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들이 폭염을 피해 이달 말부터 회사별로 1~2주씩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 기간을 활용, 각종 점검과 유지보수가 이뤄지기 때문에 더 바빠지는 이들도 적지 않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협력사 직원 약 3만5000명은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2주간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주말까지 포함하면 최대 16일가량 휴식을 취하게 된다.

대우조선해양 근무자 3만여명도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7월31~8월11일 여름휴가를 지낸다. 삼성중공업 근로자 3만명은 다음달 7~11일 1주간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조선소 근무자들에게 여름휴가는 필수다. 최고 온도가 3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달궈진 철판 위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체감온도는 40도 이상으로 치솟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일하는 것이 힘들다. 이미 지난 21일 거제와 울산은 낮 최고온도가 각각 33도, 36도까지 올라갔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 조선소 관계자는 "최근 날씨에는 1분만 현장에 있어도 땀이 비오듯이 쏟아진다"며 "쉬는시간도 늘리고 각종 보양식, 소금·제빙기 비치, 냉풍조끼 지급 등 대책을 내놓지만 역부족인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름휴가 기간이라도 조선소가 아예 텅 비지는 않는다. 공정이 일시중단된 시기를 이용해 각종 점검 등 해야할 일이 많다.

또다른 조선소 관계자는 "중장비가 다니면서 파인 조선소 내 도로, 노후화된 안전시설 등 1년 동안 못 했던 시설들에 대한 보수를 시작한다"며 "일부 사무직 역시 전면적인 전산망 점검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휴가 때 점검을 잘 해놓지 않으면 봄, 가을에 힘들어지기 때문에 조선소 곳곳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납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일부 공정 역시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공정의 경우 휴가기간인 2주 중 1주 정도는 나와서 일을 해야할 것"이라며 "특근수당을 지급하면서라도 기한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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