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부문 심사평>
김원배 님의 「그대 오지 않는 밤」 「꽃샘추위」 「나그네, 길을 걷는다」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시를 많이 읽고 쓴 흔적들이 역력하다. 「그대 오지 않는 밤」에서 기다렸지만 오지 않는 그대, 그리움에 젖은 마음을 달래지 못하고 내 마음에 남은 향기 담아 그대 곁에 보낼까, 그대와 나 사이에 오갈 수 있는 것은 바람뿐 오지 않으면 보낸다는 직설적인 의미가 간절하고 진하게 묻어난다.

「꽃샘추위」에서 일상의 모든 일들은 순탄치만은 않다. 봄이 왔다고 마음 놓을 수가 없는 것은 꽃이 피는 걸 시샘하는 추위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늘 조심해야 한다는 대상을 매체로 평소에 하고 싶은 말을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나그네, 길을 걷는다」에서 늘 가던 길을 가지만 목적지가 있는지 물어만 보고 싶은 나그네는 오늘도 그 길을 갔다. 보기에 따라 생각하기에 따라 달리 느껴지지만 멈추지 않고 길을 걷는 나그네다. 화자가 하고 싶은 말을 짊어지고 가는 그는 맛깔스러운 시적 이미지로 털어놓고 있다.

사물을 대상으로 관찰하는 감각은 얼마나 많은 횟수를 거듭하였는가에 달려 있다. 언어의 섬세한 느낌을 매체에 전이시켜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게 하는 표현전략이 결코 만만치 않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정신적으로 앞서가는 의식세계를 제시하여 보다 새로운 사고방식을 일깨워주는 훌륭한 시인으로 성공을 빈다.

  심사위원 박영교 김천우 윤제철 김복언

<당선소감>
자유로운 영혼, 온누리를 언어로 승화시키고 싶다

내 고향 거제
거제는 아름다운 환상의 섬이다.
여기에 내 추억이 있고,
여기에 내 아픔과 내 감사가 있는 곳이다.

어머니의 젖줄 같은 곳
지금도 여기에서 숨 쉬고 있다.
여기에 내 생각들이 있고
이 생각들이 시가 되었다.

삶의 희로애락,
삶의 이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수많은 사상과 생각들을
시로 표현하고 싶다.
사람 사는 이야기들, 사람 사는 아픔들을 시로 나누고 싶다.

그래도 시 속에서는 자유로운 영혼이며
평범 속에서의 비범을 노래하고 싶다.졸작을 뽑아 주신 월간 문학세계 심사위원님, 감사합니다.
 
- 천산(天山) 김원배 약력 

거제 출생, 경남대학교 경제통상학부 졸업(경제학사), 경남대학교 행정대학원졸업(사회복지학 석사), 인제대학교 일반대학원 졸업(사회복지학 박사), 온석대학원대학교 신학과 졸업(신학박사), 노인대학 봉사상(국회의원상), 창신대학 아동복지과 외래교수, 동부산대학 음악교육과 겸임교수, 인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거제 YMCA 이사장 역임. 현) (재)거제시 희망복지재단 이사장, (사)경남복지정책연구원 이사장, 공저: 노인 상담론, 사회복지학의 이해

나그네, 길 걷는다
                김원배

저물어 저물어
길 걷는다
 
지친 나그네여
쉬어 가라 하지만

석양 너머 산 고개
길 걷는다
 
시작도 끝도 없어 돌이키지 못하고
그래도 숨 가쁜
길 걷고 또 걷는다
 
죽기 위하여
살기 위하여

오늘도 나그네
하염없이
길을 걷는다
 

꽃샘추위
               김원배

매화 소식 있어
봄인가 싶었더니
아직 겨울

꽃샘추위는 왜 오는 것일까
따뜻한 우리네 인생 왜 시샘하는지
 
그냥 순순히 봄이 오면 좋을 텐데
사랑으로 가득한 세상, 희망사항
 
혹독한 시련기
이 꽃샘추위 지나가 버리면

머지않아
찬란한 봄 오리라.
다시 꽃 피리라.

그대 오지 않는 밤
                  김원배

그대 오지 않는 밤
바람만 이리저리 내 마음 헤집고
 
오월의 향기
저무는 이 밤
 
짙은 그리움에 젖은 마음
하, 달랠 길 없어

아직 남아 있는 향기에 마음을 담아
바람결에 사모의 정 실어 보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