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업계의 모래부족량도 해결될까?
말레이시아산 수입 모래를 실은 선박이 30일 북한산 모래 수입 이후 최초로 국내 항만에 입항하면서 건설 현장의 모래 부족난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고현항재개발사업에 모래가 부족해 고심하던 시공사에게 모래 확보의 기회가 될 것인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관계당국인 거제시에서는 "아직 수입산을 대체한다는 통보는 없다. 현재 18개처에 달하는 여러 곳에서 토사로 대체하고 있어 비용문제 등과 공기 문제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는 있다. 토사량이 부족해 거제시 관내는 물론이고 여타 여러 지역에서 반입되고 있다. 앞으로 수입산 모래로 대체하는 문제는 품질과 비용문제 등이 얼마나 우리 모래와 대체수단이 될 수 있을지를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비용문제 등으로 건축용 레미콘 사용에는 모르겠으나 고현항 매립용으로 수입모래를 사용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고현항재개발사업 1차 매립모습

말레이시아산 모래 5만톤을 실은 벌크선이 이날 오전 마산항만청의 허가를 받아 진해만 입구 초류도 인근 검역 묘지에 입항한다. 이 모래는 검역과 관세, 샘플테스트 등 통관절차를 마치면 벌크선에서 다시 바지선으로 옮겨 싣는 분선 방식으로 진해 장천항과 안골 부두 등에 하역할 수 있게 된다.

이번 모래 수입은 추석 이후 우려되는 부산.경남 일대 모래 수급난을 해소하고 향후 모래 수입이 본격화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래 수입업체인 페이퍼펙은 "앞으로 베트남 미투이항에서 나오는 모래를 정기적으로 수입해 국내에 ㎥ 당 2만 5천 이하의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이모래 값은 남해안 EEZ에서 채취되던 우리 모래에 비해 배 이상 비싼 값이다.

EEZ에서 채취된 바다모래를 사용하던 모습

페이퍼펙은 애초 22일 부산항으로 모래 운반선 입항을 할 예정이었으나 부산항만공사의 불허 조치로 두 차례 입항 일자를 연기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항만공사는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부산항 수출.입화물 운송에 차질을 주는 모래 운반선의 입항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해양수산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는 모래 수입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뚜렷한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뒤늦게 모래 수요 파악을 레미콘 조합 측에 요청했다. 이처럼 전격적인 수입 모래 선박 입항을 놓고 관계 기관과 부처가 선제적인 조치를 하지 못한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자 전형적인 탁상행정이자 책임회피 행태라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A 모래 수입업자는 "내년부터 남해와 서해 바다 모래 공급이 중단되면서 모래 부족난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중국 산 모래 수입을 추진하고 있었다"며 "이번 말레시아산 모래 수입사례가 국내 모래 수입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했다.

또 항만공사가 "감천항 동양시멘트 부두와 쌍용시멘트 부두, 신선대 동명부두 등 3곳의 모래 부두가 존재하는데도 수입 모래 운반선 입항이 첫 사례라는 이유로 불허하면서 선제적인 조치를 하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EEZ바다모래 채취금지를 촉구하던 어민들의 시위모습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