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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거제시조選-219」윤혜반 녹차꽃'

「금요거제시조選-219」      
     녹 차 꽃

 

 

 

 



     윤 혜 반
   계절이 다하도록
   다정도 묻어두고

   해와 달 정성으로
   켜켜이 쌓은 사랑

   녹차꽃
   피어 오른다
   첫눈처럼
   펄
   펄
   펄.

▲윤혜반/웅천찻사발보존연구회 회원/;거농문화예술원 실장/동아대 서양화 전공/2021년 현대시조 등단/제39회 대한민국미술대전전통미술공예 특선./제46회 부산미술대전문인화 특선./제43회 경상남도미술대전문인화 입선./제21회 대한민국여성미술구상대전 문인화 특선./제47회 부산미술대전 특선./한국미협회원./능곡시조교실 수강./거제시조문학회 회원.

 ◎여론
 여론은 사회구성원 전체에 관련되는 모든 일에 대해 제시되는 각종의 의견 중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인정되는 의견을 말한다.모든 일에 여론은 지배적인 힘을 발휘한다. 그런데 이 여론이라는 것이, 때로는 조작되어지는 수가 있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결정을 근거로 해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지만 그 다수라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원칙이나 진리에서 벗어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옛날 어떤 고을 원님이 있었다. 그는 관리로서는 있을 수 없는 부패한 자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 할 탐관오리였다. 뿐만아니라 행패가 자심해서 백성들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를 보다 못한 어떤 용기 있는 사람이 그 원수 같은 고을 원을 어떻게 해서든지 없애 버렸으면 좋겠다고 궁리를 했다. 궁리 끝에 한가지 꾀를 내었다. 좋은 기회가 왔다고 여긴 그는 아무도 보지 않고 있을 때에 주먹을 크게 해서 별안간 고을 원의 뒤통수를 후려 때렸다. 고을 원은 기급을 하면서 호통을 쳤다. 하졸을 불러 당장 때린 놈을 잡아 가두라고 호령을 했다. 하지만 자리를 같이했던 많은 사람들은 고을 원의 하는 짓을 오히려 이상히 생각하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람이 감히 고을 원을 때릴 수가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석했던 여러 사람들은 고을 원의 정신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짐작하고 억지로 그 고을 원을 안정시키는 일에 힘쓰고 때린 사람은 의심치를 않았다. 이런 일이 있은 지 얼마 안  있다가 그 일 때문에 고을 원은 면직되었다.

 상부에서도 역시 그 고을 원의 정신상태가 정상적이 아닐 것이라는 판단이라, 그런 사람을 고을의 장으로 둘 수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관직에서 물러선 그는 아무리 변명을 해도 소용이 없었기에, 나중에는 소위 울화병이 나서 죽게 되었다. 그는 죽음이 임박해서 자식들을 불렀다. 그리고 그때의 억울한 사정을 자식들에게만은 바로 알려주려고 했다. 그는 입을 열었다.
 “얘들아, 그때의 일을 말하면…” 하고 말을 시작하려 하자 자식들은 일제히 소리를 모아서 
 “아버지, 또 그 병이 발작하는 모양입니다. 제발 몸에 해로우니 그 말씀 다시 마십시오” 하고 한사코 못 하게 했다. 언제나 그 이야기를 하려 들면 무슨 병의 발작인 줄 알고 못하게 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는 끝내 그때의 진상을 말하지 못하고 죽었다 억울하고 분해서 눈도 제대로 감지 못했지 싶다. 여론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사실은 그때 용기 있는 사람이 때린 것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는 여론이 지배해서 끝내 고을 원을 미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때론 여론을 이끌거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여론몰이를 하기도, 조작하거나 호도하기도 한다.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안다고도 모른다고도

   변명은 아예 못 해
   솔직함도 못 내세워

   버버버
   소리뿐이니
   복장 터질 일이다.


   교묘히 법망 피해
   세상 바닥 흐려 놓은

   미꾸라지 같은 권력
   벙어리도 아니면서

   불리한
   진술은 죄다
   묵비권만 행사한다.
  이기라, ‘벙어리’, 전문

 권력은 묘하다. 조자룡 헌 칼 쓰듯이 여론을 조작하고 호도하는 것을 많이도 보아 왔다. 세상사에 오불관언(吾不關焉)이면 좋으련만….  (이후 다음 주에 계속)

≪감상≫ 

능곡이성보시조시인 계간현대시조발행인

시조 작품 <녹차꽃>은 첫눈처럼 피어오른 녹차꽃에서 오랜 세월 인연을 맺어온 사람과의 풋풋 정을 녹차꽃에 견주어 단수로 읊은 윤혜반 시인의 작품이다.

 감상에 앞서 시인의 ‘시작노트’를 옮겨 본다. “그분과는 초등학교 때부터 닿은 인연이 있었습니다. 40여 년 오랜 세월 동안 서로의 삶에 묵힌 정만큼 곰삭은 향기는 부드럽고 찔레향 같은 풋풋함으로 가득합니다. 그런 선생님과 제가 함께 가꾸어 온 녹차밭을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녹차 전지작업에 열중하던 중에 어린아이처럼 순수해 보이는 하얀녹차꽃을 보았습니다. 첫눈을 보듯 가슴이 떨리었는데 어느 사이에 다정다감한 그분의 미소가 꽃속에 보였습니다.”  인간관계의 깊이에 관해서는 이백(李白)의 시 〈증왕륜(贈王倫)〉이 회자된다.

   이백승주장욕행(李白乘舟將欲行)
   홀문안상답가성(忽聞岸上踏歌聲)
   도화담수심천척(桃花潭水深千尺)
   불급왕륜송아정(不及汪倫送我情)

   내(이백)가 배를 타고 도화담을 더나려는데
   갑자기 언덕 위에 발구르며 부르는 노랫소리 들리네
   도화담의 물 깊이가 천 길이나 된다지만
   어찌 그대 왕륜이 나를 보내는 정만 하겠는가.

 먼 길 떠나는 정다운 사람을 전송함에 있어 그 아쉬운 마음을 밖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 왕륜은 이백을 전송하면서 발을 구르고 소리 지르며 노래를 불렀고, 이백은 왕륜의 우정에 감동하여 이 시로 그에게 화답했다. 둘 사이 우정의 깊이를 헤아릴 만하다.

 40여년 다져온 정은/ 계절이 다하도록 다정도 묻어 둔 / 정도 였다. 그 정성은 해와 달 같았으니 켜켜이 쌓은 사랑은 찔레꽃 향기 같은 풋풋함이었다. 마침내 녹차꽃되어 피어 올랐다. 그것도 / 첫눈처럼 펄펄펄. / 두 사람의 관계를 헤아리며 이백의 시 <증왕륜>을 살펴보았다. 하이얀 녹차꽃 같이 순수하고 아름답게 오래 이어 가기를 기대하면서 -능곡 시조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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