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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절 상여금,'근로자도 하청업체도 죽을 맛'설 상여금 체불 통보-빈털터리로 명절 맞는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사내하청업체 설 상여금 체불 담합 의혹에 근로자들 '긴 한숨'
노동부 지도감독 실효성은 과연? 

며칠이 지나면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된다. 그러나 설 명절을 맞이하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마음은 올 겨울 날씨보다 더 춥다. 설 명절에도 상여금 한 푼 없이 빈털터리로 고향을 다녀와야 하기 때문이다.

퇴근길 대우조선해양 근로자들/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은 조선소가 어렵다고, 인상된 최저임금을 맞추어야 한다고 2016년∼2017년에 걸쳐 상여금 550%를 모두 빼앗겼다. 삼성중공업은 한발 먼저 2015년부터 상여금을 없애기를 시작해 지금은 하청노동자 대부분 설 50%, 추석 50% 상여금밖에 남지 않았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으레껏 체불임금 집중 지도감독에 나서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월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1.29.부터 2.14.까지 ‘체불임금 청산 집중지도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중에 임금체불 예방 및 조기청산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47개 지방노동관서에서 비상근무체제(평일 09:00∼21:00, 휴일 09:00∼18:00)를 구축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설 상여금 문제로 하청업체도 골머리를 앓기는 매한가지다. 한 업체의 대표는 지난 해 하반기 부터 지금까지 약 1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보면서도 버티고 있다며 한숨이다. 아파트며 부동산들을 전부 담보잡혀 이제는 어디서 설 상여금을 구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란다. 부동산은 팔리지 않지, 금융권 대출한도는 바닥이지, 한마디로 죽을 맛이라고 심정을 털어놓는다.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기다려 보지만 얼마난 버틸 수 있을지 가늠하기 힘든다고 하소연이다.

그러나 삼성일반노동조합측은 하청업체와 고용노동부의 발표도 하청노동자들에게는 먼 나라의 이야기라고 볼멘 소리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다 없어지고 그나마 남아있는 설 상여금 50%마저 지급하지 않는다고 삼성중공업 사내하청업체들이 일방적으로 통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은 상여금 체불 통보는 경영 사정이 어려운 몇몇 업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삼성중공업 사내하청업체 대부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 협력사협의회 차원에서 일종의 ‘상여금 체불 담합’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 노동자의 제보에 따르면 S기업의 경우 설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하면서 “협력사협의회에서 결정된 상여금 건에 대한 사항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알리기도 했다. (첨부자료 참조)

삼성중공업일반노조와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이 같은 삼성중공업 사내하청업체의 집단적, 조직적 설 상여금 체불 통보 사실을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 알리고 강력한 지도감독을 요구했다. 체불임금 청산도 중요하지만 공개적으로 천명된 대규모 체불임금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설 상여금 50%를 받아야 할 삼성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를 10,000명으로 추산하고 이들의 시급을 2018년 최저임금인 7,530원으로 계산하면 예상되는 설 상여금 체불액은 최소 90억 원이 넘는다

이에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은 지난 6일 삼성중공업 사내하청업체에 “취업규칙(상여금 지급규정) 준수 철처”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첨부자료 참조)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에 상여금 지급기준과 지급의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거나 관행적으로 지급해온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이를 반드시 준수하여야 하”고 이같이 지급의무가 있는 상여금을 체불할 경우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공문으로 사내하청업체에 알렸다.

 또한 8일에는 협력사협의회 운영진(김수복 대표 외 3명)을 통영지청으로 불러 상여금 체불 통보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리고 12일에는 또다시 공문을 보내 각 사내협력업체가 ①설 상여금 지급의무가 있는지, ②설 상여금을 지급하였는지, 체불하였는지에 대해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 답변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의 지도는 행정기관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5월 1일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로 인한 휴업수당의 경우도,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이 27억 원의 미지급 휴업수당을 근로감독을 통해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청 삼성중공업이나 사내하청업체들에게 휴업수당 지급을 강제하지 못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마찬가지로 이번 설 상여금 문제도 고용노동부의 지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체불 사태가 벌어진다면, 체불 사업주를 처벌하는 것만으로 고용노동부의 역할을 다했다고 해서는 안 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이들은 원청인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비록 설 상여금 지급 책임은 사내하청업체에 있지만, 지금과 같은 집단적, 조직적 대규모 체불이 예상되는 상황을 원청이 가만히 뒷짐 지고 보고만 있다면 삼성중공업 역시 그에 따른 비난을 면치 못할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하청노동자 설 상여금 대규모 체불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내하청업체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지원책을 강구하는 등 원청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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