위능력
 의사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무효이지만, 그가 무효를 주장하려면 법률행위 당시 자기에게 의사능력이 없었음을 증명하여야 하는데, 그 증명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민법은 의사무능력의 증명곤란의 구제를 위하여 객관적ㆍ획일적 기준에 의하여 독자적으로 유효하게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자(행위능력자)와 할 수 없는 자(제한능력자)로 나누고, 제한능력자가 독자적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그에게 의사능력이 있었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제한행위능력을 이유로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행위제한능력자제도는 제한능력자의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제한능력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나, 이는 동시에 성년연령 또는 법원의 심판이라는 객관적 징표를 통하여 제한능력자임을 용이하게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상대방 내지 거래안전을 보호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민법 제4조는 「만 19세로 성년이 된다」 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혼인(법률혼만을 의미하며, 사실혼은 제외 됨)을 한 때에는 성년자로 보아 행위능력이 인정된다(민법 제826조의2).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하려면 원칙적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민법 제5조 제1항 본문). 미성년자가 동의를 얻지 않고 한 행위는 본인(미성년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취소할 수 있다(동조 제2항).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 대하여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미성년후견인, 미성년후견감독인, 한정후견인, 한정후견감독인, 특정후견인, 특정후견감독인,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성년후견개시의 심판을 한다(민법 제9조 제1항).이러한 성년후견개시의 심판을 받은 사람을 피성년후견인이라고 한다.피성년후견인의 법률행위는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0조 제1항).성년후견인은 피성년후견인의 법률행위에 대한 동의권은 없고(신분행위의 경우는 예외) 대리권(민법 제938조 제1항)과 취소권(동법 제140조)을 가질 뿐이다.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하여 가정법원은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미성년후견인, 미성년후견감독인, 성년후견인, 성년후견감독인, 특정후견인, 특정후견감독인,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한정후견개시의 심판을 한다(민법 제12조 제1항).이러한 한정후견개시의 심판을 받은 사람을 피한정후견인이라고 한다. 한정후견인의 동의가 필요한 법률행위를 피한정후견인 한정후견인의 동의 없이 하였을 때에는 그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
 
 나. 사기ㆍ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10조 제1항).사기나 강박이라 함은 남을 속이거나 위협하여 그로 하여금 의사표시를 하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불법한 수단에 기하여 행하여진 의사표시는 표의자의 자기결정에 기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표의자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침해되었으므로), 의사표시를 한 자가 이를 취소할 수 있다. 사기(詐欺)에 의한 의사표시가 되기 위하여는, 사기자의 고의(표의자를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하려는 고의와 착오에 기하여 의사표시를 하게 하려는 고의, 즉 2단계의 고의), 기망행위(표의자에게 사실과 다른 그릇된 관념을 가지게 하거나 이를 유지 또는 강화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 인과관계(기망행위와 착오 사이에 그리고 착오와 의사표시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함), 기망행위의 위법성(시장경제질서 하에서 상대방의 부지 또는 착오를 이용하여 어느 정도 이득을 취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지 않음)이 있어야 한다. 강박(强迫)에 의한 의사표시가 되기 위하여는, 강박자의 고의(기망자의 고의에서와 마찬가지로 2단계의 고의), 강박행위(장차 해악이 초래될 것임을 고지하여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 인과관계(강박행위와 외포 사이에 그리고 외포와 의사표시 사이에 인과관계), 강박행위의 위법성(강박의 수단이 위법하거나 강박행위에 의하여 추구하는 목적이 위법하면 강박행위의 위법성이 인정됨)이 있어야 한다.

 다. 전부무효와 일부무효
 무효는 법률행위의 전부가 무효인 경우가 보통이나(전부무효), 그 일부가 무효인 경우도 있다(일부무효).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한다(민법 제137조 본문). 그러나 그 무효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나머지 부분은 무효가 되지 아니한다(동조 단서).민법 제137조는 임의규정이므로 일부무효인 법률행위의 효력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약정이 있거나 법률에 다른 규정(민법 제385조, 제415조,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16조 등)이 있는 경우에는 그 적용이 배제된다.

 라. 제3자를 위한 계약
 제3자를 위한 계약이란, 계약 당사자가 자기들 명의로 체결한 계약에 의하여 제3자로 하여금 직접 계약 당사자의 일방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을 말한다.계약당사자 중에서 제3자에게 급부를 부담하는 자를 낙약자(채무자), 제3자에 대한 이행의 약속을 받은 자를 요약자라고 하고, 직접 급부를 받는 제3자를 수익자라고 한다. 예컨대, 甲이 자기 소유의 부동산을 乙에게 매도하면서, 매매대금은 丙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한 경우, 甲을 요약자, 乙을 낙약자, 丙을 수익자라고한다. 계약에 의하여 당사자 일방(낙약자)이 제3자(수익자)에게 이행할 것을 약정한 때에는 그 제3자는 채무자에게 직접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539조 제1항). 제3자의 권리는 그 제3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계약의 이익을 받을 의사를 표시(수익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 생긴다. 요약자는 채권자이므로, 채무자(낙약자)에 대하여 제3자에 대한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낙약자는 계약 당사자이므로, 제3자 약정에 의하여 수익자에게 이행하여야 한다.

 마. 저당권의 법적 성질
 저당권이란 채권자가 채무담보를 위하여 채무자 또는 제3자(물상보증인)가 제공한 부동산 기타 목적물의 점유를 이전받지 않은 채 그 목적물을 관념상으로만 지배하다가, 채무의 변제가 없으면 그 목적물로부터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담보물권이다. 소유권과 점유를 채권자에게 이전하지 않으므로써 설정자가 종전대로 목적물을 사용ㆍ수익하면서 담보에 제공할 수 있는 반면, 채권자는 저당목적물의 교환가치만을 파악하여 피담보채무의 변제가 없으면 목적물을 경매하여 그 대금으로부터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저당권의 특색이 있다. 즉 저당권은 전형적인 가치권이다.

  저당권은 채권자와 담보제공자(채무자 또는 제3자) 사이의 저당권설정계약과 저당권설정등기에 의하여 성립하는 약정담보물권이며, 저당권은 우선변제적 효력을 본체로 하나 유치적 효력을 갖지 않으므로 등기ㆍ등록에 의하여 공시할 수 없는 재산권은 저당권의 목적이 될 수 없다. 저당권은 그 담보한 채권과 분리하여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다른 채권의 담보로 하지 못한다(수반성, 민법 제361조). 저당권자는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저당권 전부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불가분성, 민법 제370조, 제321조). 저당권은 저당물의 멸실ㆍ훼손ㆍ공용징수로 인하여 저당권설정자가 받을 금전 기타 물건에 대하여도 이를 행사할 수 있다(물상대위성, 민법 제370조, 제342조).저당권은 담보물권으로 일정한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므로 필연적으로 일정한 채권의 존재를 전제로 하며, 이러한 채권의 존재와 독립하여 존재할 수는 없다(부종성).즉, 피담보채권이 무효인 경우에 저당권이 성립하지 않지만, 피담보채권의 일부가 무효라면 나머지 채권에 관하여 저당권은 유효하다(대법원 1970. 9. 17. 선고 70다1250 판결 참조).

  그리고 피담보채권이 시효완성 기타 사유로 인하여 소멸하면 저당권도 소멸한다(민법 제369조). 다만, 근저당에서는 성립 및 소멸에서의 부종성이 완화된다.저당권은 그 담보할 채무의 최고액만을 정하고 채무의 확정을 장래에 보류하여 이를 설정할 수 있는데(민법 제357조 제1항 전문), 이를 근저당권이라고 한다. 피담보채권이 소멸하면 저당권은 그 부종성에 의하여 당연히 소멸하므로, 그 말소등기가 경료되기 전에 그 저당권부채권을 가압류하고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아 저당권이전의 부기등기를 경료한 자라 할지라도, 그 가압류 이전에 그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소멸된 이상, 그 근저당권을 취득할 수 없고,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그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말소할 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다27910 판결).

  가압류는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의 집행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일반재산을 동결시켜 채무자로부터 그 재산에 대한 처분권을 잠정적으로 빼앗는 집행보전제도이다(민사집행법 제276조),전부명령은 압류된 금전채권을 집행채권의 변제에 갈음하여 권면액으로 압류채권자에게 이전시키는 집행법원의 명령(결정)이다. 전부명령의 기본적 효력은 피전부채권의 전부채권자에게의 이전(권리이전효)과 그로 말미암은 집행채권의 소멸(변제효)이다.추심명령은 압류채권자(압류채권자의 승계인을 포함한다)가 대위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채무자에 갈음하여 제3채무자에 대하여 압류된 채권의 이행을 청구하고 이를 수령하여 자기의 채권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게 하는 권한(추심권의 권능)을 주는 집행법원의 명령이다.

 바. 부당이득
부당이득이란,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이나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손실자에게 수익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발생시키는 법정채권관계의 발생원인이다(민법 741조). 즉, 부당이득은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는 경우에 공평ㆍ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제도이다(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8862 판결).법률상 원인 없이란, 반환의무자의 이익 취득을 법률상 정당화시키는 사유 내지 그 이득을 보유할 근원이 없는 것을 말한다. 즉 수익자의 이득을 손실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그대로 보유하게 하는 것이 공평 또는 정의의 관념에 반하는 것이어야 한다. 타인의 재산은 현실적으로 이미 타인의 재산으로 귀속되어 있는 것만이 아니라, 당연히 그 타인에게 귀속되어야 할 재산도 포함된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의 위 사실관계 ① 내지 ④ 의 사실 모두를 인정하고, 위 소외 2가 원고에게 대여한 금액은 7회에 걸쳐 선이자, 등기설정비용, 소개료 등의 명목으로 공제한 금원을 합하여 합계금 18,500,000원이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이를 부합하는 판시 증거는 믿기 어렵고 달리 위 주장을 인정한 증거가 없다면서 이를 배척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위 소외 2 사이의 제3자인 피고를 위한 위 각 근저당권설정계약은 당시 요약자인 위 소외 2의 원고에 대한 기망에 의하여 체결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각 근저당권설정계약 취소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1992. 4. 7. 자 준비서면이 같은 날인 원심 제7차 변론기일에서 피고에게 진술됨으로써 위 각 근저당권설정계약은 적법하게 취소되었다는 판단에 대하여,

  소외 2가 원고에게 대여한 금원을 금9,600,000원 가량으로 인정하고, 위 금액을 넘어 금18,500,000원을 대여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은 그 자체로서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피담보채권의 발생원인이 된 금전소비대차계약과 결합하여 그 전체가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행하여 진 것으로 그 하나가 다른 하나의 조건이 되어 어느 하나의 존재 없이는 당사자가 다른 하나를 의욕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더욱이 이 사건의 경우에는 원고가 금전차용행위의 의미도 제대로 모르면서 소외 1과 소외 2의 꼬임에 빠져 당장 돈이 생겨 이를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점에 현혹된 나머지 자신의 전답에 담보권을 설정하고 고리의 사채를 빌려 이를 소외 1이 마음대로 유흥비에 탕진하도록 한 것이어서 비록 실제로 원고에게 금원이 교부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에 관하여 원고가 정상적인 사리판단에 의해 차용하기를 의욕했다고는 할 수 없어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체결원인이 되었던 위 소외 2의 기망행위는 금전소비대차계약에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에 대한 취소의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일부무효이론과 궤를 같이 하는 법률행위의 일부취소의 법리에 따라 소비채차계약을 포함하는 전체에 대한 취소의 효력이 있다 할 것이고, 그 결과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게 될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의무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부담하게 될 부당이득반환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참조 조문]
가. 민법 제110조 [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①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
    ②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 제3자가 사기나 강박을 행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③ 전2항의 의사표시의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민법 제137조 [법률행위의 일부무효]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한다. 그러나 그 무효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된 때에는 나머지 부분은 무효가 되지 아니한다.
    민법 제141조 [취소의 효과]
    취소된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본다. 다만, 제한능력자는 그 행위로 인하여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상환할 책임이 있다.
 나. 민법 제536조 [동시이행의 항변권]
     ①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그러나 상대방의 채무가 변제기에 있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먼저 이행하여야 할 경우에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전항본문과 같다.

[참조 판례]
대법원 1987. 4. 28. 선고 86다카1802 판결; 대법원 1990. 3. 9. 선고 89다카15342 판결; 대법원 1976. 4. 27. 선고 75다1241 판결.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