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인구가 지난달 말 현재 23만 5638명이다. 지난 연말 23만 6662명이었던 인구는 불과 2개월 만에 1024명이 감소했다.

조선업의 메카 도시에서 조선업의 활황 소식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아직 감소 추세를 벗어나기는 역부족이다. 정치적 해법으로 등장한 관광산업 역시 인구 동향에는 영향력이 미세하다. 적어도 대단위 SOC(사회적간접자본)사업이 돌아가지 않는 이상 위축된 시장경제를 이끌기는 쉽지 않다.

사곡해양플랜트국가산단， 장목관광단지， 행정타운 등 추진이 사면초가인 데다 거제경제구역청， 법원ㆍ검찰지청 등의 거제 유치 등도 답보상태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들로부터 앞다퉈 공약으로 다뤄졌지만 미동조차 없다.

64만 명 기록을 세웠다는 계룡산모노레일마저 화재 한 방으로 완전 좌초 상태다. 77억 원을 들인 계룡산 모노레일은 지난해 10월 23일 화재로 중단된 채 5개월을 지나고 있다.

100년 먹거리， 사곡산단은 10년이 흐른 현재 환경영향평가서 협의 기간 만료됐다. 전 정부 국토부 장관의 결재 나기를 기다렸던 이 사업도 정권이 바뀌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줄 알았지만 거제시는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사곡만 약 381만㎡(육지41㎡， 해면337㎡)에 사업비 1조 2663억 6700만 원을 들여 조성할 해양플랜트산업 및 연관산업단지 조성하는 사업은 끝내 남가일몽이 됐다.

옥포동 산177-3번지 일원에 9만 6994㎡ 부지를 조성해 거제경찰서 1만 3689㎡， 거제소방서 등 행정관서를 집적화하는 행정타운도 사업 기간이 계속 연장된다. 시공사가 석재를 팔아 100억 원을 거제시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출발한 사업이다. 결과는 석재가 추산한 양보다 적고， 재질도 가치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시는 100억 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거액의 혈세를 투입해야 할 지경이다.

거제경제구역청， 법원， 검찰지청， 세무서 등의 거제유치 향방은 어디쯤일까. 공약을 내건 당사들의 반응이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일운체육공원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국비 등 117억 원을 투입했다. 1년 전에 준공식은 치렀는데 아직 사용승인을 받지 못하고 방치됐다. `BF`(Barrier Free，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못 받는 이유다. 이 역시 치적 쌓기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행정당국의 사업 실시 단계는 용역， 사업설계， 시공업체 선정， 계약 절차 등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도 수많은 결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수백억 혈세를 투입하면서도 석재 매장량이 얼마나 되는지 몰랐고， TF팀을 구성해 10년을 매달렸음에도 청산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제대로 된 공사인 줄도 모르고 서둘러 준공식을 했다. 이런 행위가 용납되는 곳이 거제시 행정의 현실이다. 용역， 시공사 선정， 감리， 행정주체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딱할 노릇이다. 대시민 반성이나 사과도 없다.

그럼에도 온통 사업의 그림은 가덕신공항， 남부대륙철도가 건설되고， 국도 35호선ㆍ5호선거제 연장만 되면 만사가 풀릴 것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고속도로가 거제시 중심부를 지나고 공항이 들어서는 것， 거제발전의 계기는 될 수 있다. 국가가 시행하는 사업은 국가가 진행한다. 그러나 지역의 먹거리 사업은 정치인들의 몫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역 SOC사업의 부진 시점과 국가사업의 종료 시점까지의 간극이 너무 크다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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