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진보교육감(이하 박 교육감)의 교육정책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박 교육감은 교원 업무경감을 위해 5가지(연구·시범·선도·지역중심학교, 초등 9시 이전 방과 전 수업금지, 획일적 보충수업(방과 후 수업), 강제적 야간자율학습, 0교시 수업 금지 등) 내용을 주요골자로 하는 학교업무 폐지안을 내놨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폐지안 발표 후 학부모들은 야간자율학습(야자)과 보충수업을 폐지하게 되면 학생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커질 것은 뻔한 이치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육단체와 학교현장에서도 ‘다이어트 프로젝트’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섞여 흘러 나오고 있다.

이번에 폐지하기로 한 연구·시범·선도·지역중심학교는 사실상 교사들의 업무 부담만 생길뿐 예산 대비 그 효과는 미미해서  중앙부처 지정을 제외하고는 도교육청 차원의 이들 연구·시범·선도·지역중심학교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초등 정규수업 이전에 실시하는 컴퓨터 수업도 도마에 올랐다. 컴퓨터 방과 전 수업의 경우 거의 대부분 학교에서 정규수업 이전에 진행하고 있는데 “민간업자가 학교에 컴퓨터를 기부 채납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하고는 손해를 보지 않으려 아침시간에도 하고 있다”고 한다.

중·고등학교 획일적 보충수업과 고등학교 강제 야간자율학습은 ‘조건부 폐지’다. 기존의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은 그대로 진행하고 획일적 보충수업은 반강제적으로 진행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학생들의 건강과 수면권 보장을 위해 고등학교 0교시 수업도 없앤다고 발표했다.

기대반 우려반

교원업무 경감에 대해 교원단체는 일단 긍정적이다.

전희영 전교조 경남지부 대변인은 “연구시범 학교 폐지는 전교조에서 수차례 주장해 온 내용이며 “실질적으로 교원업무가 경감되려면 행정업무 전담사를 배치해 실질적으로 폐지되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반면 조인대 경남교총 사무국장은 “교원업무 경감 취지는 좋지만 현실에서 제대로 적용될지는 의문”이라며 “연구시범 학교 제도는 교사들의 승진 기회 부여와 학생들을 위한 정책연구라는 순기능도 있는 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야자와 보충수업은 사교육비 경감 차원도 있는데 이를 폐지하면 학부모들은 사교육비를 걱정할 것이다”면서 공청회 등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칠 것을 주문했다.

9시 등교, 강제 야자 폐지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에 대해

박 교육감은 “성적을 무시할 수 없지만, 공부 안 시키는 교육감으로 낙인찍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선생님들의 업무를 줄여줌으로써 선생님들이 더 많이 연구해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면 분명히 성적도 향상되리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다이어트 프로젝트'에서 학부모들의 의견수렴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학부모와 학생의 의견을 다 듣고 나서 정책방향을 결정하려면 정책의지가 흐트러질 수 있어 방향을 미리 정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행 시기까지 시간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허원영 기자  webmaster@gjt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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