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259)
 가을이 떠나갑니다

    夕亭 석  홍  권

소슬바람과 달빛이 다녀간
뒹구는 낙엽 위로 어느 듯 가을이 지나갑니다
그대 가슴에 그리움 한 점 남아
가을이 주고 간 화려한 단풍이
제대로 얘기도 다 못한 채
기다려 주지도 않고
또 그렇게 가을이 떠나갑니다

붉게 물든 단풍의 마법에 걸려
가을앓이로 사랑도 모르고
사랑을 할 수도 없었던 가을
그 사랑마저 우수수 낙엽이 되어 떨어집니다

붉은 낙엽위로 버려진 영혼을
다시 쏟아 붓고 싶어
슬픔이 애증으로 밀려옵니다

깊어만 가는 가을은 산 그림자를 드리우고
갈색내음 짙어지는 깊은 숲속으로
그리움만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감상)

눌산 윤일광 시인

 이제 곧 9월입니다. 가을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시는 ‘떠나가는 가을’을 노래한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떠나가는 가을’이 ‘슬픔의 애증’이 되지는 않아야겠지요.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시의 화자는 ‘붉게 물든 단풍의 마법 같은 사랑’을 꿈꿉니다. 그러나 ‘그 사랑마저 우수수 낙엽이 되어 떨어집니다.’그래서 가을은 ‘그리움만 차곡차곡 쌓여가는’ 가슴 아픈 계절입니다.화가의 그림처럼 한 폭의 풍경화가 그려지는 시입니다. 슬픈 사랑의 노래를 그림으로 그려놓은 듯한 시입니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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