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산책(364)

석류

素潭 박희자

숨기려고
숨기려해도
살짝 삐져나와
내미는 미소

눈부신
가을 하늘을 향해
뚝뚝 떨어지는 눈물
붉어진 그리움

너는
지금
볼이 빨간 사춘기인가 보다

눌산 윤일광 시인/거제문화원장

감상) 전통 혼례복이나 민화에 석류 문양이 많다. 이는 석류알처럼 자손을 많이 낳으라는 기복의 의미가 담겨있다. 석류의 성분 또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하여, 석류를 미인의 과일, 또는 여자의 과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소담의 시 <석류>는 열매가 익어 터지며 살짝 삐져나온 석류알을 두고 ‘가을 하늘을 향해 /뚝뚝 떨어지는 눈물’로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붉어진 그리움’으로 묘사하고 있다.
가슴 속에 꽁꽁 숨겨두고 가슴앓이하다가 드디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그리움에 지쳤을 때 내보이는 속내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환치시킨다. 그 그리움이 순수하고 순진하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사춘기라는 표현을 씀으로 독자에게는 풋풋함을 느끼게 한다.

3연 11행의 짧은 詩이지만 그 속에 진한 그리움을 짙게 깔고 있다. 독자는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詩에 풀어 놓으며 읽는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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