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칼럼
[월요아침산책(298)山內 김선연] '돌탑'김선연) 아호 :산내 ·종합문예잡지《문장21》시 신인상 》거제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경상남도 녹색성장 정책 홍보요원·눌산 문예창작교실 수료

월요일 아침 산책 (298)

    돌탑

 

 

 

              

山內 김선연

오랜 세월
이끼 낀 돌탑
모퉁이 부서진 세월의 흔적

누가 다녀 갔을까
귀가 삭아 부서지기까지
들어야만 했던
그 이야기들이 애달파
그냥, 눈 감고 돌아서려는데
그가
아무것도 들은 것이 없단다

끝도 모를 중생의 소원을 들으며
애달파 고뇌한 흔적에도
얼핏, 그 얼굴은 평온하다

부서져 떨어져 나간 살점에도
얼이 서리어
관음의 미소로
누구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거기에 늘 그렇게 서 계시는가

비가 오면 슬프고
바람불면 바람의 냄새를 맡으며
햇볕이 나면 누군가의 애달픈 사연을
따뜻이 안아주는 포란처럼
관음보살의 새싹이 돋아나기를
염원하지는 않았을까

이 세상,  헛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눌산 윤일광 시인

감상) 
김선연 시인의 아호는 ‘산내(山內)’이다. 우리말로는 ‘산안’이다. 산은 모든 것을 품는다. 산내 선생님의 시 <돌탑>에 나오는 시어 포란(抱卵)처럼, 조류의 암컷이 새끼를 부화하기 위하여 알을 따뜻하게 품듯이 산은 나무를 안고 풀을 안고 안개를 안고 바람을 안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도 산의 안쪽에 자리잡게 된다.

모두를 포용하고 다독이며 모든 것을 안아주는 넉넉함이 김선연 선생님에게서 풍겨난다. 그렇게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는 산의 마음이 아호에 담겨져 있다. 아호는 그 사람을 상징하는 또 다른 자기 이름이 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탑은 본래 부처의 유골이나 유품 등을 모셔 두고 공양하기 위해 높게 만든 건조물이다. 범어는 '스투파'지만 한자로는 '탑파(塔婆)'라고 적지으나 일반적으로 탑이라 부른다. 탑은 그 지방에서 생산되는 재료에 따라 달리하는데 중국은 벽돌로 쌓는 전탑(塼塔), 일본은 목탑(木塔)이 우리나라는 질 좋은 화강암이 재료가 되는 석탑(石塔)이 발전했다.

시의 화자는 ‘오랜 세월 이끼 낀 돌탑’ 앞에 서 있다. 그 돌탑은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모퉁이가 부서져 있다. 시인은 이런 돌탑을 많은 사람들의 애달픈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 귀가 삭아 부서졌다는 표현으로 오래된 탑이라는 상징성을 잘 나타내었다.

시인은 돌탑을 관음보살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중생들의 소리를 듣고 괴로움을 없애주고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보살이 자비의 보살님이 아니던가.마침 엊그제가 부처님오신 날이었다. 산내 선생님의 시를 읽으며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끼게 되니 모두에게 관음의 가피(加被)가 있은 탓이리라.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정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