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생활폐기물 배출량이 눈에 띄게 줄어던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감소가 조선업 장기 불황과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현실화되면서 생활폐기물 배출량이 통계상 26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런 현상은 거제시 인구 변동보다 10배나 많은 수준이어서 인구 유출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에다라 거제시 관게자들은 폐출량이 줄었으니 웃어야 할지 지역경기 침체 때문에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깊은 한숨이다.
 
지난해, 전년대비 10% 줄어 인구 감소량의 10배 통계 빠진 인구유출 방증 
조선업 위기 현실화 이후 사라진 일자리 2만 개 추정 인구 30만 도시 꿈은 어디로?

거제시가 지난 21일 발표한 '2017년 주민등록 인구통계보고서'를 보면 2017년 12월 말 현재 인구는 25만 4073명으로 전년보다 1.21%(3110명) 줄었다. 거제시 인구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사업장을 토대로 1991년 후 인구가 계속 증가하다가 26년만에 감소했다.

사상 최악의 조선 불황 여파 탓이다. 2000년대 들어 한때 자급자족 도시의 기준인 30만 명 돌파도 넘봤던 거제시로선 우울한 수치다. 성별로는 남성 인구가 많이 줄었다. 감소 인구의 73%인 2271명이 남성이었는데, 조선업 현장 노동자로 추정된다. 실제로 삼성중공업 배후 도심인 고현동과 장평동의 지난해 인구는 전년 대비 1500명 이상씩 감소했다.

이 같은 인구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게 거제시 생활폐기물 배출량이다. 요 몇 년 꾸준히 늘었던 생활폐기물 배출량이 지난해 뚝 떨어졌다. 거제시에 따르면 2012년 5만 7,160여 t이던 생활폐기물(일반·음식물·재활용 포함) 수집량은 2013년 6만 1,000여 t, 2014년 6만 6,530여 t, 2015년 7만 780여 t, 2016년 7만 2,500여 t으로 매년 2,000~5,000t씩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6만 5,300여 t으로 7.000t 넘게 줄어들었다. 감소폭이 전년대비 10%가량이다. 결국 2016년 대비 2017년 거제시 인구는 1%대가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10%대가 준 셈이다.

이를 두고 인구 분석 전문가들은 통계에 드러나지 않은 실제 인구 유출이 더 많은 걸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한다. 인구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쓰레기 수거량이어서다. 통상 주민등록상 인구보다 쓰레기 배출량과 수거량 같은 실물 수치가 인구 변동을 보다 더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거제시 경제계 인사들의 진단도 대체로 생활폐기물 배출량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조선업 위기가 현실화한 최근 3년새 중소 협력사를 포함해 지역 조선업 현장에서 사라진 일자리가 줄잡아 2만 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일용직 노동자로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인원이다. 일자리 감소분이 공식적으로는 3,000명 정도라고 하지만 실제로 줄어든 일자리는 3만 명 이상이다"고 전했다.

거제시의회 전기풍 의원은 "3만 명이면 작은 군 단위 지자체 맞먹는 인구다. 거제시가 인구 유출 차단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작업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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