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산책 (275)
         세월              

    가산  김 종 원 

누가 소리 없는 낮도깨비 발자국을 보았다 한다
요단강 강가에서
갠지스강 강가에서
빈 배 매어두고 갓 벗고
낮잠 주무시는 저승사자 머리칼도
백발이더라고

감상) 

눌산 윤일광 시인

  엊그제 2022년도 호랑이해라고 야단을 떨었던 것 같은데, 어느덧 며칠 남지 않았다. 세상만사 돌아보면 힁하니 가버리는 것이 세월이다.
가산 김종원은 치열한 자세로 시를 쓰는 시인이다. 그의 세 번째 시집 《개밥그릇》의 시평을 내가 썼다. 거기서 말했다. <미술가 사회에서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우대되고, 도예가 사회에서는 도자기를 잘 빚는 사람이 우대되어야 하듯이, 시인 사회에서는 시를 잘 쓰는 사람, 열심히 시를 쓰는 사람이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러므로 시인 김종원은 가장 시인다운 시인, 가장 삶의 내면을 구현하는 시인, 그 흔한 문학단체에서 감투하나 쓰지 않아도 그들보다 더 존경받아야할 시인이다. 그 마음씀은 언제나 낮은 곳을 향하고 있지만, 시의 세계는 누구보다 높은 이상의 세계에서 노닐고 있다. 우리는 이 사람을 일컬어 시인이라고 불러야 한다.>
가산의 시 ‘세월’은 불과 6행에 불과한 짧은 시이지만 원고지 수십 매는 족히 될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만큼 시의 깊이가 느껴지는 시다. 2022년을 보내면서 세월의 깊이까지 시는 담고 있다.(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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