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도크 중 25% 가동 중단에 들어가 
삼성중공업거제조선소(사장 박대영)가 2개 도크 가동을 중단한다. 

지난해 '수주절벽'이 올해 '일감 절벽'으로 본격 반영된 결과다. 이달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도 가동중단에 돌입하는 등 업계 긴축경영이 불가피할 전망으로 이미 올 하반기 3천 여명의 종업원 감축이 예고되어 있는 상태였다.

조선소 현장에서의 아런 현실은 8월 휴가가 끝나면 곧장 사회적 현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25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거제조선소 플로팅 도크(부유식 도크) 1개는 다음 달부터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 지난달 말에는 드라이도크(육상 도크) 1개가 이미 가동 중단됐다.

삼성중공업거제조선소 현장사진

삼성중공업은 드라이도크 3개와 플로팅 도크 4개, 해양플랜트 전용도크 1개 등 총 8개 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25%가 가동을 멈춘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실적은 나쁘지 않다. 상반기 50억6000만달러를 수주하며 현대중공업42억달러와 대우조선해양 7억7000만달러를  압도했지만 지난 해 수주절벽으로 인한 후유증을 심하게 치루어야 할 처지다.

올해 신규 일감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도크 가동중단을 결정한 까닭은 지난해 수주절벽 후폭풍이 시차를 두고 올해 하반기부터 반영되고 있어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상반기에는 단 한 척의 상선과 해양플랜트도 수주하지 못했다. 올해 신규 일감이 유입되고 있지만, 지난해 일감 공백을 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해 말 90척 수준이던 삼성중공업의 건조 잔여물량은 신규 수주물량을 제외할 경우 올해 말 약 36척으로 급감하게 된다.

이 같은 일감부족 현상은 삼성중공업 만의 일이 아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의 선박·해양플랜트 인도일정에 따르면, 빅3의 올해 연말 수주잔고는 연초대비 약 50% 급감할 전망이다.

울산조선소 8개 도크(특수선 도크 제외) 중 2개를 이미 가동 중단한 현대중공업도 이달 초 1개 도크로 구성된 군산조선소 운영을 멈췄다. 울산조선소 도크 추가 가동중단 가능성도 있다. 대우조선은 전체 7개 도크 중 지난해 2개 도크를 매각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도크가 추가 매각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일감 감소의 '시간차 공격'은 매출 둔화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업계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깎여 나갈 수 있다"며 "하반기 신규수주를 최대한 늘려 매출 감소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법 외에 없다"고 말했다.

양대조선소의 이러한 일감부족으로 인한 인력 감축은 지역경제에 곧바로 심한 홍역을 가져온다. 시중 상가는 이미 빈혈상태에 있고 거제를 떠나는 인구에 의해 아파트 신규물량은 말할 것도 없고 살고 있는 집들이 팔리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세대가 늘고 잇다.

이러한 구조적 경제한파가 심화되고 있지만 정치권이나 행정이 뽀쪽한 대처방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라 사회적 병리현상으로는 번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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