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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목 김주근]  '걱정'김주근: 아호 자목/시인/수필가/신한기업(주) 대표

 사람마다 걱정은 있다. 거리를 거닐다 보면 반가운 사람들을 만난다. 밝은 얼굴과 맑은 눈빛으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 안부를 나눈다. 그 순간은 행복하다. 살아가는 가치가 얼마나 좋은지 기분이 좋아진다. 만남은 더불어 살아간다는 증거다. 만약에 혼자 살아간다면 불편한 것이 많을 것이다. 의식주부터 고민에 빠진다. 당장 한 끼를 못 먹어도 힘이 없고 기력이 소진된다. 한 발짝 움직이는 것도 힘들고 천근만근이다.

 남들은 상대방 단점을 쉽게 전달한다. 나만이 지니고 있는 비밀을 누구보다도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말을 한다. 비밀이라고 하면서 혼자만 알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申申當付)를 한다. 그 사람을 믿고 고민되는 것을 토로(吐露)한다. 비밀보장 통로다. 마음이 가볍다. 기분도 좋다. 조그마한 고민도 편안하게 말을 한다는 친구가 있으니 좋다. 기분은 하늘에 구름 가듯이 가볍다. 마음속에 담고 있는 고민의 그릇을 비우니 가벼워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혈족의 관계도, 소꿉친구도 아니지만, 사회에서 만난 사람이라도 마음에 부담 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서로 위로가 되어주는 사람은 인연 중에 소중한 인연이다. 먹을 것이 있으면 주고 싶은 마음이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복중에 큰 복이다.세월이 지나고 보니 나의 비밀을 여러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말은 가까운 친척이 알고 전달을 해 준다. 그렇게도 믿었는데, 실망이 크다. 마음속에서 분노의 감정을 조절하기란 쉽지 않다. 나의 비밀을 보장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확신했다. 혹자는 비밀은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에게 까지 배신하고, 배신당한다는 생각이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고 뒤늦게 후회한다. 허탈하다. 속이 상하고 밥맛도 없다. 잠을 자야하는데 밤잠을 설친다. 아침에 일어나야 하지만 피로가 누적되어 피로만 쌓인다. 나는 바보일까? 삶의 한계를 느낀다.비밀은 암이다. 누군가가 암에 걸렸다고 들으면 안타깝다. 요즘 암은 1기, 2기 정도는 완치한다고 들었다. 치료만 잘 받으면 된다. 그 만큼 의술이 높아지고, 약도 상당한 수준으로 도달했다고 한다. 당사자에게 위로를 한다. 그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당사자라면 그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 말이 귀에 들어오겠는가? 부질없는 말이다. 노심초사 걱정이 앞선다. 자식들 걱정, 배우자 걱정, 병원비 걱정. 얼마나 살까? 남은 인생 병원과 집으로 출퇴근하는 통근 생활을 해야 한다는 느낌에 서글프다.

"인생무상 새옹지마"란 고사성어가 생각난다.세상은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다. 하루를 보듯이 아침에는 바람도 불지 않고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파란 하늘이 수채화를 색칠한 느낌은 평화롭다. 저 하늘처럼 인생도 맑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낮에는 바람이 불고 하늘에 구름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빠르게 가고 있다. 밤하늘에 수많은 별들처럼 사연 없는 이는 누구인가? 걱정 없는 이는 누구인가? 천석꾼은 천 가지 고민이 있고, 만석꾼은 만 가지 고민이 있다. 그 중 나도 포함되어 살아간다.

 길을 가다가 허름한 옷을 입고 가는 노파를 보면서 머지않아 나도 저 모습으로 살아가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백세인생 이라고는 말들은 하지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9988234라는 유행어가 있다. 구십 구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 삼일 앓고 죽는 뜻이다. 그렇게 살면 금상첨화다. 자식들이 부모님에게 바라는 희망사항이다. 그렇다면 효도 안할 자식이 어디 있나마는 현실은 이상과 판이하게 다르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는 말이 있다. 필자의 (고)어머니께서 지병으로 당뇨와 고혈압, 뇌경색 이었다. 그 아들도 어머니의 지병을 닮았다.

 요즘은 유전을 가족력 이라고 단어를 쓴다. 어머니의 지병은 아들이 유전을 받고, 아버지의 지병은 딸이 유전을 받는다고 한다. 꼭 그렇게 된다고는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통계학적으로 유전자가 발생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의술이 발전되지 않은 시대에는 유전이란 단어는 생소하였다. 그리고 관심도 둔하게 여겼다. 의술이 발전되면서 유전자에 대하여 확률이 높다는 연구 발표를 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관심도가 높아졌다. 현 시대에는 결혼하기 전에 건강검진을 하는 젊은이가 많아지는 추세이다. 사랑도 건강해야 사랑의 조건이 된다. 4차원의 세상이란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에 일어난 일이다. 한 지붕 밑에서 살아 가는 사람이 대장 검사를 했다. 검사하는 날 의사로부터 일정한 부위에 "80%는 암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땅속으로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의사는 조직검사를 해서 2주 후에 결과를 보자고 했다. 집으로 와서 얼굴빛도, 걸음걸이도, 손놀림도 힘이 없어 보인다. 말도 힘없이 "대장암"이라고 의사가 말했다. 라고 한다. 병원에 가기 전에는 생기가 넘쳤다. 그러나 병원에서 검사를 마치고 온 후 모습은 온통 걱정으로 변했다. 최종검사 결과를 듣고 판단하자고 했다. 그러나 당사자는 걱정만 쌓였다. 하루가 왜 이리도 길게 가는지, 밤에는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질 않는다.

 24시간 걱정으로 가득 차있다. 남은 인생 병마와 싸워야 하는지? 암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 인생을 잘못 살았나 하고 자문자답을 한다. 생활환경의 리듬이 깨진다. 어젠가는 죽을 것인데 곱게 죽기를 소원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살자고 다짐을 해도 걱정은 쉽게 떠나지 않는다.(202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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