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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아침 산책(355)서정윤] '나팔꽃'서정윤;거제하청출생/아호휘연(徽蓮)/거제대학교평생교육원수필창작반수료/계룡수필문학회원/《수필과 비평》수필등단/《문장21》詩신인상/제3회 월요문학상수상/제14회고운최치원문학상수상

월요일 아침 산책 (355)

      나팔꽃

 

 

 

휘연   서정윤

해가 지자 몸 움츠린다
떠나는 그대 붙잡지 못하는
꽃에서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천상의 길에 선 그대를 향해
그저 꽃으로 낮은 담 붙잡고
온종일 얼마나 감고 돌았던가

끓어 넘칠 듯 마음이 복작거린 애달픈 하루
더는 서쪽 하늘 바라보지 않겠다고 눈감지만
미륵불 같은 기다림으로 또 온밤 새우겠다

나 너 닮은 그런 사랑 해봤을까

붉은 여백으로 남겨진 너의 밤들이
애진 것들이 되지 않도록
적막하게 빛나는 둥근 달보다
더 황홀한 상처가 되리


감상)

눌산 윤일광 시인,거제문화원장

 꽃의 언어는 문화권마다 다르지만 보편적인 공통점은 선명한 색상, 매혹적인 향기, 독특한 모양으로 사랑, 우정, 기쁨, 축하, 감사의 의미를 담는다. 나팔 모양의 꽃모양 때문에 인간과 신과의 사이에 영적 소통을 상징하기도 한다. 꽃이 아침과 저녁에 달라지는 것으로 부질없는 인생을 비유하기도 한다.
1987년 발표된 가수 임주리가 부른 트로트곡 <립스틱 짙게 바르고> 가사 중에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나팔꽃보다 짧은 사랑아 /속절없는 사랑아’라는 구절이 있다. 그러나 나팔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이 아니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꽃이다. 

서정윤의 시 <나팔꽃>은 크게 두 부분으로 분절할 수 있다. 1연부터 3연까지가 하나의 단락이고, 4연과 5연이 두 번째 단락이다. 앞 단락은 나팔꽃이라는 객관적 상관물을 통해 시적화자의 심경을 은유한다. 나팔꽃은 ‘그대를 향해 /그저 꽃으로 낮은 담 붙잡고 /온종일 감고’ 돌지만, 시적화자인 나는 ‘떠나는 그대 붙잡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리하여 ‘미륵불 같은 기다림으로 또 온밤 새우겠다’는 독백적 묘사로 연결된다.
두 번째 단락에서는 ‘나’라는 1인칭 화자가 등장한다. ‘나팔꽃 같은 사랑’에 대한 동경이다. 담을 움켜쥐고 감고 도는 나팔꽃 같은 진하고 악착스런 사랑을 꿈꾼다, 설령 그것이 ‘애진 것’으로 남는다하더라도 ‘황홀한 상처’라는 파라독스(逆說)가 독자를 설레게 한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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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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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승우 2024-07-02 11:28:46

    대단한 친구를알게되어 개인적으로 영광 입니다
    몇번더읽어 봐야 뜻을 알겠지만 참좋은 시 같아 친구 수고 해~~~^*^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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