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소리]'거제시에도 x 순실이 있었다니요?'

전임시장, 정실인사의 고리 끝내 끊어내지 못하고 떠났나?
"그들만의 공정인사"-거제시가 밝혀온 인사 정말 공정했는가?
8일 공무원노조가 밝힌 '인사의혹'-박명균 부시장 공정한 인사로 증명해야
인사권한을 인사권력으로 착각하는 건 아닌가, 의문도?
전임시장때 하던 '다면평가제, 직위공모제'는 어디로 갔나?

흔히들 공직사회에서의 정실인사(情實人事)란 조직 안의 업무 배치나 승진을 사사로운 의리나 인정에 끌려 하는 일을 말한다. 그런 비판을 하려면 지난 날 거제시 인사를 전부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지만 굳이 과거사를 너무 펼칠 필요까지는 없다.

인사권자의 의중이나 이해관계를 잘 읽어 어려운 민원이 있더라도 그가 의도하는 목적을 달성한 사람은 절차적 문제가 좀 있어도 능력있는 사람이라 평가돼 특별승진을 시켜 말썽을 빚은바도 있었다. 그 반대인 경우는 능력 없는 사람이 되어 계속 승진에 누락한다면 진정 공정한 인사일까?

그러나 그러한 판단은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그들만의 공정인사" -거제시가 발표해온 인사가 정말 공정했는가? 는 인사권자의 인식과 시사점이 매우 중요하며, 그결과를 바라보는 1천여명 이상의 공무원들이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사기저하나 공직 사명감을 감퇴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청렴도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젊은이들이 인터넷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꼰대’라는 표현이 있다. 기성세대를 뜻하는 은어다. 성과와 관계없이 입사한 순서로 승진이 이뤄지고 호봉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기존의 인사관리제도는 무임승차자(free rider)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연차가 낮은 젊은 사람들의 불만을 낳았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73.3%가 ‘회사 내에 꼰대가 있다’고 답했다. 기존의 낡은 인사체계로는 달라지는 사회의 변화를 담을 수 없다는 반증이 아니었을까.

하위직 직원을 대표하는 노조책임자 등이 참여하는 공정한 평가기준, 교육훈련을 통한 능력개발의 기회 부여, 교육훈련의 개선효과가 없는 경우 배치 전환 등으로 재도전의 기회 부여 등의 절차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변화가 없는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징계 또는 승진누락.전보 등이 이루어 질 때 인사의 정당성은 인정될 수 있다.

거제시가 권시장이 퇴임하면서 마지막으로 특정인물들을 염두에 두고 인사절차를 진행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지난 8일 전국공무원노조 거제지부가 올린 '최근 인사의혹에 관하여 공무원노조 거제지부의 입장' 발표문에 따르면 농업기술센터 소장 4급 1명, 수산과장과 남부면장 2명의 명퇴조치에 따라 서기관 1명과 사무관 2명의 승진자리가 생겼다.

이들도 금년말까지 기간이 남아 있었으나 인사권자가 후배들을 위한 기회부여 권고에 따라 명퇴를 했다지만 당사자들로서는 결코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바로 직전에도 장기근속이 가능한 특정인을 국장으로 승진시켜 승진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고참과장들 비난을 초래한바가 있기도 했었기 때문에 이번 내정 의혹을 받는 사람도 장기간 국장자리에 앉으면 인사 숨통이 막힐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거제시는 지난 날의 경우 공석이 생기면 바로 그 다음날 승진 발령을 했지만 이를 미루자 특정인을 봐주기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인사 관계자는 그런 것은 아니고 추가 명퇴자가 생겨 한꺼번에 처리하려니 신원조회 등으로 시간이 지연되는 것 뿐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저런 사정이 불거지자 심지어는 68년생의 국장이 생기는데 60년생 과장이 어떻게 이를 수긍할 수 있을 것이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온다. 두사람의 60년생 A. B과장은 한사코 그것 때문은 아니라면서도 추가로 명퇴신청을 했다. A과장은 전화통화에서 결코 그런일과 관계가 없다고 답했지만 B과장은 장기출타로 전화연결이 안됐다. 그러나 간접적으로 들리는바론 인사불만을 토로하더라는 것이다.

인사가 미뤄지자 공직 내부에서는 정실인사를 위한 시간 끌기라는 비난과 함께 "이미 누군가를 내정해 놓고 그사람의 조건을 맞추기 위해 미룬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러한 추측이 사실로 드러나면 거제시의 인사기준은 도대체 무엇이며, 승진은 일부 직원들의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라고 노조는 꼬집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민들어지고 '다면평가제'와 '직위공모제'를 시행해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인사제도와 함께 하위직원들의 목소리를 듣던 제도가 권민호 시장 재임 중에는 내외의 이유로 폐기되었고, 인사시즌만 되면 직원들의 하소연과 한숨소리가 나왔다고 했다. 노조가 이런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하고도 있다.

또 거제시 공무원 사회에서는 웃지못할 또다른 은어들이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류에 빗대어 "X순실이 누구며, '쓰리 X'도 있다"는 비아냥이다. 또 정실인사의 대표격이 될 차기사무관 승진 우선 순위에 지난 해 거제시 공직 청렴도를 추락시키게 만든 C 과장의 부인이 있다는 점도 들린다.

남편과는 별개 문제랄지 모르나 비록 사법 처리에서는 비켜갔지만 문제가 된 해외여행을 함께 다녀온 사실에 비추어 공범으로 봐야 할 것인데도 승진시킨다는 것은 일천여명 거제시 공무원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라고까지 한다. 그러나 그들은 당연히 근무성적평가 결과에 의한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할 것이나 사정변화가 생기면 순위도 바꾸는 것이 공직사회의 인사제도다.

인사문제에 시장이 휘두르는 권한이 막강해 인사위원들이나 실국장, 부시장의 입김을 파워로 막아 왔었다. 그런 과정에 x순실이 하위직 인사를 주무르는 현상도 발생했다고들 한다. 웃지못한 소문이다.

지방공무원법상 명백히 정해져 있는 정년을 매번 6개월씩이나 앞당겨서 과장들을 퇴출시키는 일이 어떻게 합당한 인사가 될수가 있느냐는 것도 문제다. 지난번 명퇴한 3명의 과장은 전부 6개월 앞당겨 시장의 권유에 의해서 명퇴를 신청혰다는 것이다. 이처럼 잡음이 이어지면서 해당 인사가 인사위원회를 통과하더라도 파행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자체의 정실 인사와 부정부패는 경제 전반의 성장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통설이다 조선산업경기 영향으로 부동산 및 건설 경기에만 국한되었다고 여겨졌던 정실 인사 및 부정부패의 부작용이 공직사회의 사기저하로 나타날까봐 우려스럽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꺽어 놓는 인사는 자제되어야 한다. 전임 시장이 결정해 둔 것이라고 대행업무를 하는 부시장이 이를 강행하는 경우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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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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