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37) 소유권을 상실한 자는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으로서의 방해배제를 청구할 수 없다. - 대법원 1969. 5. 27. 선고 68다725 전원합의체 판결 -

 사실관계
 甲은 이 사건 토지를 丙에게 매도하고 그 매매대금 전액을 영수하였는데, 위 매매계약체결 당시 이 사건 토지상에는 乙소유의 불법건물이 소재하고 있었다. 甲은 이 사건 토지의 매도자로서 乙소유의 위 불법건물를 철거하여 매수자에게 인도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乙에 대하여 위 토지의 불법점유에 의한 방해배제청구를 하였다. 甲은 불법점유자인 乙(제3자)에 대하여 물권적 청구권에 의한 방해배제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소유권을 양도함에 있어 소유권에 의하여 발생되는 물상청구권을 소유권과 분리, 소유권 없는 전소유자에게 유보하여 제3자에게 이를 행사케 한다는 것은 소유권의 절대적 권리인 점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 할 것으로서, 이는 양도인인 전소유자가 그 목적물을 양수인에게 인도할 의무가 있고 그 의무이행이 매매대금 잔액의 지급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거나 그 소유권의 양도가 소송계속 중에 있었다 하여 다를 리 없고 일단 소유권을 상실한 전소유자는 제3자인 불법점유자에 대하여 물권적 청구권에 의한 방해배제를 청구할 수 없다.

 해설
1. 물권법(物權法)
시장경제질서에 터잡은 우리 나라는(헌법 제119조 참조) 국민 각자에게 독립ㆍ대등한 권리주체로서의 지위가 주어지고(헌법 제10조 전문 참조), 재화에 대한 사적 지배와 그것의 자유로운 교환이 법적으로 보장된다. 이러한 사회에서 사유재산제에 터잡아 각종 재화에 대한 배타적인 지배ㆍ이용관계를 규율하는 법, 즉 사람의 물건에 대한 지배관계를 규율하는 법을 물권법(物權法)이라고 한다. 물권법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사유재산제(헌법 제23조 제1항)를 구현하고 물적 질서를 확립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가. 물권의 본질(物權의 本質)
민법상 물건(物件)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말한다(민법 제98조). 물권(物權)은 특정의 독립된 물건을 직접 지배하여 이익을 얻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배타적ㆍ 독점적 권리이다. 따라서 물권은 특정의 독립된 물건 자체를 객체로 하는 재산권(財産權)이고, 모든 사람에 대하여 주장할 수 있는 절대권(絶對權)이며, 특정의 독립된 물건을 직접적ㆍ배타적으로 지배(支配)하는 권리(權利)이다.
 
 나. 물권의 객체(物權의 客體)
물권의 객체가 되는 것은 원칙적으로 「특정의 독립한 물건」 이다. 물권은 절대권으로서 물건에 대한 직접적ㆍ배타적 지배를 내용으로 하므로, 원칙적으로 현존하고 독립ㆍ특정한 1개의 물건에 대하여만 성립하고, 또 그러한 1개의 물건마다 성립한다.이를 일물일권주의(一物一權主義)라고 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물건의 일부나 수개의 물건 전부에 대하여 하나의 물권이 성립할 수 없다.

  다. 물권의 효력(物權의 效力)
1) 의의
 물권은 직접적ㆍ배타적 권리이므로, 물권자는 대내적으로 그 대상인 물건을 그 권리의 범위 내에서 자유로이 사용ㆍ수익 또는 처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대외적으로는 다른 권리자보다 우선하며(우선적 효력) 그 권리의 실현을 방해받지 않는다(물권적 청구권).
 2) 우선적 효력
 가)  채권에 우선하는 효력
(1) 원칙
동일물에 대하여 물권과 채권이 병존하는 경우에는 그 성립시기를 불문하고 물권이 우선한다.
(2) 예외
채권임에도 불구하고 물권과 대등한 효력을 가지며, 일정한 시간적 순서에 의하여 물권과의 우열이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예컨대, 부동산임차권이 등기를 갖춘 경우(민법 621조) 등이 이에 속한다.

 나) 물권 상호간의 효력
소유권과 제한물권 사이에서는 성질상 제한물권이 우선한다.민법 제211조는 「소유자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그 소유물을 사용ㆍ수익ㆍ처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고 규정하고 있다.사용ㆍ수익이란 물건의 사용가치를 파악하는 것(가령 물건의 이용이나 과실의 수취 등)을 말하고, 처분이란 물건의 교환가치를 파악하는 것(가령, 양도, 담보권의 설정 등의 법률적 처분뿐만 아니라 소비, 개조 등의 사실적 처분을 포함한다)을 의미한다.
  제한물권(制限物權)은 소유권이 가지는 전면적 권능 중 일부를 목적으로 하는 권리, 즉 부분적 지배권으로(그 한도에서 소유권의 내용이 제한된다), 그 대상에 따라 용익물권(用益物權)과 담보물권(擔保物權)으로 나뉜다.소유권은 물건(민법 98조)이 갖는 가치(사용가치ㆍ교환가치 등)를 전면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완전물권이라는 점에서 물건이 갖는 가치의 일부만을 지배할 수 있는 제한물권과 구별된다.
 3) 물권적 청구권(物權的 請求權)
 가) 의의
 물권적 청구권이란 물권 내용의 완전한 실현이 어떤 사정으로 인하여 방해되거나 방해당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 물권자가 방해자에 대하여 그 방해의 제거 또는 예방에 필요한 행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며, 물상청구권(物上請求權)이라고도 한다.
나) 물권적 청구권의 종류
 (1) 물권적 반환청구권
권원 없는 타인에 의하여 물권의 객체인 목적물의 점유를 침탈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 당한 자가 점유자에 대하여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민법 204조, 213조). (2) 물권적 방해제거청구권
 물권의 목적물에 대한 점유침탈 또는 반환거부 이외의 방법으로 물권 내용의 실현이 방해되는 경우에 물권자가 방해자에 대하여 방해제거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민법 205조, 214조).실체관계와 등기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진정한 권리자가 등기명의인에 대하여 행사하는 말소등기청구권도 물권적 방해제거청구권에 해당한다.
 (3) 물권적 방해예방청구권
물권의 침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지 않았지만 장래 발생할 염려가 있는 때에 그 발생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일체의 작위ㆍ부작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민법 206조, 214조).
라. 물권적 청구권자와 그 상대방
물권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는 현재(재판상 청구의 경우에는 사실심의 변론종결시) 물권을 정당하게 가지는 자이어야 하며, 그 상대방은 현재 물권을 침해하고 있거나 침해할 염려가 있는 자이다.
마. 물권적 청구권의 성질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은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

2. 부동산물권변동과 실체관계(실체관계)의 법리
민법 제186조에서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득실변경은 등기하여야 그 효력이 생긴다」 고 규정하여 성립요건주의(=형식주의)를 채택하고 있다.우리 민법이 부동산물권변동에 관하여 형식주의를 채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1978. 8. 22. 선고 76다343 판결은,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 있고 동 계약당사자간에 등기청구권을 실현하는데 있어서 법률상 하등의 지장이 없고 따라서 등기의무자가 그 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정당한 하등의 사유가 없는 경우에 양도인이 동 계약에 터잡고 양수인으로 하여금 사실상 그 목적부동산에 대한 전면적인 지배를 취득케 하여 그로써 양도인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양수인은 소유권의 개념으로서 통합되어 그의 실질적 내용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 사용, 수익, 처분 등의 모든 권능을 취득하였다고 할 수 있는 상태」를 실체관계로 정의하고 있다.

3. 이 사건에 있어서 대법원은,
물권적 청구권(물상청구권)은 물권의 완전한 행사가 방해되거나 방해를 받을 우려 있는 경우에 그 물권을 가지고 있는 자가 방해배제 또는 예방을 위하여 방해자에게 일정한 행위를 하거나 행위를 하지 아니할 것을 청구하는 권능이라 할 것이며, 이 물상청구권 없는 지배권으로서의 물권이란 의미가 없다할 것이어서 물상청구권이 특정  인과의 구체적 관계에 있어 제한될 수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하여도 소유권을 양도함에 있어 소유권에 의하여 발생되는 물상청구권을 소유권과 분리, 소유권 없는 전소유자에게 유보하여 제3자에게 대하여 이를 행사케 한다는 것은 소유권의 절대적 권리인 점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 할 것으로서,이는 양도인인 전소유자가 그 목적물을 양수인에게 인도할 의무이고 그 의무이행이 매매대금 잔액의 지급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거나(원고는 본건 부동산의 매매대금 전액을 영수하였다), 그 소유권의 양도가 소송(방해배제 등) 계속 중에 있었다 하여 다를 리 없고 일단 소유권을 상실한 전소유자는 제3자인 불법점유자에 대하여 물권적 청구권에 의한 방해배제를 청구할 수 없으며,
  본건에서 원고는 본소 제기 후에 소유권을 양도한 것이라 하여도 피고에게 대하여 방해배제를 계속 청구할 아무런 권리도 인정될 수 없는 법리라 할 것이므로,본건 토지의 전 소유자인 원고가 임대차 종료 등 채권적 권리에 의하여 그 목적물의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본건 토지의 매도자로서 본건 토지상에 있는 피고 소유건물을 철거하여 매수자에게 인도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그 소유권을 상실한 원고가 피고에게 대하여 그 불법 점유에 의한 방해배제를 청구하고 있음이 명백한 본건에 있어 전 소유자인 원고의 본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있음을 부정하여 본소 청구를 배척한 원판결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아무런 위법도 있을 수 없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참조조문]
민법 제204조 [점유의 회수]
① 점유자가 점유의 침탈을 당한 때에는 그 물건의 반환 및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전항의 청구권은 침탈자의 특별승계인에 대하여는 행사하지 못한다. 그러나 승계인이 악의인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전1항의 청구권은 치탈을 당한 날로부터 1년내에 행사하여야 한다.
민법 제205조 [점유의 보유]
① 점유자가 점유의 방해를 받은 때에는 그 방해의 제거 및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전항의 청구권은 방해가 종료한 날로부터 1년내에 행사하여야 한다.
③ 공사로 인하여 점유의 방해를 받은 경우에는 공사착수후 1년을 경과하거나 그 공사가 완성한 때에는 방해의 제거를 청구하지 못한다.
민법 제206조 [점유의 보전]
① 점유자가 점유의 방해를 받을 염려가 있는 때에는 그 물방해의 예방 또는 손해의 배상을청구할 수 있다.
② 공사로 인하여 점유의 방해를 받을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전조 제3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민법 제213조 [소유물반환청구권]
소유자는 그 소유에 속한 물건을 점유한 자에 대하여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그러나 점유자가 그 물건을 점유할 권리가 있는 때에는 반환을 거부할 수 있다.
민법 제214조 [소유물방해제거, 방해예방청구권]
소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 대하여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고 소유권을 방해할 염려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그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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